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없는 곳

유수미 | 기사승인 2020/08/04 [16:30]

아무도 없는 곳

유수미 | 입력 : 2020/08/04 [16:30]

  © 사진 : 유수미

 

[씨네리와인드|유수미 객원기자]  우리 집 앞에는 놀이터가 있다밤이 되면 그곳엔 아무도 없다. 아무도 없는 그곳에서 홀로 그네를 타며 나만의 시간을 즐긴다. 시원한 바람은 마음을 깨끗하게 해주고, 쌀쌀한 공기는 슬픔을 어루만져 준다. 세상에서 동떨어진 곳이라도 그곳은 나만의 낙원임이 틀림없다. 그곳은 나의 존재, 행동 모두가 자유롭게 허용된 유일한 곳이었다. 이따금 별과 달이 하늘을 장식해 주니 흐뭇해지곤 했다. 그렇게 아무도 없는 곳에서 저 먼 하늘을 바라보며 그네를 탄다.

 

예민한 탓일지도 모르지만 세상을 살아갈 때 꾹 참아야 할 때가 많았다. 나를 동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빛이 싫었고,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감시하는 듯한 태도도 싫었다. 은근슬쩍 내뱉는 비판의 말도, 이유도 모르겠는데 나를 싫어하는 듯한 태도도 웃음으로 보답하기 힘들었다. 집에 오면 그 눈빛과 태도를 곱씹곤 혼자 아파했다.

 

사람들의 시선에서 자유로운 유일한 곳은 우리 집 앞 놀이터였다. 남들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고 마음대로 생각할 수 있는 그런 곳. 그래서 그네를 타는 시간을 제일로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언젠가부터 세상을 산다는 건 행복한 일이 아니라 버텨내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세상살이에서 벗어나 나만의 시간을 제공해 주는 것들이 더욱 고맙게 느껴진다.

 

행복해지고 싶다.”라고 바라지만 행복은 별똥별처럼 뚝 떨어지는 게 아니다. 우리의 불행 속에 행복의 순간이 아주 드문드문 있을 뿐. 불행이 불행으로 남겨지지 않도록 나만의 자유로운 공간을 찾아보면 어떨까. 불행을 피해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그런 곳. 아무도 없으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어떠한 사건도 일어나지 않는 한밤중의 놀이터처럼. 사는 게 힘들다면 잠시 기댈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을 간직했으면 좋겠다

 

 

유수미 객원기자| sumisumisumi123@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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