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동화에 대한 프랑스의 대답, 백년 넘게 사랑받아 온 동화의 힘!

[프리뷰] '레미: 집 없는 아이' / 5월 28일 개봉 예정

김준모 | 기사승인 2020/05/25 [10:29]

디즈니 동화에 대한 프랑스의 대답, 백년 넘게 사랑받아 온 동화의 힘!

[프리뷰] '레미: 집 없는 아이' / 5월 28일 개봉 예정

김준모 | 입력 : 2020/05/25 [10:29]

▲ '레미: 집 없는 아이' 포스터  © (주)팝엔터테인먼트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문학은 그 국가의 문화와 전통을 보여주는 힘을 지니고 있다. 때문에 좋은 문학작품은 시대가 지나도 변하지 않는 이야기의 가치를 보여준다. 그것이 우리가 고전을 읽는 이유일 것이다. 엑토르 말로가 쓴 동화 ‘집 없는 아이’는 무려 142년 간 전 세계 아이들의 사랑을 받아온 아동문화의 걸작이다. 우리에게는 일본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익숙한 작품이기도 하다. ‘레미: 집 없는 아이’는 이야기가 지닌 가치를 영화의 기술력을 통해 더욱 아름답게 표현한다.

 

최근 영화의 기술적인 발전과 자본력의 확대는 ‘어벤져스’ 같은 코믹스나 ‘반지의 제왕’ 같은 판타지, 또는 ‘헝거게임’ 같은 SF 장르 작품의 스크린화에만 머무르는 게 아니다. 최근 개봉작 ‘콜 오브 와일드’처럼 오랜 시간 사랑받아 온 동화의 섬세하고 실감나는 표현도 가능해졌다. 특히 동물의 스크린 표현이 자연스러워지면서 ‘콜 오브 와일드’나 ‘닥터 두리틀’ 등 동물이 주가 되는 작품들이 시선을 사로잡은 바 있다.

 

▲ '레미: 집 없는 아이' 스틸컷  © (주)팝엔터테인먼트

 

‘레미: 집 없는 아이’는 이런 기술력과 자본력을 바탕으로 이야기의 힘을 선보인다. 어쩌면 디즈니를 비롯해 할리우드가 전 세계 동화를 스크린으로 옮기며 화려한 영상미를 선보이는 때에 이 작품은 프랑스 영화계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9개월 간 프리 프로덕션을 진행했고, 엑스트라 800여 명이 동원되어 세트 동시 촬영을 진행했다. 완벽한 기술적 구현을 위해 200페이지 분량의 촬영 가이드북을 제작했고, 13주에 걸친 기간 동안 촬영이 진행됐다.

 

이런 기술적인 노력이 헛되지 않으려면 가장 중요한 건 시나리오다. 원작의 경우 그 양이 방대하다.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상영되었을 만큼 상당한 분량을 2시간이 안 되는 런닝타임에 담아내는 건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작품은 깔끔하게 에피소드를 구성하며 각 에피소드마다 핵심이 되는 감정을 효율적으로 담아내는데 성공한다. 작품은 레미가 자신이 고아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으로 출발한다.

 

▲ '레미: 집 없는 아이' 스틸컷  © (주)팝엔터테인먼트

 

시골에서 어머니와 행복하게 지내던 레미는 타지로 일을 나간 아버지가 사고를 당한 뒤 소송에 걸려 돈이 필요하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어머니는 레미가 친구처럼 여기는 소를 팔아 소송비용을 준비한다. 이에 실망한 레미는 어머니 몰래 소를 만나러 갔다 소 주인에게 걸린다. 집으로 돌아온 레미는 아버지를 보게 된다. 그리고 아버지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꺼낸다. ‘왜 얘가 아직도 여기에 있어?’

 

알고 보니 가족은 레미의 친부모가 아니었다. 아버지는 도시에서 버려진 레미를 발견했고, 레미를 감싼 이불이 비싼 것이었기에 나중에 돈을 챙길 목적으로 어머니에게 레미를 맡겼다. 정도껏 키우다 부모가 안 나타나면 고아원에 보내라고 했지만, 그 사이 정이 생긴 어머니는 계속 레미를 길러왔던 것이다. 이에 아버지는 레미를 고아원에 보내려고 하고, 이에 레미는 저항한다. 그런 레미와 아버지 앞에 떠돌이 음악가 비탈리스가 등장한다.

