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갔더니 문전박대..남자가 불편했던 이유는

[프리뷰] 영화 '여수 밤바다' / 10월 10일 개봉 예정

김준모 | 기사입력 2019/10/09 [12:44]

여행 갔더니 문전박대..남자가 불편했던 이유는

[프리뷰] 영화 '여수 밤바다' / 10월 10일 개봉 예정

김준모 | 입력 : 2019/10/09 [12:44]

▲ '여수 밤바다' 포스터.     © 닷팩토리



2012년 발매된 버스커 버스커 1집에 수록된 '여수 밤바다'는 서정적 가사로 큰 인기를 끈 곡이다. 여수 밤바다로 시작되는 이 노래의 가사는 '너와 함께 걷고 싶다 / 이 바다를 너와 함께 걷고 싶어 / 이 거리를 너와 함께 걷고 싶다 / 이 바다를 너와 함께 걷고 싶어'라는 후렴구로 연애감정을 자극하는 진한 여운을 준다.

 

이 노래를 만든 버스커 버스커의 보컬 장범준은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 노래에 담긴 감정이 외로움이라 이야기한 적 있다. 여수에 아르바이트를 하러 갔을 때 낯선 환경에서 느끼는 외로움과 당시 연애 감정을 느끼던 여자와 함께 이곳에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담긴 이 노래는 고독 속에서 느끼는 아련한 감정이 돋보인다.

 

영화 <여수 밤바다>는 이런 감성을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갑작스러운 인생의 위기 속에서 중심에서 벗어나 주변을 둘러보며 새로운 희망을 얻는다는 내용을 담은 이 작품은 나를 외롭게 만드는 건 세상이 아닌 나 자신임을 보여준다.     

 

▲ '여수 밤바다' 스틸컷.     © 닷팩토리

 

 

잘 나가는 공연 연출가인 지석은 친구와 함께 한 작품이 실패하고 친구의 배신으로 빚더미를 짊어지게 된다. 빚쟁이들을 피해 여수를 향한 지석은 머리도 식힐 겸 주변을 여행하지만 개성 강한 주민들 때문에 쉽게 적응하지 못한다. 그런 지석 앞에 한 여인이 나타난다. 미희라는 여자는 지석처럼 서울 출신으로 여수에 내려와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작가가 꿈인 미희는 지석에게 글 선생님이 되어 달라 부탁한다. 미희와 자연스레 가까워진 지석은 그녀의 카페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런 지석 앞에 미희를 좋아하는 지역 토박이 동곤이 나타난다. 괄괄한 성격의 동곤은 지석과 금세 친해지고 그에게 숙소를 제공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석과 미희의 사이가 점점 가까워지자 동곤은 질투를 느끼고 급기야 동곤을 여수에서 쫓아낼 계획을 세우기에 이른다.

 

로드 감성 무비

 

지석의 발걸음이 향하는 행선지에 따라 유쾌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이 작품은 마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처음 여수에 도착했을 때 지석은 불편함을 느낀다. 그는 간장게장을 먹기 위해 도착한 집에서 1인분은 안 판다며 다른 손님과 묶어 2인분을 내놓자 불편함을 참지 못하고 나와 혼자 짜장면을 먹는다. 묵는 방이 이전에 손님이 자살했다 장난을 치는 주인 할머니의 농담이 그에게는 즐겁지 않게 들린다. 이는 여수라는 공간 때문이 아닌 이 공간을 낯설게 느끼는 지석의 마음 때문임을 보여준다.

 

▲ '여수 밤바다' 스틸컷.     © 닷팩토리



여행이란 마음에 따라 볼 수 있는 풍경도, 알아가는 사람도 달라진다. 자신의 마음이 긍정적이라면 모든 풍경은 한 편의 명화가 되며 만나는 사람들은 즐거운 말동무가 된다. 하지만 자신의 마음이 불편하고 힘들다면 도시의 편안함과 집의 안락함과는 거리가 먼 여행지가 불편하게 느껴질 것이다. 지석은 여수를 여행하면서 이 불편한 감정을 하나 둘 소화시켜 나간다. 꽉 막혀서 자신의 속을 답답하게 만들었던 우울이란 덩어리를 몸 밖으로 내보낸다.  

 

제 19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한국경쟁 대상을 수상한 정형식 감독은 버스커 버스커의 노래에 담긴 감성을 한 남자의 여행을 통해 잔잔하고 유머러스하게 보여준다. 여행은 그 자체로 마음을 즐겁고 행복하게 만들어주지 않는다. 낯선 곳에서 행복을 느끼고 새로운 사람들을 통해 힐링을 느끼는 건 자신의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 버스커 버스커의 '여수 밤바다'에 여운이 느껴지는 건 누구나 여행지에서 행복 하고 싶지만 불편했던 마음 때문에 행복을 느끼지 못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여수 밤바다>는 노래에 담긴 감성을 스크린을 통해 표현하며 깊은 여운과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감동을 선사한다. 누구나 쓸쓸하고 고독한 아픔의 순간이 있다. 그 순간에는 어쩌면 여행마저 힘겹고 낯설기만 한 순간처럼 느껴질지 모른다. 하지만 내 마음이 그 무거운 짐을 덜어낼 수 있다면 순간이 지닌 기억과 인연이 지닌 아름다움을 아련한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음을 이 영화는 보여준다. 

 

[씨네리와인드 김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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