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와인드M|안데르센 동화를 바탕으로 한 '보이지 않는 사랑'

김준모 | 기사승인 2021/01/07

리와인드M|안데르센 동화를 바탕으로 한 '보이지 않는 사랑'

김준모 | 입력 : 2021/01/07 [10:00]

 

▲ '블라인드' 스틸컷  © (주)컨텐츠썬

 
<블라인드>

감독 : 타마르 반 덴 도프

출연 : 요런 셀데슬라흐츠, 핼리너 레인

국가 : 네덜란드, 벨기에, 불가리아

장르 : 드라마, 멜로/로맨스

러닝타임 : 103분

등급 : 15세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2021114, 겨울을 닮은 시린 로맨스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2007년 작품인 네덜란드 영화 블라인드2008년 제1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됐다. 이후 어둠의 경로를 통해 유포되면서 숨겨진 로맨스 명작영화로 평가 받았다. 최근 코로나19로 극장가에 볼 만한 영화가 없어지면서 국내에 정식개봉하지 않은 좋은 영화들이 극장가를 찾고 있다. 이런 기류에 힘입어 블라인드역시 13년 만에 개봉을 확정했다.

 

작품을 앞을 보지 못하는 루벤과 흉측한 외모를 지닌 마리의 사랑을 다룬다. 후천적으로 시력을 잃은 루벤은 그 고통으로 인해 짐승처럼 난폭해진다. 그의 어머니는 상처 입은 루벤의 마음을 문학으로 풀어주려고 하지만, 책 낭독을 맡은 사람마다 그의 난폭한 성격을 이기지 못하고 그만 둔다.

 

새로운 낭독자로 온 마리는 어린 시절의 학대로 얼굴과 온몸에 흉측한 상처를 지니고 있다. 남들 앞에서는 자신을 숨기는 마리지만, 앞을 볼 수 없는 루벤 앞에서는 본인을 드러낸다. 루벤을 제압한 마리는 기품 있는 목소리로 책을 읽어준다. 마리의 목소리와 그 품위에 반한 루벤은 그녀가 아름다운 사람일 거라고 생각한다.

 

적극적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루벤 앞에서 마리는 처음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사랑에 빠진 두 사람 앞에 새로운 고난이 다가온다. 루벤이 눈 수술을 받게 된 것이다. 루벤은 눈을 뜨면 사랑하는 마리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단 생각에 들떠 있다. 반면 루벤이 자신의 모습을 볼 것에 두려움을 느낀 마리는 그를 떠나고, 눈을 뜬 루벤은 마리를 잊지 못해 찾아나선다.

 

▲ '블라인드' 스틸컷  © (주)컨텐츠썬

 

작품은 안데르센의 동화 눈의 여왕을 바탕으로 한다. ‘눈의 여왕은 영화 속에서 마리가 루벤에게 읽어주는 책이기도 하다. 이 동화의 시작은 거울이 깨지면서 시작된다. 천사의 모습을 담으려던 악마는 거울을 깨뜨린다. 이 거울 조각은 지상으로 떨어져 사람들 가슴에 박힌다. 거울 조각이 박힌 사람들은 마치 눈처럼 차가운 마음을 지니게 된다.

 

마리가 사람들에게 받았던 시선은 이런 차가움이다. 거울은 대상을 비추는 역할을 한다. 마음에 거울조각이 박힌 사람들은 얼음 같은 마음으로 마리를 대한다. 그래서 마리는 거울이란 볼 수 있는 눈을 지니지 않은 루벤에게 따뜻함을 느낀다. 루벤은 눈이 보이지 않기에 마리의 내면을 바라보고, 그녀의 아름다운 마음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런 루벤과 마리의 관계는 동화 속 주인공 소년인 카이와 눈의 여왕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눈의 여왕은 카이를 사랑해 자신의 성으로 데려간다. 흰 머리카락을 지닌 마리의 모습은 눈의 여왕과 같다. 그녀는 루벤에게 자신의 머리색이 장미꽃처럼 빨갛다고 거짓말을 한다. 장미는 동화에서 카이와 그를 구하려는 소녀 게르다가 함께 키우던 꽃이자 따뜻함을 상징하는 소재다. 마리는 눈의 여왕처럼 차가운 삶을 살아온 자신을 루벤이 따뜻한 사람으로 인식하길 바란다. 루벤을 자신의 사랑 속에서 살게 하고 싶은 마리의 마음은 카이를 성으로 데려가는 눈의 여왕을 연상시킨다.

 

동화 속 눈의 여왕이 카이에게 맞추게 하려 한 단어는 영원이다. 마리는 가장 순수하고 진실한 사랑은 영원함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는 동화와 같은 아름다운 판타지가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음을, 눈을 뜬 루벤이 바라볼 세상이 그의 상상처럼 아름다운 낙원은 아닐 것임을 암시한다. 때문에 영화는 동화의 환상성을 가져오지만 판타지를 걷어내면서 진한 여운을 남긴다.

 

블라인드는 눈과 같이 시리고도 순수한 사랑을 담아낸다. 볼 수 없기에 더 아름다운 영화 속 사랑의 감정은 시대가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느끼게 만든다. 눈으로 뒤덮인 배경은 계절감을 더하며 겨울 로맨스의 진가를 선보인다. 슬프고도 감성적인 어른 동화를 원하는 관객이라면 이번 극장 개봉은 놓칠 수 없는 기회일 것이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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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1.01.0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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