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AF|2D 애니메이션 하면 무조건 지브리? 이번엔 ‘캘러미티 제인’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상영작] '캘러미티 제인' / Calamity

임채은 | 기사승인 2020/10/24 [16:20]

BIAF|2D 애니메이션 하면 무조건 지브리? 이번엔 ‘캘러미티 제인’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상영작] '캘러미티 제인' / Calamity

임채은 | 입력 : 2020/10/24 [16:20]

[씨네리와인드|임채은 리뷰어] 짐을 가득 실은 마차로 기나 긴 행렬을 펼치며 이동하는 개척민. 그들 사이 마사 제인이 있다. 제인은 아버지와 동생들과 함께 안락한 집을 찾아 이동중이다. 어느 날, 그의 아버지가 다쳐서 이동속도가 전체적으로 느려지자, 다른 개척민들은 제인 가족을 못마땅하게 여긴다. 제인은 아버지를 대신해 눈앞에 펼쳐진 들판에서 자유롭게 말을 끌고 싶어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가 여자라는 이유로 쉽게 고삐를 내주지 않는다. 하룻밤 사이 도둑이라는 모함에도 빠지게 된 제인은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무리에서 벗어나 여정을 떠난다.

 

 

▲ '캘러미티 제인' 스틸컷     ©제22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

 

 

또 너니? 넌 재앙(캘러미티)늘 말썽을 일으키는 제인이 자주 듣는 말이다. 그는 피리부는 사나이처럼 사람들을 몰고 다닌다. 물론 유쾌한 관계는 아니다. 사람들은 단단히 혼내 줄 각오로 그의 꽁무니를 쫓는다. 한편 제인은 그를 남자라 착각하는 또래 아이 조나스와 동행하며 불 피우는 법도 배우고 안정적으로 고삐를 잡는 요령도 배우며 성장해 간다. 불편한 치마보다는 활동성 있는 바지를 좋아하고, 마차에 앉아 편히 이동하는 것보다 고삐를 잡으며 스스로 방향을 정하는 것을 좋아하는 제인의 활약을 기대해도 좋다.

 

여성성에 구속되는 것을 싫어하는 제인,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갈 준비를 하는 제인. 비슷한 맥락으로 넷플릭스 영화 '에놀라 홈즈'의 에놀라가 떠오른다. 두 인물 모두 능력 있고 매력적인 데다가 그 만큼 종잡을 수 없다. 제인과 에놀라가 얼떨결에 남자 아이 행세를 하는 부분과 악당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다시 여자 옷을 입는 지점은 놀라울 정도로 흡사하다. 하지만 숨 쉴 틈은 주는 에놀라와는 달리, 제인에게는 시도때도 없이 위험이 닥친다는 점은 다르다. 서로 다른 매력을 가진 인물을 비교하며 영화를 보면 재미는 배가 될 것이다.

 

서부 개척시대를 풍미했던 실존 인물 마사 제인. 이 인물을 모티브로 한 '캘러미티 제인'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윤곽선이 없다는 것이다. 보통 지브리 같은 2D 애니메이션은 인물을 뚜렷하게 표현하기 위해 윤곽선을 그리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캘러미티 제인'은 과감하게 윤곽선을 지웠다. 그럼에도 대비감 있는 색을 활용해 이미지는 흐릿하지 않고 선명하게 다가온다. 짙푸른 밤 알알이 박힌 별들이나 나열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색으로 졸졸 흐르는 시냇물처럼 자연을 더욱 서정적으로 그려내기도 한다.

 

'캘러미티 제인'은 지난 1023BIAF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의 개막작으로 상영되어 산뜻하게 영화제의 문을 열어 젖혔다. 이 영화를 본다면 엔딩 크레딧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도 놓치지 말기를 바란다. 제인이 투박한 목소리로 힘차게 부르는 멜로디를 저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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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은
씨네리와인드 객원취재부 기자단 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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