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울고 웃다 보면, 그렇게 가족이 된다

[프리뷰] '담보' / 9월 29일 개봉 예정

김준모 | 기사승인 2020/09/25 [08:48]

함께 울고 웃다 보면, 그렇게 가족이 된다

[프리뷰] '담보' / 9월 29일 개봉 예정

김준모 | 입력 : 2020/09/25 [08:48]

▲ '담보' 포스터  © CJ 엔터테인먼트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2009해운대를 처음 선보이며 한국 상업영화계를 이끌어 가는 제작사로 성장한 JK필름은 영화가 보여주는 표현에 있어 꽤나 전형적이다. 새로운 시도를 선보이기보다는 성공한 영화의 공식이나 관객들이 익숙하게 여기는 클리셰에 중점을 둔 작품들을 선보인다. ‘하모니’ ‘내 깡패 같은 애인’ ‘댄싱퀸’ ‘국제시장’ ‘히말라야’ ‘공조’ ‘그것만이 내 세상’ ‘협상등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다수의 흥행작을 만들어 냈지만 상업과 작품에 있어 평가가 다르다.

 

이런 제작사의 성향을 생각했을 때 담보역시 전형성을 보인다. 이 전형성이 주는 힘이 있지만 동시에 단점도 있다. 단점을 먼저 언급하자면 소재와 유머다. 작품의 웃음 궁합은 나쁘지 않다. 두 사채업자 주인공인 두석과 종배는 각자의 캐릭터성이 뚜렷하다. 두석은 거칠고 까칠하며, 종배는 그런 두석 앞에서 반항도 해보다 한 대 맞고, 뒤에서 궁시렁 거리는 타입이다. 두석 역의 성동일과 종배 역의 김희원, 두 배우가 지닌 개성이 강하게 캐릭터에 입혀졌다.

 

▲ '담보' 스틸컷  © CJ 엔터테인먼트

 

그렇다면 이들이 합을 이루는 웃음이 빵빵 터져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다. 이유는 두 가지다. 감동을 위해 준비한 지나치게 낮은 템포와 다소 께름칙한 소재다. 사채업자가 등장하고, 욕설이 난무하며, 담보가 되는 9살 승이는 룸싸롱에 팔려가는 등 어두운 내용이지만 그럼에도 12세 관람가의 가족 드라마이기에 격렬하게 극을 가져가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웃음을 위한 강한 장면보다 소소하게 터지는 웃음을 노린다.

 

다만 이런 소소한 웃음이 효과적으로 발현되려면 착한 영화가 되어야 한다. 최근 유행하는 힐링 예능의 웃음 포인트는 상대를 향한 공격이나 과한 자극 없이 잔잔하게 입가에 미소를 짓게 만든다는 점에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불편함을 주는 요소가 없어야 하는데 이 작품은 소재부터 불편함을 주는 요소가 있다. 조선족인 명자가 빌려간 돈을 받기 위해 두석이 그녀의 딸 승이를 담보로 데려가는 건 작품 속 종배의 말처럼 납치기 때문이다.

 

이런 불안요소는 결국 효과적인 웃음을 가져오는데 실패한다. 웃음에는 유쾌함 또는 독한 자극 둘 중 하나의 선택이 있어야 하는데 유쾌함도 독한 자극도 없는 애매한 분위기가 성형되다 보니 빵 터지지는 않는다. 대신 감동의 측면에 있어서는 역시 JK필름이란 생각이 들 만큼 효과적으로 감정을 자극할 줄 안다. 다만 신파적인 요소로 자극적으로 눈물을 빼내는 힘이 강하니 신파에 반감이 있는 분은 조심하길 바란다.

 

▲ '담보' 스틸컷  © CJ 엔터테인먼트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한 승이가 얼떨결에 아이를 돌보게 된 두석과 종배를 통해 부정(父情)을 알아간다는 점, 거칠고 돈만 밝힐 줄 알았던 두석이 승이를 위해 자신의 모든 걸 헌신한다는 점은 팍팍한 세상으로 나쁜 어른이 되어야만 했던 두석이 내면의 따뜻함을 발견해 나간다는 점에서 감정을 자극한다. 특히 어린 승이가 학생, 그리고 성인이 되어가는 과정은 두 남자와 관객이 함께 성장을 관찰한다는 점에서 추억을 같이 쌓아가는 묘미를 선사한다.

 

한 가지 더 추가할 수 있는 무기는 공동체의 가치다. 조선족인 명자는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쫓겨난다. 그리고 한국에 남은 승이의 신분 역시 조선족이다. 작품은 도입부에서 성인이 된 승이가 통역사가 되어 한중 회담 자리에서 통역을 맡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 장면은 조선족이 우리 민족이란 점을 강조하며 작품의 흐름 역시 이런 의도를 선보일 것이란 걸 암시한다. 이는 조선족이 좋던 싫던 우리 사회의 한 축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 '담보' 스틸컷  © CJ 엔터테인먼트

 

최근 청년경찰’ ‘범죄도시등의 작품에서 보여줬듯 조선족은 문화계의 소재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앞서 두 작품이 다소 부정적인 이미지로 조선족을 그린다면, 이 작품은 긍정적인 요소를 담는다. 두석을 통해 승이가 한국사회에 성공적으로 편입될 수 있었다는 점, 승이가 어머니의 나라인 중국의 언어를 익혀 통역사가 된다는 점은 한국 사회에서 조선족이 차지하는 특별한 위치를 강조한다.

 

담보는 올 추석 온 가족이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영화다. 소재는 자극적이지만 표현에 있어서는 인간에 대한 따뜻한 믿음을 보여준다. 함께 웃고 분노하며 눈물을 흘릴 수 있다. 가족이란 공동체가 무너져가는 현재에 더 깊은 의미를 선사하는 힘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대중적인 상업영화에 있어 매번 좋은 성과를 보여 온 JK필름의 내공이 돋보인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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