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나는보리’ 김진유 감독, ‘옆집 농인가족의 이야기로 편히 봐주시길’

‘나는보리’ 김진유 감독 인터뷰

유수미 | 기사승인 2020/05/26 [09:02]

인터뷰|‘나는보리’ 김진유 감독, ‘옆집 농인가족의 이야기로 편히 봐주시길’

‘나는보리’ 김진유 감독 인터뷰

유수미 | 입력 : 2020/05/26 [09:02]

  

▲ 김진유 감독  © 영화사 진진

 

[씨네리와인드|유수미 객원기자] 521() ‘나는보리를 연출한 김진유 감독과 씨네리와인드가 만났다. 외로움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내는 동시에 소소한 위로를 안겨주는 나는보리를 보며 그 뒷배경이 궁금해져 1:1 인터뷰를 요청했다.

 

김진유 감독은 단편영화 높이뛰기이후 첫 장편작 나는보리를 통해 신인감독으로 데뷔했다. ‘나는보리는 가족 중 유일하게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소녀 보리에 대한 이야기다. 가족과 같아지고 싶은 마음에 소리를 잃고 싶어요.”라고 소원을 빌며 소원을 이루려는 소녀의 간절함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영화는 따뜻한 정서와 함께 아이들이 가진 순수함을 관객들에게 살포시 전달해 주고 있다.

 

외로운 소녀 보리를 통해 외로웠던 나를 보았던 것처럼, 김진유 감독 또한 캐릭터들의 모습과 맞닿아 있다고 느껴졌다. 아빠와 엄마의 선한 인상을 닮은 동시에, 정우의 모습에서 볼 수 있는 특유의 해맑음을 가졌고, 진지한 보리의 모습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진중하게 꺼내는 모습을 그에게서 볼 수 있었다.

 

▲ '나는보리' 스틸컷  © 영화사 진진

 

Q. ‘나는보리의 이야기를 떠올리시게 된 일화나 배경이 있나.

 

2015한국농아인협회에서 '수어로 공존하는 사회'라는 행사가 있었다. 그때 수어 통역사 현영옥 씨의 이야기를 듣던 중가족들과 같아지고 싶은 마음에 소리를 잃고 싶었는데 농인으로 살아가게 되어서 행복하다.”라는 말씀이 머릿속에 남았다. 더불어 저도 어렸을 때 소리를 잃고 싶었던 마음이 있어서 나는보리각본을 쓰게 됐다.

  

Q. 아이들 위주의 영화를 연출하시게 된 계기가 있나.

 

전작 '높이뛰기'와 신작 '나는보리' 모두 어린아이들이 등장한다. 영화화시키지 못했던 글들의 공통점 또한 어린아이들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주인공인 윤가은 감독님의 영화를 보며 사람들에게 위안과 위로를 줄 수 있겠다고 느꼈다. 어린아이들을 좋아하기도 하고, 주로 어렸을 적 경험들을 떠올리며 시나리오를 구상하기에 아이들이 등장하는 각본을 쓰게 되는 것은 아닐까 싶다.

 

▲ '나는보리' 스틸컷  © 영화사 진진

 

Q.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부분 혹은 인상 깊었던 장면이 있으신지.

 

밤에 산책하는 보리의 모습, 바다를 바라보는 보리의 뒷모습이 인상 깊다. 이러한 행동들은 평소 제가 하는 액션들이다. 무언가 고민이 있으면 정처 없이 걷거나 목적지 없이 어딘가를 가곤 한다. 그리하여 그 장면들에 애착이 갔고 그러한 장면들을 봄으로써 마음이 더욱 후련해지는 것 같다. 보리의 모습에서 저 자신을 볼 수 있었던 장면이어서 기억에 남는다.

 

Q. 영화를 만드시면서 가장 크게 신경 쓰셨던 부분은 무엇인가.

 

공간과 장소가 가장 중요했다. 집, 낚시터, 마당 안 모기장 등 그 공간만이 주는 매력이 있다고 느껴졌다. 배우들이 단순히 캐릭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살아있다는 느낌을 주고 싶어서 그에 맞는 공간을 찾는 데에 열중을 가했다. 또 공간이 주는 아름다움이 있어야 촬영을 할 때도 예쁘게 나오지 않나. 전반적으로 공간의 분위기가 따스한 느낌이 날 수 있게끔 공을 많이 들이기도 했다.

