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우진 감독의 두 번째 춘천 여행, 겨울의 추억을 담다

[프리뷰] '겨울밤에' / 12월 10일 개봉 예정

김준모 | 기사승인 2020/11/27

장우진 감독의 두 번째 춘천 여행, 겨울의 추억을 담다

[프리뷰] '겨울밤에' / 12월 10일 개봉 예정

김준모 | 입력 : 2020/11/27 [12:52]

 

▲ '겨울밤에' 포스터  © (주)인디스토리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춘천, 춘천으로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받으며 주목받은 장우진 감독은 춘천을 배경으로 사계절을 담아내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 처음이 가을의 춘천을 담은 춘천, 춘천이었다. 배우와 추천을 동행하며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그의 연출은 30대의 나이에도 진한 감성을 이끌어 내는 비결이다. 춘천의 겨울을 다룬 겨울밤에는 중년 부부가 30년 만에 찾은 춘천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흥주와 윤주 부부는 30년 만에 춘천을 찾는다. 택시기사와 이것저것 추억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던 흥주는 핸드폰을 잃어버렸다는 은주의 말에 당황한다. 은주는 핸드폰을 찾는데 집착을 보이고, 흥주는 그런 은주에게 화를 낸다. 춘천 청평사에서 핸드폰을 잃어버렸다 생각한 은주는 밤중에 몰래 그곳을 향한다. 우연히 스님과 마주한 그녀는 자신의 것이 핸드폰 밖에 없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내뱉는다.

 

사랑의 겨울은 시리다. 감정에 무감각해진 부부에게 관계란 애정보다 의리에 가깝다. 흥주는 핸드폰을 찾으려는 은주에게 소리를 지르고 면박을 준다. 밤중에 혼자 나와 거리를 배회하던 그는 옛 친구를 만나 기묘한 애정행각을 벌이기도 한다. 춘천이 고향인 흥주에게 이곳은 추억의 장소이다. 반면 30년 전 군대에 간 흥주를 면회하기 위해 방문한 기억이 전부인 은주에게 이곳은 낯설다. 그녀에게 유일하게 익숙한 존재는 흥주다.

 

▲ '겨울밤에' 스틸컷  © (주)인디스토리

 

30년 전의 사랑은 더는 춘천에 남아있지 않다. 이 사랑을 상징하는 소재가 핸드폰이다. 은주는 잃어버린 사랑을 찾기 위해 핸드폰에 집착하지만, 흥주는 그 집착을 미련으로 치부한다. 이런 두 사람의 관계는 겨울의 느낌을 보여준다. 30년 만에 찾은 춘천은 계절뿐만 아니라 부부의 마음도 얼어붙었음을 보여준다. 장우진 감독의 마술은 하나의 장소에 두 개의 시간을 담아내면서 시작된다.

 

중년의 부부와 함께 춘천을 여행하는 건 젊은 군인과 그 여자친구다. 30년 전 흥주가 춘천에서 군생활을 했다는 언급은 이들 커플에게서 30년 전 부부의 모습을 떠올리게 만든다. 각자가 서로 다른 공간에서 춘천을 바라보는 흥주와 은주와 달리 커플은 함께 춘천을 여행한다. 춘천이란 동일한 공간에서 네 사람을 통해 감독은 30년의 시간을 담아낸다. 시간의 마술사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을 만큼 심도 높은 연출을 선보인다.

 

▲ '겨울밤에' 스틸컷  © (주)인디스토리

 

장우진 감독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는 지점은 감정적인 측면이다. 은주가 군인 커플과 만나는 장면에서 두 개의 시간은 포개어진다. 말로 표현하지는 않지만 은주는 여자에게서 30년 전의 자신을 봤을 것이다. 은주가 보여주는 따뜻한 눈빛과 깊은 애정은 춘천에서 찾고자 했던 무언가를 만나는 순간이다. 영화가 지닌 건조하면서 현실적인 색감을 잃지 않으며 판타지가 지닌 환상성을 구현해낸다.

 

여행은 그 장소에 남겨둔 시간의 기록이다. 한 장소로 다시 여행을 떠난다는 건 그 시간의 사진첩을 펼친다는 의미를 지닌다. 겨울의 차가운 속성은 중년부부의 잃어버린 삶을 보여주고, 춘천이 지닌 공간성은 추억을 되짚는 열쇠가 된다. 여기에 과거와의 만남은 아련한 감성으로 따스함을 자아낸다. ‘겨울밤에한여름 밤의 꿈보다 더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겨울밤의 꿈을 보여주는 영화라 할 수 있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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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0.11.27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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