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워지지 않는 상흔, 아동학대를 다룬 영화들

기획ㅣ아동학대를 다룬 영화 10편

김준모 | 기사승인 2021/01/07

지워지지 않는 상흔, 아동학대를 다룬 영화들

기획ㅣ아동학대를 다룬 영화 10편

김준모 | 입력 : 2021/01/07 [10:00]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최근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전 국민을 분노로 몰아넣었던 정인이 사건은 인재(人災). 이전부터 아동학대 문제가 꾸준히 언론에 노출되었음에도, 경찰은 수많은 기회 중 한 번도 제대로 잡아내지 못하며 아동학대 문제를 막지 못했다. 외국에서도 아동학대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이자, 친권이 지닌 강력함으로 해결이 쉽지 않다. 그럼에도 이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적극적인 개선을 호소하고자 아동학대를 다룬 영화 10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 '아무도 모른다' 스틸컷  © 디스테이션

 

아무도 모른다

 

나는 내 인생은 살 테니, 너희는 너희 인생을 살렴영화를 보면서 처음 충격을 받았던 이 대사는 엄마가 자식들에게 한 말이다. 일본 열도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사건을 바탕으로 한 아무도 모른다는 엄마 없이 살아가는 네 명의 아이들을 보여주며 감정적인 격화를 준다. 어른에게 상처 받은 장남 아키라는 주변의 도움 없이 동생들을 챙기려 하나 그 시간은 고되고 벅차기만 하다. 일본의 사회적 문제이기도 한 아동 방치 문제를 보여주며 사랑을 잃어버린 아이들이 서로를 의지하는 모습으로 눈시울을 자극한다.

 

▲ '도가니' 스틸컷  © CJ 엔터테인먼트

 

도가니

 

실화를 바탕으로 한 공지영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개봉 당시 엄청난 파급력을 보이며 이 사건을 사회적인 이슈로 급부상시켰다. 2000년부터 5년간 청각장애아를 상대로 교장과 교사들이 벌인 비인간적인 성폭력과 학대를 보여주는 영화로 이 학교에 온 교사 인호가 이 진실과 마주하며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다뤘다. 아동의 목소리는 성인보다 작다. 여기에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라면 더하다. 인호가 물대포를 맞으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장면은 권력의 횡포와 주변의 침묵에 주저앉은 아이들의 외침처럼 처절한 전진을 보여준다.

 

▲ '아메리칸 크라임' 스틸컷  © First Look International

 

아메리칸 크라임

 

1966년 베니체프스키 대 인디애나 사건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돈이 필요해 아이들을 맡았던 한 과부가 저지르는 범죄를 보여준다. 서커스단에서 일하는 부모는 학교 문제로 딸 실비아와 제니를 베니체프스키에게 맡긴다. 그녀는 입금이 늦는다는 이유로 첫 폭력을 시작한 후 습관처럼 실비아를 폭행한다. 협박 때문에 부모에게 사실을 말하지 못한 실비아가 베니체프스키와 그녀의 자식들에게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고문에 가까운 학대를 받는 모습은 울분을 자아내게 만드는 슬픔을 보여준다.

 

▲ '가라, 아이야, 가라' 스틸컷  © Miramax

 

가라, 아이야, 가라

 

데니스 루헤인의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아동학대 문제에 대해 깊은 고민을 지니게 만드는 작품이다. 약물중독자이자 방탕한 삶을 사는 미혼모의 딸이 실종된다. 이 사건을 맡게 된 사립탐정 켄지와 겐나로는 과연 딸을 엄마에게 찾아줘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품게 된다. 다시 돌아간 딸이 불행한 삶을 살아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허나 딸을 엄마에게 돌려보내지 않는다면 그 인생을 자신들이 바꿨다는 부담을 짊어지게 된다. 미국 내 아동보호 문제를 심도 있게 바라본 영화다.

 

▲ '세컨 찬스' 스틸컷  © (주)영화사 오원 , (주)브리즈픽처스

 

세컨 찬스

 

아동문제는 복지로 유명한 북유럽에서도 피할 수 없는 문제다. 이 덴마크 영화는 한 형사의 깊은 고민을 담았다. 형사 안드레아스는 딸을 잃게 된다. 그는 죽은 딸과 전과자 트리스탄의 아이를 바꿔치기한다. 트리스탄은 변이 잔뜩 묻은 딸을 장롱 안에 넣어두는 등 방치한다. 안드레아스는 이를 막고자 하지만 친권을 중시하는 덴마크의 법률상 이는 쉽지 않다. 과연 안드레아스의 행동은 아이를 위한 행동일까에 대한 진중한 질문을 던지며 아동학대 문제에 국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느끼게 만든다.

