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했던 그 시대 이야기 그리고 폭력

리뷰|영화 '나이팅게일(2020)'

이수연 | 기사승인 2021/01/12

이보다 더 했던 그 시대 이야기 그리고 폭력

리뷰|영화 '나이팅게일(2020)'

이수연 | 입력 : 2021/01/12 [10:00]

 

▲ 영화 '나이팅게일' 스틸컷  © (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씨네리와인드ㅣ이수연 리뷰어] 우리는 누구도, 어떤 이유에서도 소외될 수 없다. 그러나 여전히 다름에 대한 각종 혐오와 비난으로 인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존재한다는 것은 최근 뉴스만 봐도 알 수 있다. 열린 사고를 갖고 싶은 현시대 사람들이지만 모순적이게도, 차이를 존중하려는 열린 마음을 가지지는 못한다. 이런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겉으로는 아닌 척하지만 사실 아주 가까운 주변에서부터 차별을 야기한다. 이 사회의 구성원은 인간이고 이들이 모여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기 때문이며, 그렇기에 사회를 움직이는 힘도 우리의 손에 달려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역사가 반복될 뿐이다.

 

▲ 영화 '나이팅게일' 스틸컷  © (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영화 <나이팅게일>에서도 굉장히 폭력적이었던 한 시대를 반영하였다. 인물의 배경과 관계에서 바로 들어 나는 세 가지가 있다. 우선 주인공 클레어에게서 인간답게 살 권리 침해와 한 국가의 가슴 아픈 역사가 나타난다. 클레어는 호주의 작은 마을에 살고 있는 아일랜드 여성이다. 영국군 장교 호킨스의 도움으로 같은 국가의 남편을 만나 아이까지 낳아 가정을 꾸린다. 그러나 호킨스는 자신의 호의를 빌미로 집착을 시작하게 되고 결국 클레어를 자신의 소유물로 여겨 해서는 안 될 가혹한 폭력을 충동적으로 저지른다. 그녀의 가족을 헤치고 더 이상의 삶의 이유를 찾기 못하도록 처참히 무너뜨린다. 그러면서 클레어는 이성을 잃고 상실의 크기만큼이나 강한 복수심을 품게 된다

 

▲ 영화 '나이팅게일' 스틸컷     ©(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또한 클레어를 통해 감독은 한 시대를 그대로 보여준다바로 호주의 역사인데이는 클레어가 죄수로 낙인찍힌 이유와 바로 연결된다영국인과 대기근으로 인해 영국으로 건너간 아일랜드 사람들 700여 명이 죄수의 신분으로 호주에 정착했던 호주 대륙의 역사를 배경으로 한다그래서 클레어는 호주 사람도 아닌영국 출신 죄수도 아닌 아일랜드 사람이다. 

 

▲ 영화 '나이팅게일' 스틸컷     ©(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다음으로는 복수의 여정을 떠나는 클레어와 동행하는 빌리에게 집중해보자. 빌리는 호주의 원주민이자 흑인이다. 영국 군인들이 호주에 살고 있던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족족 인간 사냥을 하며 끌고 다니고 심지어는 고문까지 한다. 빌리의 대사를 보면 계속적으로 백인에 대한 분노와 경멸의 태도를 보인다. 이런 모습에서 단순히 영국 군인뿐만 아니라 호주로 이주한 수많은 백인들이 원주민을 살해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원주민들이 산속 깊은 곳에 살고 있는 장면들을 볼 수 있는데, 이 또한 본래 삶의 터전을 잃고 생존을 위해 백인들로부터 멀리 도망가서 숨어 살았던 실제 역사를 투영한다.

 

▲ 영화 '나이팅게일' 스틸컷     © (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마지막으로는 호킨스 무리 중 한 명인 어린아이에게 초점을 맞춰 감상해 볼 수 있다. 호킨스는 그 아이에게 계속적으로 폭력에 정당성을 부여해 교육했고, 점점 세뇌되어가는 아이의 모습을 보인다. 이는 타이카 와이키키 감독의 작품, <조조 레빗>과도 꽤나 통하는 이야기이다. 10살 소년 조조는 유태인에 대한 혐오를 어린 시절부터 교육받아 왔기에 그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여긴다. 두 작품 모두 폭력을 원래그래도 되는 것이라 여기는 믿음을 순수한 아이들의 시선으로 보여주어 더욱 전달을 높인다. 그러나 세뇌에서 벗어나는 조조와는 달리 <나이팅게일>의 어린 병사는 결국 호킨스를 존경하며 철저하게 따르고자 한다. 19세기에 잘라냈어야 할 잔재가 현세대에게 유전이라도 된 듯 이어지고 있는 것, 그리고 미래세대까지 전달될 수 있는 심각성을 감독은 아이의 이야기로서 풀어간다.

 

총탄과 핏방울 튀기는 이 영화는 마지막에서 마침내 아주 이상적인 세계를 상징적으로 표현한다클레어와 빌리를 돕는 사람들이 등장하는데온전하지 못한 시대에도 인식이 바로 선 사람들의 손길이 있었음을 보여준다또한 함께 식탁에 함께 앉아 밥을 먹는 모습은 아주 평범하고 당연한 것들로부터 동등한 권리와 누리도록 존중하는 태도의 중요성을 드러낸다.

 

▲ 영화 '나이팅게일' 스틸컷  © (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인류의 역사에는 전쟁을 포함한 다양한 폭력이 존재했고 지금까지 연결되고 있다감독은 호주의 아픈 역사를 바탕으로 하였지만인물과 그들의 관계를 통해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자 했다. 75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더욱 인정받은 작품인 만큼그리 단순한 복수 영화가 아니다아픔들이 얽혀 있다는 것을 기억하며 감상할 때스크린을 통해서도 충분히 모든 요소가 심각성을 띠며 관객에게 와 닿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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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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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1.01.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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