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택트’, 종교와 과학은 양립할 수 있는가

Hommage to Carl Sagan

김수민 | 기사입력 2019/11/18 [16:20]

‘콘택트’, 종교와 과학은 양립할 수 있는가

Hommage to Carl Sagan

김수민 | 입력 : 2019/11/18 [16:20]

 



 

중세는 절대 신의 시대였다. 그러나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과학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신의 권위는 추락하였고, 그 자리를 인간의 과학이 대신하였다. 이를 두고 니체는 신은 죽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오늘날까지도 우리 중 많은 이들은 절대 신에 기대어 살아간다. 애초에 종교와 과학이 양립할 수 있는 차원의 것이었는지에 대해서, 영화 <콘택트>에서는 외계 생명체와의 소통이라는 흥미로운 플롯을 이끌어내고 있다.

 

엘리는 과학의 신봉자다. 그녀는 어떠한 명제가 참이 되기 위해선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 인물이다. 따라서 그녀에게는 신은 증명할 수 없는 것이므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녀는 당신을 신을 믿나요?’라는 질문에, ‘증명할 데이터가 있나요?’라는 답변을 내놓는다. 그녀의 오랜 연구는 베가스 행성에 인간과 같은 지적인 외계 생명체가 있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그리고 그들은 지구인들에게 과학적 어휘로 메시지를 전달해왔다. ‘이 일에 목숨을 거는 이유가 뭐야?’라는 질문에 그녀는 이렇게 대답한다. ‘어려서부터 나는 누구인지, 이 세상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애써왔어요. 이게 그 해답의 일부라도 찾을 수 있는 결정적 기회라면, 해보는 게 맞지 않겠어요?’ 그녀는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서 과학의 법칙을 이용하는 인물이다.

 

 



 

 

팔머는 신학을 전공한 인물이자, 엘리의 연인이다. 그는 인간이 가장 필요한 것은 과학이 증명해주지 못한 것에 있다고 믿는 인물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질문한다. ‘과학기술로 인해 우리는 보다 더 행복한가요?’ 그렇기에 그는 신을 믿지 않는 엘리를 선발자 명단에서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베가스 행성으로 가게 될 선발자 명단에서 떨어지며 그녀의 꿈은 잠시 좌절된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곧 종교적 광신으로 회복되는 아이러니함을 보인다.

 

종교적 광신. 여기 어쩌면 인간보다 더 진보된 존재인 것처럼 보이는 외계 생명체의 발견으로 성서의 천지창조 개념이 흔들렸다고 믿는 광신도가 있다. 그는 우주선 개발 현장에 몰래 침투하여 자폭함으로써 모든 것을 원점으로 돌려놓는다. 그리고 엘리는 조력자의 도움으로 다시 한번 기회를 얻어, 우주선에 탑승한다. 그녀의 목표가 드디어 달성된 것처럼 보이는 그 순간, 다시 한번 반전이 일어난다.

 

엘리가 베가스인들과 함께 보낸 열여덟 시간. 지구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녀가 가져간 카메라에는 아무것도 녹화되지 않았고, 전 세계가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어 개발한 우주선은 애초에 하늘로 날아가지도 못했다. 그렇기에 지구에서는 당연히 아무런 시간의 변화도 없다. 허무한 꿈이 끝나고 나서, 사람들은 그녀에게 아무 증거 없이 당신 말을 믿을 수는 없다며 거세게 항의한다. 그러나 엘리는 자신의 주장을 증명할 수 없음을 인정하면서도, 차마 그녀의 경험을 부정하지는 못한다. 그리고 이렇게 대답한다. ‘제가 경험했으니까요.’ 엘리는 자신의 경험이 실제임을 믿는다. 지금껏 과학적 증거의 법칙만을 고수하던 엘리의 믿음에는 아무런 증거도, 이유도 없다. 마치 우리가 절대 신의 존재를 믿는 것처럼.

 

[씨네리와인드 김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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