과연 이 모녀는 독립에 성공할 수 있을까?, '웰컴투X-월드' [BIFF]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 영화 '웰컴투X-월드'

전세희 | 기사입력 2019/10/14 [09:15]

과연 이 모녀는 독립에 성공할 수 있을까?, '웰컴투X-월드' [BIFF]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 영화 '웰컴투X-월드'

전세희 | 입력 : 2019/10/14 [09:15]

 

▲ <웰컴투X-월드> 스틸컷     © 부산국제영화제


<웰컴투X-월드>는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난 가장 보석 같은 작품이 아닐까 싶다. 이 친구 같은 모녀가 아웅다웅하면서도 연대하는 모습에 미소 짓게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공감하며 눈물이 났다.

 

이 영화는 한태의 감독이 자신과 엄마의 이야기를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감독은 평소에도 카메라로 일상을 기록하곤 했는데, 마침 사건이 터지게 된다. 바로 같이 살던 할아버지께서 모녀의 독립을 요구하신 것. 감독은 아빠가 돌아간 지 12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엄마와 할아버지의 아파트에 얹혀살고 있었다. 그토록 원하던 독립이었고 엄마가 드디어 시집살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뻐함도 잠시, 그 과정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적절한 집도 구해지지 않고, 어째서인지 엄마는 독립을 원하지 않는 것 같다.

 

 

▲ <웰컴투X-월드> 스틸컷     © 부산국제영화제


한 명의 딸로서, 자식으로서 영화를 보면서 격하게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왜 우리의 엄마는 시댁에 헌신하고 있는지, 어째서 그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지. 나 역시 엄마에게 항상 갖고 있던 의문이었다. 그래서 스크린 속 모녀의 이야기를 보며,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특히 결혼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을 보며, 과거에 엄마와 나눴던 대화가 생각났다. 나는 중학생이 되면서부터 가족들에게 '비혼 선언'을 해왔고, 그때마다 엄마는 "뭐가 되었든 결혼은 일단 해봐야 해"라며 나를 설득하곤 했다.

 

<웰컴투X-월드>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을 하나 뽑으라면 고민 없이 결혼식 장면을 선택하고 싶다. 이름도 정확하게 모르는 먼 시댁의 결혼식에 참석하러 전북 익산까지 내려가는 엄마를 한 감독은 걱정하며 따라간다. 아는 사람도 별로 없고, 엄마가 외롭게 앉아있다 올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그곳에서 만난 사촌들은 모두 그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결혼식에서 돌아온 이후, 행복해 보였던 그녀의 표정은 매우 인상 깊었다.

 

 

▲ <웰컴투X-월드> 스틸컷     © 부산국제영화제


영화는 계속해서 '엄마는 왜?'라는 물음을 던진다. 엄마는 왜 늦은 시간에도 할아버지의 라면을 끓여야 할까. 엄마는 왜 독립할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일까. 엄마는 왜 계속해서 김치 심부름을 하는 것일까.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모녀의 독립기를 보며 나 역시 엄마와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엄마가 고생하는 게 싫다.'라는 이유만으로 그간 엄마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던 내가 얼마나 단편적인 시각을 가졌었는지에 대해서도 되돌아보게 되었다. 나 역시 엄마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상영이 끝나고 이어진 GV에서 한태의 감독은 영화의 제목에 대해서 설명해달라는 질문을 받았다. 감독은 엄마와 자신 사이의 알 수 없는, 그러나 알고 싶은 지점을 미지수 'X'로 표현했으며 관객들을 그 세상으로 초대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했다. 그렇다면 감독의 그 의도는 성공했다. 영화가 상영되는 78분 동안 이 모녀의 세계로 빠져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씨네리와인드 전세희]

 

 

보도자료 및 제보 : cinerewind@cinerewind.com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