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키노라이츠' 양준영 대표, 한국의 로튼토마토를 꿈꾸다

영화 평점, 리뷰 제공 플랫폼 '키노라이츠' 양준영 CEO

김준모 | 기사승인 2020/02/18 [12:30]

인터뷰|'키노라이츠' 양준영 대표, 한국의 로튼토마토를 꿈꾸다

영화 평점, 리뷰 제공 플랫폼 '키노라이츠' 양준영 CEO

김준모 | 입력 : 2020/02/18 [12:30]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최근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사이트가 있다. 한국의 로튼토마토를 지향하는 키노라이츠는 신뢰도 높은 평점을 제공하며 믿고 보는 평점 사이트로 자리매김 중이다. 여기에 회원들을 위한 단관상영회, 굿즈 이벤트, 팟캐스트, 시네마살롱 등을 기획하며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내고 있다.

 

영화 매니아들 사이에서 한 관심을 받고 있는 키노라이츠의 양준영 대표를 만났다.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좋은 영화를 소개하고 신뢰도 높은 평점을 제공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만으로 키노라이츠를 설립했다는 그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미래를 그려나가는 열정을 보여줬다. 1월 만났을 때 나눴던 대화 중 계획했던 내용이 일부 시행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은 놀라움을 자아냈다.

 

▲ 키노라이츠 양준영 대표 / 사진=한재훈 기자  © 씨네리와인드



Q ‘키노라이츠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달라.

 

키노라이츠는 믿을 수 있는 평점을 기반으로 영화를 추천하는 서비스입니다. 숨겨진 좋은 영화를 저 같은 영화 매니아들이 모여서 가이드를 해주고 좋은 영화를 전파하고자 하는 개념입니다. 물론 영화를 극장에서 봐야 된다고 생각하고 저희 사이트의 추천이 극장흥행까지 연결될 힘을 지니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OTT 서비스(개방된 인터넷을 통하여 방송 프로그램, 영화 등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쪽은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좋은 영화들이 소외되지 않게, 창작자 분들은 재조명 받아서 좋고, 유저 분들은 몰랐던 좋은 영화를 발견하는 즐거움을 얻게 되면 좋겠다는 생각에 만들게 되었습니다.

 

 

Q ‘키노라이츠를 처음 구상하게 된 계기는

 

제가 경영학과 출신인데 학교 다닐 때 공부는 안 하고 극장만 다녔어요.(웃음) 회계사 시험을 준비 중이었는데 1차는 통과해도 2차는 계속 통과하기가 힘들었어요. 그 이유를 생각해 보니 고시 생활하면서 시사회랑 영화제를 다니는 취미생활로 시간을 많이 뺏겨서 그런 거더라고요. 영화를 보면 2시간 만에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으니까 너무 좋았어요.

 

제가 학교 다닐 때 별명이 영화추천 자판기였어요. 어쩌다 극장에 한 두 번 가는 친구들도 제가 추천해준 영화를 보면 너무 잘 봤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느낀 게 진짜 재미있는 영화들이 개봉 첫 주에 빛을 못 보면서 사라지니까 몰라서 (관객 분들이) 못 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미국의 로튼토마토 같은 사이트를 만들고 싶었는데 시험을 계속 준비하면 못할 거 같아서 포기하고 지금 하고 싶은 걸 하자고 마음먹었어요. 갖고 있었던 돈이랑 대출을 받아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웃음)

 

 

Q 키노라이츠의 평점 시스템은 신뢰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일반적으로 별점평가에 많이들 익숙해 하시잖아요. 그런데 별점만으로는 모든 영화에 대한 선호도를 반영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영화는 상품이지만 동시에 예술의 영역을 지니고 있잖아요. 그래서 예술영역에도 평점이 필요하다고 봐요. 다만 이 별점이 평균화가 되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게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고 점수를 주는 기준도 다르다고 봐요. 그래서 로튼토마토처럼 선호도 반영 체계와 취향 반영 체계가 필요하다고 봤어요.

 

키노라이츠 평점 체계에서 신호등은 취향 반영 체계고 별점은 선호도 반영 체계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영화를 보았을 때 지루하거나 별로면 신호등은 빨간 색이지만 그럼에도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면 별점으로 완성도를 평가하는 거죠. 보통 그런 영화가 평론가들이 좋아한다고 말하는 영화들인데 신호등이 빨간 색이여도 별점이 높게 잡히면 그 데이터가 유저 분들에게 전달되는 의미가 생긴다고 봐요. 참고로 신호등은 100을 기준으로 0~33%까지는 빨간불, 34~66%는 노란불, 그 이상은 초록불로 표시됩니다.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여러 방법을 계획 중인데 유저 분들이 더 쉽게 참고할 수 있도록 칼럼형식으로 쓰시는 분들, 영화 애호가 분들, 기자 분들, 평론가 분들을 구분해 평점을 참고할 수 있도록 제공할 예정입니다. 여기에 로튼토마토의 탑 크리틱 제도처럼 특정한 구분법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 '키노라이츠'의 상징인 로고.  © 키노라이츠

