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FF|행복을 잡지 못한 작은 여우 이야기

[JFF 온라인 일본영화제 상영작] ‘곤-작은 여우’ / Gon, The Little Fox

김준모 | 기사승인 2020/12/05 [16:22]

JFF|행복을 잡지 못한 작은 여우 이야기

[JFF 온라인 일본영화제 상영작] ‘곤-작은 여우’ / Gon, The Little Fox

김준모 | 입력 : 2020/12/05 [16:22]

▲ '곤-작은 여우' 포스터  © Tecarat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일본영화의 매력을 소개하기 위해 일본국제교류기금이 세계 각국에서 실시해 오고 있는 재팬 필름 페스티벌(JFF)은 올해 온라인 영화제를 통해 다채로운 작품을 공개 중이다. 장편 14편과 함께 단편 9편을 공개하며 국내에서 만나보기 힘들었던 일본영화를 소개한다. 단편의 경우 야시로 타케시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4편과 프로덕션 I.G의 단편 5편이 준비되어 있다. 프로덕션 I.G 단편집 중 세 편인 피그테일’ ‘킥 하트’ ‘거미 소녀는 한 편으로 묶여 국내에 개봉한 바 있다.

 

야시로 타케시는 국내에 잘 알려진 애니메이터는 아니다. 그의 단편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자막과 함께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을 선사하며 영화제에서만 볼 수 있는 영화의 매력을 보여준다. 첫 번째로 공개된 -작은 여우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 지닌 특유의 질감과 움직임을 통해 시각적인 매력을 보여준다.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한 서정적인 이야기로 감정을 자극하는 점 역시 포인트다.

 

영화의 내용은 과거 전래동화를 떠올리게 만든다. 우리 선조들은 동물에게도 인간과 같은 마음이 있다고 여겼다. 인간이 동물의 한 종류로 내면의 야성(野性)을 지니고 있다는 생각보다는, 동물 역시 인간처럼 말하고 생각하며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존재라 여겼다. 인간 중심적인 사고처럼 보이지만 동물과 가깝게 지냈던 만큼 그들과의 관계에서 유대감을 느끼지 않았나 하는 추측이다.

 

▲ '곤-작은 여우' 포스터  © Tecarat

 

대표적인 전래동화로는 호랑이 형님 이야기를 들 수 있다. 한 남자가 호랑이에게 잡아먹힐 위험에 처하자 호랑이를 형님이라 부른다. 살기 위해 어린시절 잃어버린 형님이 호랑이라고 거짓말을 한 것이다. 이 말에 속은 호랑이는 남자를 아우라 여기며 그 어머니에게도 헌신적인 정성을 보여준다. 이는 동물 역시 인간처럼 감정이 있고 사랑과 우정, 효 같은 인간의 도리를 인지하고 있다는 생각을 반영한다.

 

꼬마여우 곤은 어머니가 사냥꾼에게 당한 후 혼자 숲속에서 살아가는 개구쟁이다. 어느 날 인간 효주가 잡은 물고기를 강으로 다시 던지는 장난을 친 곤은 애절한 효주의 외침에 마음 한 구석 불편함을 느낀다. 효주는 몸이 아픈 어머니를 위해 장어를 먹이려 했지만, 곤의 장난으로 그러지 못한다. 주변 곤충들은 곤 때문에 효주의 어머니가 장어를 먹지 못했다며 나무란다. 미안한 마음을 느낀 곤은 꽁치를 훔쳐 효주의 집에 넣지만 오히려 도둑으로 몰린 효주는 폭행을 당한다.

 

곤과 효주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인생이 자신의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곤이 친 장난은 효주에게 평생 남을 마음의 짐을 주었고, 미안한 마음에 한 행동은 오히려 피해를 준다. 친구를 만들고 사랑받고 싶어 하는 아이 같은 곤에게 자연에서의 삶은 어렵기만 하다. 마음이 여린 효주는 여우를 사냥하지 못해 농작물을 망친다. 어머니가 몸이 안 좋음에도 도움이 되지 못하는 자신에게 답답함을 느낀다.

 

▲ '곤-작은 여우' 스틸컷  © Tecarat

 

곤은 효주에게서 자신을 본다. 그래서 더 헌신적으로 효주를 돕고자 한다. 만약 이 작품이 호랑이형제 전래동화처럼 동물과 인간의 말이 같았다면 두 사람은 진짜 형제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아쉽게도 곤이 말을 하는 순간 캐릭터는 다른 여우의 모습을 한다. 곤은 곤의 세계에, 효주는 효주의 세계에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두 세계가 일치하지 않음은 슬픔을 자아내는 핵심적인 코드가 된다.

 

-작은 여우는 긴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향토적인 배경에 동화 같은 이야기로 서정적인 감성을 자아내면서 곤이 바랐던 행복을 눈앞에 아른거리게 만든다. 스톱모션을 활용한 귀여운 곤의 모습 역시 마음을 자극하는 요소다. JFF 온라인 일본영화제는 홈페이지를 통해 매일 새로운 영화를 공개한다. 간단한 회원가입을 통해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며 공개작은 24시간 동안 관람이 가능하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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