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전하는 행복을 담은 교토 애니메이션의 명작

[프리뷰] '바이올렛 에버가든 – 영원과 자동 수기 인형 -' / 3월 26일 개봉 예정

김준모 | 기사승인 2020/03/18 [15:56]

마음이 전하는 행복을 담은 교토 애니메이션의 명작

[프리뷰] '바이올렛 에버가든 – 영원과 자동 수기 인형 -' / 3월 26일 개봉 예정

김준모 | 입력 : 2020/03/18 [15:56]

▲ '바이올렛 에버가든' 포스터  © (주)라이크콘텐츠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자동 수기 인형’이라는 일종의 대필가로 일하는 바이올렛 에버가든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에피소드를 통해 울림을 선사하는 <바이올렛 에버가든>은 라이트 노벨로는 드물게 피카레스크식 구성을 택한 작품이다. 기존의 라이트 노벨이 장편 스토리로 방대한 세계관을 표현하는 반면 이 작품은 주인공 바이올렛의 이야기를 단편집으로 담아내며 주목을 받았다.

 

특히 제5회 교토 애니메이션 대상을 수상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 대상이 특별한 이유는 8회까지 진행된 이 시상식에서 유일한 대상 수상작이기 때문이다. 작품성에 있어 까다로운 심사기준을 통과한 만큼 작품의 깊이는 상당하다. 이는 극장판 <바이올렛 에버가든 – 영원과 자동 수기 인형 ->에서도 마찬가지다. TV 애니메이션을 보지 않은 관객들도 그 매력에 흠뻑 빠질 만큼 완성도 높은 구성을 선보인다.

 

▲ '바이올렛 에버가든' 스틸컷  © (주)라이크콘텐츠

 

바이올렛은 어느 거물급 고객의 요청으로 그의 딸 이사벨라의 개인교사로 가게 된다. 상류층 여성들이 다니는 여학교에 다니는 이사벨라는 쉽게 이들과 어울리지 못하며 반항심으로 똘똘 뭉쳐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다. 3개월간 그녀의 가정교사 일을 하게 된 바이올렛은 주변 여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이 될 만큼 완벽하게 이사벨라를 돌본다. 하지만 이사벨라는 그런 바이올렛의 자세에 오히려 자신이 주눅이 든다며 화를 낸다.

 

이사벨라는 학교의 친구들을 싫어한다. 그 아이들이 자신의 가문만을 보고 접근한다며 염증을 표한다. 마음을 열지 않는 이사벨라에게 극진한 정성을 보이는 바이올렛. 이사벨라는 거짓과 가식이 없는 바이올렛의 모습에 점점 마음을 연다. 그리고 바이올렛은 이사벨라와 자신이 같은 아픔을 지니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이사벨라 역시 바이올렛처럼 참혹한 전쟁을 겪었기 때문이다.

 

▲ '바이올렛 에버가든' 스틸컷  © (주)라이크콘텐츠

 

귀족의 딸인 게 밝혀지기 전까지 이사벨라는 에이미라는 이름으로 전쟁으로 폐허가 된 도시에서 혼자 가난하게 살고 있었다. 우연히 고아 소녀 테일러를 집으로 데려온 그녀는 오직 테일러만을 바라보며 삶의 의미와 희망을 찾게 된다. 하지만 귀족의 딸임이 밝혀지게 되고 가문으로 가게 되면서 어쩔 수 없이 테일러와 이별하게 된다. 당시 이사벨라는 테일러가 안전한 환경에서 지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가문으로 왔지만 텅 빈 마음은 주체할 수 없는 슬픔을 품게 만들었다.

 

이에 바이올렛은 함께 편지를 쓰자고 말한다. 편지에는 마음이 담겨 있다. 그 사람에게 꼭 하고 싶었던 말, 전하고 싶은 진심이 글자에 꾹꾹 눌러 담긴다. 편지를 쓴다는 건 내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준다는 의미다. 처음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익힌 이사벨라는 더 이상 마음의 문을 닫지 않는다. 바이올렛과의 3개월은 전쟁으로 인한 상실감 때문에 마음에 큰 구멍이 뚫렸던 테일러에게 이 구멍을 메울 수 있는 힘을 준다.

 

▲ '바이올렛 에버가든' 스틸컷  © (주)라이크콘텐츠

 

3년 뒤 바이올렛이 일하는 CH 우편사에 한 소녀가 온다. 그 소녀는 3년 전 바이올렛이 보낸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찾아오라’는 편지를 받았던 소녀다. 테일러는 집배원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집배원 ‘행복’을 전해주는 일이라 말하는 테일러에게 CH 우편사의 집배원 베네딕트는 시크하게 반응한다. 그는 자신이 하는 일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 하지만 테일러와 추억을 쌓으면서 편지에 담긴 진심이 누군가에게는 행복임을 깨닫게 된다.

 

이 작품은 팬서비스의 성격이 강한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한계를 넘는다. 세계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기에 도입부가 어설픈 성향을 지닌 극장판 애니메이션과 달리 기승전결의 구조를 완벽하게 갖추며 서사의 완성도를 높인다. 여기에 유럽을 배경으로 한 작화는 눈을 사로잡는 영상미를 선보인다. 잔잔함 속에 확실한 감동을 심으며 감정적인 격화를 잊지 않는다.

 

여기에 바이올렛과 이사벨라의 캐릭터성에 유사함을 보이며 이들의 동화와 연대를 감각적으로 담아낸다. 이사벨라에게 상실이 테일러라면 바이올렛에게는 두 손이다. 바이올렛은 참전 중 두 손을 잃게 되고 의수를 착용한다. 폐허를 만드는 전쟁처럼 텅 빈 바이올렛의 마음은 의수를 통해 작성하는 글을 하나씩 채워진다. ‘사랑’이란 감정을 알지 못하는 그녀는 수기 작업을 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글에서 감정을 읽는다.

 

▲ '바이올렛 에버가든' 스틸컷  © (주)라이크콘텐츠

 

폐허로 상처를 입은 사람의 마음을 채울 수 있는 건 오직 진심을 담은 온기다. 그 온기는 사람을 통해서만 전달된다. 돈도 명예도 채우지 못한 이사벨라의 마음을 채울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테일러였던 거처럼 바이올렛이 감정을 배울 수 있는 것도 마음이 담긴 글을 통해서다. 이런 문학적인 상상력과 환상, 이를 수기와 편지에 담아낸 작품의 소재는 따뜻하고도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바이올렛 에버가든 - 영원과 자동 수기 인형 ->은 한 편의 시를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 ‘무수히 늘어놓은 아름다운 말보다, 단 한마디로도 소중한 마음을 전할 수 있다’는 작품 속 문구처럼 함축성을 담은 대사와 은유적인 메시지는 깔끔한 전개 속 진한 여운을 담아낸다. 연하게 담긴 백합물적인 요소와 잔잔한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 주는 테일러의 캐릭터 역시 매력 포인트라 할 수 있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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