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N 명품 시리즈는 어떻게 '혐오의 시대'를 표현했나

OCN 오리지널 시리즈 '보이스2'(2018)

김준모 | 기사승인 2021/01/14

OCN 명품 시리즈는 어떻게 '혐오의 시대'를 표현했나

OCN 오리지널 시리즈 '보이스2'(2018)

김준모 | 입력 : 2021/01/14 [10:00]

 

▲ '보이스2' 포스터  © OCN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보이스OCN 장르물 성공의 신호탄을 쏜 드라마다. 이 작품의 성공을 바탕으로 OCN터널’ ‘나쁜 녀석들’ ‘the guest’ ‘구해줘’ ‘경이로운 소문등 장르물 명가로 거듭날 수 있었다. 2021보이스4’가 편성되면서 새로운 시리즈로 돌아오기 전 지난 시리즈인 보이스’ 2편과 3편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 '보이스2' 강권주 역 이하나  © OCN

 

무진혁, 모태구 등 인상적인 캐릭터들의 하차

 

보이스의 시작은 개인적인 원한의 색깔이 강했다. 같은 사건으로 각각 아버지와 아내를 잃은 강권주와 무진혁은 범죄시간의 골든타임을 사수하는 특수수사팀 골든타임팀에 합류한다. 뛰어난 청각으로 통화소리 만으로 범죄현장을 파악하는 강권주와 동물적인 감각으로 현장을 장악하는 무진혁은 좋은 조합을 선보였다. 여기에 김재욱이 맡은 모태구는 역대급 악역으로 우아함과 잔혹함을 동시에 보여주며 극에 품격을 더했다.

 

작품은 1탄 이후 2탄을 예고하면서 주요 인물들을 전원 하차시킨다. 무진혁은 팀을 떠났고, 모태구에게 붙잡혔던 현장팀 막내 대식은 요양 중으로 팀을 떠난다. 여기에 은수와 함께 권주를 보좌했던 현호는 유학을 떠난다. 매력적인 악역으로 2탄에서도 활약이 기대되었던 모태구는 정신병원에서 잔혹하게 살해를 당한다. 그리고 골든타임팀에 복귀한 경학은 첫 화에서 살해당한다.

 

보이스2’는 강권주와 박은수를 제외하고 완전히 새 판을 짠다. 골드타임팀은 시범운영으로 풍산시로 공간을 옮긴다. 현호의 자리는 서율이 대신하고, 현장팀에는 중기와 광수가 합류한다. 여기에 새로운 갈등요인을 더한다. 바로 풍산시 내부다. 이 갈등은 권주가 골든타임 현장팀의 팀장으로 도강우를 선택하면서 발생한다. 미남배우 이진욱이 연기하는 도강우는 이번 시리즈가 지닌 핵심적인 캐릭터다.

 

▲ '보이스2' 도강우 역 이진욱  © OCN

 

사이코패스 형사의 등장

 

보이스시리즈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소리, 즉 범죄 피해자에 노출될 확률이 높은 이들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설정을 지닌다. 권주의 청각은 사회적 약자들의 풀잎과도 같은 나약한 목소리를 알아차리고 이를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경찰이 놓치거나 착각하는 사건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끈다. 여기에 더해진 색깔이 잔인함이다. 케이블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높은 수위를 바탕으로 잔인한 수사극을 선보인다.

 

2탄은 시작부터 강렬하다. 강우는 눈앞에서 파트너 형준이 손목이 잘리면서 살해당하는 광경을 지켜본다. 강우는 가까스로 탈출하지만, 형준의 살인범으로 몰린다. 이유는 그가 지닌 사이코패스 기질 때문이다. 형준의 이복형이자 풍산서 강력계장인 홍수는 강우를 범인으로 의심하며 그의 혐의가 입증되지 못했다는 점에 분노한다. 그래서 강우가 골든타임팀으로 복직하자 분노한다. 동시에 자신의 손으로 강우를 강력팀에 뽑았다는 점에서 애증을 지니고 있다.

 

잘생긴 얼굴에 큰 키, 남성적인 매력에 시크한 말투 등 다양한 매력이 넘치는 도강우지만 그중 가장 큰 매력은 그의 그림자다. 강우의 내면에는 짐승과도 같은 폭력성이 담겨 있다. 그는 범인을 검거하는데 있어 폭력을 사용하는 걸 주저하지 않는다. 권주에게 범죄자들은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하지 않느냐는 강우의 말은 그의 내면에 숨겨진 사이코패스적인 면모가 언제 튀어나올지 모른다는 긴장감을 보여준다.

