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잔자키스> 자유를 위해 평생을 바쳤던 한 남자

[프리뷰] '카잔자키스' / 1월 30일 개봉 예정

김준모 | 기사승인 2020/01/22 [12:42]

<카잔자키스> 자유를 위해 평생을 바쳤던 한 남자

[프리뷰] '카잔자키스' / 1월 30일 개봉 예정

김준모 | 입력 : 2020/01/22 [12:42]

▲ <카잔자키스> 포스터.  © 마노엔터테인먼트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그리스를 대표하는 작가 니코스 카잔자키스의 실화를 담아낸 영화 <카잔자키스>는 두 편의 영화를 떠올리게 만든다. 첫 번째는 인생의 황혼기 지난 날을 돌아보며 불멸의 시어를 찾아가는 그리스 시인의 이야기를 다룬 <영원과 하루>이고 두 번째는 영국 낭만주의 시인 존 키츠의 실화를 담은 <브라이트 스타>다. 대사는 시적이고 작품은 문학적이라는 공통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그리스란 국가가 지닌 아픔 속에서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기 위한 여정이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영원과 하루>가 죽음을 앞둔 시인 알렉산더가 과거의 기억들을 통해 진정한 불멸의 시어가 본인의 삶 속에 있었다는 걸 알게 되는 이야기를 다뤘다면, <카잔자키스>는 삶의 진전을 통해 진정한 가치는 무엇인가 여정을 떠나는 이야기다. 카잔자키스가 태어난 크레타 섬은 그리스 신화를 통해 신들의 섬으로 알려진 곳이다. 하지만 그의 유년시절 크레타는 전쟁과 죽음으로 어두운 곳이었다.

 

당시 크레타 섬은 오스만 제국의 통치 하에 있었고 그리스와의 영토 분쟁에 시달렸다. 가족에게 강압적이었던 카잔자키스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강제로 시체를 만지게 했다. 크레타 섬이 지닌 분노와 희생의 의미를 깨우치라는 이 행동은 그에게 평생의 상처로 남게 된다. 이런 아버지의 억압은 학창시절에도 이어진다. 종교 수업 중 믿음에 의문을 제기한 카잔자키스는 아버지에게 구타를 당한다.

 

▲ <카잔자키스> 스틸컷.  © 마노엔터테인먼트

 

이런 억압은 그로 하여금 진정한 자유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성경에 등장하는 사막을 건너며 실제 예수가 겪었을 고통을 체험하는 카잔자키스는 삶에 있어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지 고민한다. 억압과 차별을 이겨내고 자유를 얻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린 이유, 특히 인간의 모든 죄를 사하고 그들에게 자유를 주기 위해 목숨을 희생한 예수가 추구한 그 자유라는 게 카잔자키스에게는 인생의 과업처럼 느껴진다.

 

이 과정에서 그는 세 명의 사람을 만나며 완전한 자유를 느끼게 된다. 첫 번째는 앙겔로스이다. 당시 그리스를 대표하는 시인이었던 앙겔로스는 카잔자키스를 진정한 친구로 생각하며 믿음을 보여준다. 카잔자키스는 그를 통해 민족주의 성향을 지니게 되며 이는 후에 작은 비 공산주의 좌파 정당에 지도자가 되는데 영향을 준다. 말 한 마디 없어도 서로를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두 사람의 나이를 초월한 우정은 그에게 큰 힘이 되어준다.

 

카잔자키스가 가려한 길은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이었다. 물질적 또는 학문적인 출세가 아닌 자유의 의미를 찾고자 했던 여정은 생소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앙겔로스는 그를 믿어주었고 당대 최고 시인의 믿음은 카잔자키스에게 힘을 불어넣어준다. 두 번째는 카잔자키스의 대표작인 <그리스인 조르바>의 주인공인 조르바다.

 

▲ <카잔자키스> 스틸컷.  © 마노엔터테인먼트

 

아버지의 갈탄 광산을 물려받은 카잔자키스는 사업을 위해 섬을 향하고 그곳에서 노동자 조르바를 만난다. 그는 대학에서 법과 철학을 공부한 엘리트이지만, 풍부한 삶의 경험을 지니고 진정한 자유를 추구하며 살아가는 조르바의 질문에는 제대로 답하지 못한다. 카잔자키스에게 조르바는 일종의 롤모델이자 자신은 갈 수 없는 길을 걷고 있는 인물이었다. 그와의 만남은 이후 카잔자키스의 문학에 큰 영감을 준다.

 

세 번째는 평생의 사랑 엘레니 사미우다. 글은 쓸 줄 알았지만 타이핑은 못했던 카잔자키스는 사미우의 도움으로 자신의 작품들을 세상에 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동시에 사미우는 인생과 문학의 동반자가 되어주며 카잔자키스의 곁을 지킨다. 이런 카잔자키스와 사미우의 모습은 <브라이트 스타>의 존 키츠와 패니 브론을 떠올리게 만든다. 시인 존과 문학소녀 패니는 사랑에 빠지면서 시적인 대사로 서로의 마음을 표현한다.

 

▲ <카잔자키스> 스틸컷.  © 마노엔터테인먼트

 

이 고품적인 사랑의 감성은 격조 높은 감정표현으로 인상을 준다. 자유를 갈망하는 카잔자키스의 삶의 자세와 사미우와의 사랑이 동등한 리듬감을 이루며 극적인 완성도를 높인다. 이를 통해 영화는 카잔자키스의 고난과 목표, 사랑과 우정, 문학가와 정치인의 면모를 보이며 그가 갈망했던 자유를 향한 신념을 다채롭게 풀어낸다.

 

카잔자키스의 무덤에는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아/ 나는 자유다’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모든 인류가 추구하고 또 추구해온 자유의 가치가 무엇인지 직접 찾아보고자 했던 그의 여정은 관객에게 가슴이 뛰는 에너지를 전한다. 여기에 아름다운 신들의 도시 그리스가 보여주는 찬란한 풍경은 시각적인 매력을 더하며 감동에 깊이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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