 

▲ '돈 크라이 마미' 스틸컷  © Out of Carolina Productions

 

돈 크라이 마미

 

오랜 시간 학대를 참는 아이들의 특징은 두 가지라고 한다. 첫 번째는 주변이 도움을 줄 수 없다는 생각을 지닐 때, 두 번째는 부모가 유대관계가 강할 때다. 이 작품은 후자에 해당된다. 두 번이나 사랑하는 남자에게 상처를 입은 엄마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세 번째 남자와의 사이를 유지하게 해주기 위해, 딸은 남자의 폭행에도 고통을 참는다. 이 사실을 알고 분노하지만 차마 사랑을 저버리기 힘들어 하는 엄마의 모습과 그런 엄마 때문에 인내하는 딸의 모습은 가슴을 아프게 만든다.

 

▲ '미쓰백' 스틸컷  © (주)리틀빅픽처스

 

미쓰백

 

앞서 소개한 영화들이 다소 보기 힘든 반면, 이 작품은 구원을 소재로 했기에 고통 끝에 광명을 보여준다. 어린 시절의 상처 때문에 타인에게 사랑을 줄 수 없을 것이라 여겼던 백상아가 학대당하는 소녀 지은을 구하고자 분투하는 내용을 다룬 이 작품은 두 사람이 서로에게 구원의 의미가 되는 구성을 선보인다. 자기가 힘들고 아프다고 자식에게 그 아픔을 그대로 전가하려는 부모의 모습은 마음에 분노를 가져오며, 우리 모두가 미쓰백과 같이 고통 받는 아이들에게 온정의 시선을 보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 '라자르 선생님' 스틸컷  © 프리비젼 엔터테인먼트

 

라자르 선생님

 

이 작품이 아동학대라고 의문을 표할 분들이 있을 것이다. 학교나 어린이집 같이 교사가 학생 위에 권위적으로 설 수 있는 공간에서는 아동폭력과 학대가 암묵적으로 발생한다. 모국에서 가족을 잃은 라자르 선생은 캐나다로 망명을 와 한 초등학교 대체교사로 들어간다. 그가 맡은 반은 담임교사가 자살하면서 학생들이 슬픔에 빠져 있는 곳이다. 특히 한 학생이 자살한 교사와 연관되어 있지만, 그 사실을 교사와 학부모들이 절대 언급하지 못하게 하면서 학생은 그 슬픔을 내뿜지 못한다. 어른들에 의해 감정을 통제받는 아이들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 '마더' 스틸컷     ©넷플릭스

 

마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이 일본영화는 잔혹한 아동학대를 보여준다. 아키코는 이혼 후 주변 사람들에게 돈을 빌리며 무책임하게 살아가던 중 한 호스트에게 빠져 살인미수 사건에 연류되기도 한다. 문제는 그녀가 아들 슈헤이를 데리고 다닌다는 점이다. 아키코는 슈헤이에게 의존하며 어린 시절부터 노동을 시키고, 돈을 빌려오게 한다. 심지어 극단적인 선택을 강요하기에 이른다. 엄마에 대한 동정과 연민 때문에 빠져나오지 못하는 아들 슈헤이의 모습은 학대로 망가진 인생을 처절하게 조명한다.

 

▲ '신의 은총으로' 스틸컷  © 찬란

 

신의 은총으로

 

한 신부가 저지른 성범죄의 피해자들이 어른이 된 후 그를 고소하는 내용을 다룬 이 작품은 아동학대의 피해가 어른이 된 후에도 지속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알렉상드르-프랑수아-에마뉘엘로 주인공이 바뀌어 가면서 점점 망가진 삶을 보여준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자 안정된 가정을 꾸린 알렉상드르, 자신의 고통 때문에 사람들 사이에 섞여 살지 못하지만 사랑하는 가족을 꾸린 프랑수아와 달리, 그때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해 망가진 삶을 살고 있는 에마뉘엘의 모습은 상흔은 순간이 아닌 안고 살아가야 하는 영원임을 일깨워준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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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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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1.01.0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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