 

여기에 그가 재일교포 출신이라는 점, 일본에서의 어린 시절 기록이 전혀 없다는 점은 기괴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일본영화는 공포나 스릴러 장르에서 공간적인 분위기만으로 기괴한 느낌을 자아낸다. 작품 중간중간에 강우가 보는 미오라는 소녀의 망령과 소녀가 강우를 코우스케라는 이름으로 부른다는 점은 미스터리를 강화한다. 도강우 캐릭터 설정만으로 이번 작품은 전작과 차별성을 두면서 흥미를 자아낸다.

 

▲ '보이스2' 스틸컷  © OCN

 

사건 또 사건, 지독한 자극

 

수사극은 사회적인 문제를 담는다. 아마 요즘 같으면 논란이 될 만한 소재도 가감 없이 담아내며 자극이란 측면에서 대단할 만큼 강하게 몰입을 이끌어 간다. 그 비결은 끝이 없는 사건에 있다. 보통의 추리극이 중심사건을 바탕으로 에피소드 하나가 끝나면 잠깐 쉴틈을 지니고 중심사건을 파고 들고, 다시 에피소드가 발생하는 식으로 전개되는 반면, 이 작품은 중심사건과 에피소드를 현란하게 엮으면서 강강강강의 구성을 선보인다.

 

이런 빠른 속도는 1화부터 시작된다. 시작부터 옥션 파브르에 의한 경찰 살인, 3년 전 동료를 잃은 강우의 등장, 강우가 골든타임팀에 합류하며 홍수를 비롯한 형사들과의 갈등, 이 갈등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에 코드 제로 사건이 발생하며 쉴 틈을 주지 않는다. 사건은 쉬어갈 에피소드가 없을 만큼 다 자극적이다. 미성년자 성범죄, 조선족에 의한 보이스피싱, BJ의 별풍선을 노린 자극적인 조작 방송, 데이트폭력을 보여준다.

 

여기서 미성년자 성범죄나 조선족 보이스피싱은 요즘과 같은 규제의 시대에는 보기 힘들 만큼 높은 수위로 묘사된다. 여기에 방제수가 이끄는 메인 빌런 조직인 옥션 파브르가 사람의 신체를 절단해 부자들에게 파는 조직이란 점에서 1탄을 능가하는 잔혹함을 선보인다. 이런 전개가 가능한 건 모든 미스터리를 시즌3로 미루기 때문이다. 다소 진중하거나 감정을 보여줘야 할 드라마를 뒤로 미루며 시즌2는 아우토반 같은 전개로 단 12화로 막을 내린다.

 

▲ '보이스2' 방제수 역 권율  © OCN

 

혐오의 시대인가

 

시즌2와 시즌3는 도강우가 자신의 정체성을 알아가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동일한 주제를 지닌다. 시즌2의 주제는 사실상 시즌3에서 강하게 보여준다. 그럼에도 어쨌든 하나의 시즌이기에 완성도를 신경 써야 했고, 그런 측면에서 혐오의 시대의 주인공을 도강우와 방제수로 설정한다. 강우는 사이코패스라는 이유로 주변에서 편견의 시선을 받는다. 그 혐오는 경찰 내에서 그를 범인으로 의심하는데 이른다.

 

제수는 엄마에게 학대를 당하며 컸지만, 엄마가 강간당한 후 자신을 낳으면서 받았던 사회적인 멸시와 혐오의 시선을 이해하기에 이를 견뎌내고자 한다. 그는 한 순간도 온정의 시선을 받지 못했던 엄마에 대한 동정이 분노보다 크기에 사회를 향한 적의를 지닌다. 그는 강우 역시 과거 일본에서 이런 혐오를 당했다는 점에서 증오를 품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 감정을 억누르려는 강우의 본성을 제수는 깨우려고 한다.

 

옥션 파브르라는 단체의 이름만 봐도 그렇다. 이 단체는 인간을 벌레라 여긴다. 자신들을 인간 위에 선 존재라 여기며 타인에 대한 혐오를 감추지 않는다. 신체를 훼손하는 사건은 인간을 같은 존재로 보지 않기에 가능하다. 곤충이나 동물을 박제하는 거처럼 인간을 하등한 존재로 보는 것이다. 때문에 방제수가 직접 경찰서를 찾아가 권주와 강우에게 게임을 제안하는 장면은 섬뜩함을 자아낸다. 마치 어린아이를 상대하는 거 같은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청각을 활용한 수사극이 여전한 매력을 보여주면서 도강우의 정체성이 지닌 미스터리와 방제수의 독특한 캐릭터성이 빛을 발하며 속도감을 높인다. 다만 속도감에 매몰된 나머지 감정적인 격화를 이끌어내는 지점이 부족하다는 점, 강강강강의 전개다 보니 뒤에 가서는 자극이 무덤덤해진다는 점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리고 시즌3는 이 모든 수수께끼에 해답을 제시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시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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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1.01.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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