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면 생각나는 영화 '중경삼림'

홍콩만이 가질 수 있는 로맨스

강예진 | 기사승인 2020/07/16 [17:09]

여름이면 생각나는 영화 '중경삼림'

홍콩만이 가질 수 있는 로맨스

강예진 | 입력 : 2020/07/16 [17:09]

 

▲ '중경삼림'스틸컷  © ㈜앤드플러스미디어웍스

 

[씨네리와인드|강예진 리뷰어] 여름이면 생각나는 영화가 있는가. 또는 요즘처럼 비가 주륵 주륵 많이 내릴 때 생각나는 영화는 있는가? 본인에게는 여름만 되면 떠오르고, 평소에도 여름을 느끼고 싶을 때 찾는 영화가 있다. 바로 '중경삼림'이다. 사실 학창 시절 한국 영화와 할리우드 영화로 국한되어있던 본인의 영화 세계에서 홍콩 영화란 어른들의 향수를 일으키는, 다소 구세대적인 영화처럼 느껴졌었다. 특히 일반적으로 홍콩 영화라 했을 때 거론되는 영화는 액션 영화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액션 영화와 친하지 않았던 본인은 더더욱 영화 취향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벽을 쌓아두고 있었다. 그러나 중경삼림을 보고, 홍콩 영화의 매력에 푹 빠지고 말았다.

 

  ▲ '중경삼림'스틸컷  © ㈜앤드플러스미디어웍스


'중경삼림'을 알게 된 건 우연이었다
. 평소와 다름없이 인터넷을 보고 있는데 한 남자배우의 눈동자가 보였다. 홀린 듯이 매료되어 동영상을 클릭했고 영상 속 남자배우는 더 매력적이었다. 알고 보니 그 동영상은 영화 중경삼림의 손 꼽히는 명장면이었다. 짧은 영상이었지만 영상 자체의 분위기에 마음이 끌려서 영화 본편을 보고자 온갖 사이트를 뒤졌다. 그러나 워낙 오래된 영화라 찾기가 어려웠고 결국 DVD로 구매해서 본편을 감상하는 것에 성공했다. 본편을 보고 나서도 한동안 영화의 잔상이 쉽게 잊히질 않았다. 마지막 장면에서의 양조위의 눈빛이 본인이 생각했던 홍콩 영화의 액션 영화 이미지와는 너무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본인의 기억 속에선 늘 상 홍콩 영화의 주인공들은 총을 들고 강렬한 눈빛을 내세우며 상대와 치열하게 육탄전을 벌이곤 했는데 이 영화의 두 남주인공은 이별에 상처를 받아 우수에 찬 눈빛으로 파인애플 통조림을 보기도 하고, 쓸쓸함을 감추려 집안의 모든 사물에게 말을 걸기도 한다. 이 때문에 기존에 갖고 있던 홍콩 영화에 대한 선입견이 완전히 없어졌다. 투박하리라 생각했던 홍콩의 로맨스 영화가 생각보다 너무 달콤했고, 그 충격이 배우들의 완벽한 연기와 더해져 오래도록 잔상이 남았다. 그리고 그 로맨스의 배경인 홍콩은 동양의 문화와 서양의 문화가 섞인 이국적인 모습을 갖고 있어 영화로 볼 때 더욱 매력적이었다. 특히 쨍쨍하게 더운 것이 아닌, 후덥지근하게 더운 날씨가 남녀주인공의 느릿한 로맨스와 더해져 영화를 더욱 낭만적으로 보이게 했다.

 

  ▲ '중경삼림'스틸컷  © ㈜앤드플러스미디어웍스


코로나
19로 인해 이동이 자유롭지 않은 요즘, 집에서 비를 보고 있자니 습기 가득한 홍콩의 로맨스가 저절로 떠오른다. 지금 당장은 가지 못하지만 언젠가는 홍콩에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 정도로 매력적인 '중경삼림'을, 요즘 아무것도 못하고 집콕 하고 있을 모두를 위해 추천한다. 그 시절 홍콩의 이국적인 매력과 그런 홍콩을 자신만의 색깔로 표현해낸 왕가위 감독의 색채, 당시 아시아를 휩쓸던 홍콩 청춘 스타들의 연기까지. 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로맨스 영화로 유난히 길어진 듯한 이 장마를 모두가 무사히 이겨내길 바란다.

 
 
보도자료 및 제보cinerewind@cinerewind.com

강예진
씨네리와인드 객원취재부 기자단 3기
cinerewind@cinerewind.com

Read More

  • 도배방지 이미지

중경삼림 관련기사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