 

비탈리스는 레미를 1년 동안 빌리겠다며 돈을 지불한다. 어머니와 헤어지기 싫은 레미는 저항하지만 강제로 공연단에 들어가게 된다. 비탈리스의 떠돌이 공연단은 개 카피와 원숭이 러브하트로 이뤄져 있다. 두 동물의 재롱에 사람들은 박수를 보내고 돈을 건넨다. 비탈리스는 레미에게 노래를 가르친다. 자신이 노래에 재능 없다 여기고 사람들을 피하던 레미는 점점 그 재능을 꽃피우게 된다.

 

▲ '레미: 집 없는 아이' 스틸컷  © (주)팝엔터테인먼트

 

그리고 그 시간만큼 비탈리스와 정이 든다. 비탈리스는 마치 친아들처럼 레미를 대한다. 친절하게 레미에게 음악을 가르치고 따뜻한 정을 준다. 레미가 하반신이 마비된 부잣집 소녀 리즈와 친구가 되고, 리즈의 어머니가 레미를 돌봐주고 싶다고 말했을 때, 비탈리스는 레미에게 선택권을 주지만 자신은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다. 비록 레미가 배부르고 등 따스히 지낼 수 있겠지만 음악적인 재능을 꽃피울 기회를 잃는다는 게 이유다.

 

작품은 이런 레미와 비탈리스의 여정을 세 가지 측면에서 흥미롭게 담아낸다. 첫 번째는 모험이다. 레미는 비탈리스를 만나면서 유럽 전역을 돌아다니게 된다. 이 과정에서 부유한 사람들을 만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기도 하고, 능력을 인정받아 찬사를 받기도 한다. 때로는 그들을 싫어하는 사람들에 의해 위기를 겪기도 한다. 이 모험은 작품의 리듬감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며 다양한 장르적인 매력을 보여준다.

 

레미 일행이 늑대에게 쫓길 때는 스릴러의 묘미를 선보이고, 레미가 리즈와 함께 지낼 때는 순수한 아이들의 로맨스로 입가에 미소가 번지게 만든다. 원작의 에피소드 중 핵심이 될 이야기를 추려내고 이를 영화에 맞춰 구성하면서 통일성을 갖춤과 동시에 잠시도 지루함을 느낄 수 없는 흥미로운 구성을 만들어냈다.

 

▲ '레미: 집 없는 아이' 스틸컷  © (주)팝엔터테인먼트

 

두 번째는 미스터리다. 레미와 비탈리스는 각자의 미스터리를 통해 작품이 나아가는 방향성을 보여준다. 레미의 미스터리는 부모의 정체다. 여정이 부모를 찾아 나서지 않지만 이야기의 전개상 그 핵심에는 부모와의 만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때문에 관객들은 레미가 부모와 만나는 순간을 기대하며 흥미를 느낀다. 비탈리스의 정체는 두 사람의 동행을 흥미롭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생김새부터 범상치 않은 비탈리스는 ‘왜 알지도 못하는 고아 소년을 고용한 걸까’라는 의문을 품게 만든다. 레미를 강제로 훈련시켜 돈을 벌려는 목적도 아니거니와 동료를 소중히 여기는 그의 마음은 떠돌이답지 않은 따뜻함이 묻어난다. 때문에 작품은 왜 비탈리스가 레미를 데려왔는지, 왜 유럽전역을 돌아다니며 공연을 하는지에 대한 미스터리를 그의 정체와 연결시키며 두 사람 사이의 유대관계를 주목하게 만든다.

 

▲ '레미: 집 없는 아이' 스틸컷  © (주)팝엔터테인먼트

 

세 번째는 드라마다. 작품은 원작이 지닌 따뜻한 드라마의 힘을 스크린에 표현한다. 레미는 출생의 비밀을 안 뒤 큰 충격에 빠진다. 그 충격에도 소년이 엇나가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타인에 대한 따뜻한 믿음에 있다. 레미는 비탈리스를 비롯해 카피와 러브하트에게도 마음을 연다. 그는 다리가 불편한 소녀 리즈에게도 진심으로 대하며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준다. 이런 레미의 마음은 그 따뜻함으로 세상을 녹이는 마법을 선보인다.

 

동화의 약점이라 할 수 있는 약한 갈등구조를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풍성하게 만들며, 프랑스의 도시가 아닌 자연을 담아낸 화면은 신선하고도 아름다운 배경을 선보인다. 특히 노년이 된 레미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설정은 처음과 끝에 균형을 맞추며 이야기적인 완성도를 높인다. 이 프랑스 동화 원작의 영화는 디즈니로 대표되는 할리우드 영화에 대한 프랑스의 답이라고 할 만큼 환상적인 여정을 선사할 것이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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