 

 

Q 이 신뢰도에는 인증회원 제도가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인증회원 제도가 비즈니스 적으로 볼 때 잘못된 방법이란 걸 알고 있었고 다들 실패할 거라고 그랬어요. 서비스라는 게 불특정 다수를 끌어들이는 걸 중심으로 시작해야 하는데 소수를 중심으로 시작해서는 성공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죠. 하지만 모든 분들의 평점을 반영하면 왓챠 등 기존 사이트들과 다를 게 없다고 여겼어요. 새로 만든 사이트인데 그걸 답습하면 의미가 없잖아요. 그래서 틀린 길이란 걸 알지만 참여해주시눈 분들이 있으실 거라고 생각했어요.

 

평점 조작과 좋은 영화가 묻히고 돈을 많이 쓴 영화가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구조에 문제가 있다 여기시는 분들이 동참해 주실 거라 생각했죠. 1차적으로 인터넷에 자기 글을 쓰시는 분들에게 11로 메일을 보냈어요. 인터넷에 보면 기자 분들보다 글을 더 잘 쓰시고 영화에 대한 애정이 많으신 분들이 있어요. 그분들게 진심을 담아 편지 형식으로 보냈는데 80% 이상이 회신을 보내주셨더라고요. 그때 , 이게 계시구나! 이분들만으로 가서 끝장을 보자!’라고 마음먹었어요. 이 인증회원 제도가 우리가 가진 차별점이라 생각합니다.

 

 

▲ '키노라이츠'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메인 화면.  © 키노라이츠

 

Q OTT 서비스 등으로 빠지지 않을 것이라 했는데 따로 생각 중인 수익모델이 있는지

 

키노라이츠에서 제공되는 기존 서비스가 보고 싶은 영화가 OTT 사이트 어디에서 볼 수 있는지 알려주는 겁니다. 저희는 이 서비스를 확장해서 OTT들을 모을 예정입니다. 유저 분들이 자신들이 쓰는 서비스를 입력하면 그 서비스의 고평점 영화, 최근 찜한 혹은 고평점을 준 영화와 비슷한 영화를 추천해주는 거죠. OTT 서비스 이용하시는 분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말이 영화 찾느라 시간이 다 간다는 거예요. 저희는 유저가 기록한 영화는 빼고 제공하고 또 새롭게 업데이트 된 영화를 보여줘서 영화를 고르기 편하게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요즘 Z세대들 특징이 OTT 다중 구독 경향을 보인다는 점입니다. 애니메이션은 디즈니, 오리지널은 넷플릭스, HBO는 왓챠, 이런 식으로 선택해서 보더라고요. 저희는 그런 분들에게 유용한 앱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이럴 때 얻을 수 있는 수입모델이 내가 최근에 찜하거나 본 영화를 바탕으로 유저 취향을 반영한 맞춤형 광고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 예고편 등이 뜨면 유저도 싫지 않으면서 수익도 낼 수 있는 광고모델이 될 것이라 봐요.

 

 

Q 시네마살롱이라는 프로그램을 기획 중인데 어떤 프로그램인가

 

유저 분들의 리뷰를 보면 영화를 사랑하는 게 느껴지고 각자 다른 리뷰를 작성하세요. 저는 저희 사이트에 작성된 리뷰를 전부 읽어보는데 글을 볼 때면 실제로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영화를 리뷰만이 아니라 직접 대면하고 같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일상의 피로 같은 걸 푸는 오프라인 형태의 모임이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요즘 소셜 살롱 모델이 뜨고 있는데 무겁지 않고 친목 도모를 할 수 있으면서 최소한의 회비로 부담 없이 참여하실 수 있게 기획했습니다.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모임 장인 호스트 신청이 가능하고 프로그램을 같이 메이킹하고 홍보도 도와드릴 예정입니다. 일정 참가자 수가 달성되면 바로 시작하고요. 좋은 이야기에는 좋은 공간이 필요하다 생각해서 서울 동서남북 중앙을 대동여지도를 그리듯 모든 카페들을 둘러보고 리스트를 만들었어요.(웃음) 영화 이야기를 하고 싶으신 분들, 리뷰만으로는 한풀이가 안 되시는 분들에게 이야기의 장을 열어드리고 싶어요. 저희(키노라이츠)가 수익성만 띄지 않는다면 의미 있는 가치가 오프라인에 전파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세 가지 측면에서 시네마살롱이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첫 번째는 마케팅 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 두 번째는 가격 면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점, 세 번째는 저희 회원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원 분들이 계시기에 영구적으로 서비스를 지속할 생각입니다. 돈을 버는 게 아님에도 꾸준히 리뷰를 남기시는 분들이 있으신 거처럼 좋은 영화를 알려주고 영화에 대해 말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에 가능한 활동이라 봅니다. 추후에 호응이 커지면 감독님이나 배우 분들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특집 같은 모임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 키노라이츠 양준영 대표의 말에는 비전과 확신이 담겨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사진=한재훈 기자  © 씨네리와인드