 

Q.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는 장면이 잇따라 등장한다. 특히 초반부와 후반부의 장면 모두 짜장면을 먹는 모습이 나오는데, 수많은 음식들 중 짜장면을 등장시키고 싶었던 이유가 무엇인가.

 

일상적인 것들이 영화 속에 들어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한 것을 떠올렸을 때 '가장 보편적으로 먹는 음식이 짜장면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 적, 가족들과 함께 외식을 했던 적이 거의 없었다. 짜장면을 시켜 먹은 게 유일한 외식이었다. 좋은 기억으로 남았기에 짜장면을 영화 속에 넣게 되지 않았나 싶다. 또 기억을 되돌아보면 '가족끼리의 식사가 행복한 순간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식사 장면을 자주 넣게 된 것 같다.

 

▲ '나는보리' 스틸컷  © 영화사 진진

 

Q. 소리를 듣지 못한다는 설정으로 인해 배우들이 수어를 접하게 되었다. 대사 말고 행동으로 표현되다 보니 표정, 손짓에 좀 더 신경을 쓰시진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는데,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디렉팅을 하셨나.

 

배우들이 정확하게 수어를 표현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저는 수어를 정확히 표현하지 못해도 좋으니 감정만은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자연스럽게 보였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수어를 실수 없이 완벽하게 하는 것보다 좀 더 흘리듯이 힘 빼고 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그래야 조금 덜 어색하게 보이지 않을까 싶었고 우선적으로 머리보다 마음이 전달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Q. 김아송 배우는 어린 나이에 비해 성숙한 면모를 가진 듯 보였으며 얼굴에 사연이 담겨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감독님께서는 어떤 점에 이끌려 김아송 배우를 캐스팅하시게 되었는지 묻고 싶다.

 

김아송 배우는 긴장을 하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술술 내뱉기에 그 점이 좋았다. 뚜렷한 마스크와 쾌활하고 밝은 면에 끌려서 그런 점들로 인해 캐스팅을 하게 됐다. 처음, 보리를 발랄하고 쾌활한 이미지로 떠올렸었는데, 김아송 배우가 보리를 진지한 인물로 해석해 영화 속에서 보리의 모습이 진지하게 그려졌다. 김아송 배우가 해석한 보리의 모습이 좋았고 진중하게 연기에 몰입해 줘서 감사했다.

 

Q. 이린하 배우는 특히나 찐웃음이 인상적이었는데, 이린하 배우의 캐스팅 계기와 함께 연기 디렉팅에 관해 말씀해달라.

 

단편작에 놀러 갔다가 이린하 배우를 처음 만나게 됐다. 혼자서 공을 가지고 놀고 있는 것을 보고 나는보리의 정우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스쳤다. 함께 공놀이를 하면서 대화를 주고받다가 연기를 하고 싶냐는 질문에 긍정적인 대답이 왔다. 그래서 이린하 배우의 어머님께 연락을 해 캐스팅 제의를 하게 되었는데 시나리오를 보시기도 전에 하시겠다고 하실 정도로 긍정적인 답변이 왔다.

 

전체적으로 배우들에게 특별한 요구를 하지 않았다. 배우들이 준비한 연기를 할 수 있게 자유롭게 풀어주는 방식을 택했다. 그래야 스스로를 믿고 연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연기가 아쉬우면 이렇게 연기해 주세요.”가 아니라 다른 핑계를 대고 다시 기회를 주면서 촬영을 진행해나갔다. 배우들에게 잘하고 있다는 저의 믿음을 다른 의미로 전달했던 거다.

 

Q. 앞으로의 차기작 내용과 함께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 부탁드린다.

 

두 가지 이야기를 쓰고 있다. 첫 번째는 20대 여성의 농인이 오케스트라 지휘자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고, 두 번째는 바다에서 서핑을 즐기는 남자와 바다에서 생계를 유지하며 살아가는 해녀와의 사랑 이야기다. 현재 집필 중이며, 영화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나는보리는 최대한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고, 옆집에 살고 있는 농인 가족의 이야기로 받아들이고 마음 편히 봐주셨으면 한다.

 

▲ 김진유 감독  © 그림 : 유수미

 
 

유수미 객원기자| sumisumisumi123@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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