Q ‘키노라이츠를 운영하면서 힘들었던 경험이나 뿌듯했던 경험이 있나. 아니면 혹시 황당한 경험이어도 좋다.

 

다행히도 엄청 힘든 적은 없었어요. 저보다 앱을 개발하시는 직원 분들이 더 힘드시겠죠.(웃음) 굳이 뽑자면 반복되는 문제이지만 투자자 분들을 설득시키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지금은 수익모델의 큰 틀은 잡혔지만 검증하는 과정입니다. 저희가 계속 공격받았던 질문이 평점만으로는 안 된다는 거였는데 그건 위에서 말씀드렸던 계획들을 미리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랬던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를 왓챠의 대체재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신데 사실은 보완재인 거죠. 스트리밍 서비스는 왓챠에 있으니까 그 서비스에서 취향에 맞는 걸 찾아주는 일을 저희가 하는 겁니다. 우린 악어가 아닌 악어새인 거죠. 스타트업이라서 다음 자금을 얻어오는 과정에서 늘 겪는 문제라고 생각해요.

 

뿌듯했던 경험은 앞서 말했던 처음 회원 분들이 메일에 회신을 주셨던 그 순간이었어요. 새벽에 메일함을 읽으면서 저와 같은 목적을 지닌 분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죠. 그 분들이 사이트에 써 주시는 리뷰를 읽으면서 제가 막노동을 해서라도 서비스는 꼭 유지를 시켜야 된다고 마음먹었어요.(웃음) 또 저희 사이트에서 평점이 높은 작은 영화를 알게 되어 감동을 받았다는 메일을 받았을 때 작게나마 제 취지가 작동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때는 전혀 재미있지 않았던 일이었는데 지금은 황당하게 느껴지는 사건이 하나 있었어요. 어떤 분이 저희 사이트로 시사회에 당첨된 뒤에 SNS에 올리셨는데 이걸 본 다른 분이 이분인 척 시사회에 가신 거예요. 이분이 늦게 가서 표를 못 받으시니 개인정보가 유출된 게 아니냐고 문의를 주셨어요. 지금은 웃으면서 말할 수 있는 황당했던 순간입니다.

 

시사회를 운영하면 예기치 못한 사건들이 생기곤 하는데 가끔 시사회에서 참석률을 고려해 인원을 더 받는 경우가 있어요. 이럴 때 영화를 관람하지 못하고 헛걸음하시는 분들이 생겨요. 제가 유저라면 책임소재를 떠나 너무 화가 날 거 같아요.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홍보사에 항의했습니다. 소정의 상품도 드리고요. 앞으로도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고 그럴 때면 그분들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 보고 설명은 나중에 해 드릴 예정입니다.

 

 

Q 지금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가 있다면

 

저희 서비스에 보면 인생영화 등록이란 게 있어요. 저는 주기적으로 인생영화가 바뀌는 편인데 지금 등록해 놓은 영화를 보면 먼저 <보이후드>를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실제 아이가 커 가는 과정을 십 몇 년 동안 촬영했는데 영화만이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을 박제하는 마법이 있는 작품이에요. 다음은 <대부2>. 이 영화의 교차편집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찰리 채플린의 <시티 라이트>는 가슴이 따뜻해지는 영화고 데이빗 핀처의 <소셜 네트워크>는 편집이 참 마음에 들어요. 우디 앨런 감독의 <부부 일기>라는 영화도 좋아합니다. 최근 작으로는 <아이리시맨><결혼 이야기>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Q 앞으로 이루고 싶은 계획이나 꿈이 있다면

 

키노라이츠가 안정기에 접어들면 잡지를 만들 계획입니다. 새로운 Z세대들을 위한 잡지를 선보이고 싶어요. 다음으로는 한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만들고 싶어요. 조합들을 하나로 모아서 시상식을 만드는 거죠. 옆 나라 일본도 하는데 우리라고 못할 건 없다고 봐요. 우리는 특정 언론사나 기업체에 의존하는데 이제는 독립적으로 시상식을 하나 만들어서 정말 가치가 있는 시상식을 만들어 보고 싶은 꿈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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