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종'의 삶을 통해 말하는 공허와 용기

[프리뷰] '제이티 르로이' / 1월 21일 개봉 예정

김준모 | 기사승인 2021/01/18

'관종'의 삶을 통해 말하는 공허와 용기

[프리뷰] '제이티 르로이' / 1월 21일 개봉 예정

김준모 | 입력 : 2021/01/18 [10:00]

 

▲ '제이티 르로이' 포스터  © (주)영화사 빅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나를 찾아줘’ ‘부탁 하나만 들어줘’ ‘인퍼머스등 최근 할리우드에 등장한 소재 중 하나가 관종이다. SNS 등 자신을 알릴 수 있는 매체가 다양해지고, 누구나 스타가 될 수 있는 환경이 되면서 남에게 관심을 받기 위한 행동을 하는 관심 종자, 관종은 하나의 사회적 소재가 되었다. ‘제이티 르로이는 관종을 소재로 한 영화로, 앞서 언급한 작품들처럼 섬뜩한 느낌을 주기 보다는 일종의 소동극을 통해 진중한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다.

 

음악을 하는 오빠 제프를 따라 샌프란시스코로 독립한 사바나는 그곳에서 제프의 여자친구인 가수 로라와 함께 지내게 된다. 함께 외출을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돌아오는 길, 로라는 혼잣말로 내가 제이티 르로이라는 걸 알게 되면 사람들이 날 다르게 봤을까라는 말을 한다. 제이티 르로이는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쓴 소설이 베스트셀러에 등극한 작가로 얼굴을 공개하지 않고 전화로만 인터뷰를 하는 신비주의 작가다.

 

▲ '제이티 르로이' 스틸컷  © (주)영화사 빅

 

불행했던 과거 때문에 자신을 대중에게 드러내고 싶지 않은 로라는 자신이 만들어낸 제이티 르로이라는 가상의 인물이 사바나와 묘하게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사바나에게 제이티를 연기해줄 것을 부탁한다. 로라의 소설에 매료된 사바나는 그 부탁을 수락한다. 군인처럼 짧은 머리를 한 사바나에게는 보이시한 매력이 있다. 사바나는 압박붕대로 가슴을 가리고, 금발 가발을 쓴 중성적인 제이티 르로이를 연기한다.

 

처음 제이티를 연기한 사바나는 좋은 기분을 받지 못한다. 아직 자신의 정체성을 확보하지 못한 사바나는 다른 사람이 되었다는 사실이 유쾌하지 않다. 한 번으로 제이티 대역을 그만둘 생각이었던 그녀는 소설의 영화화가 결정되자 다시 제이티 르로이가 된다. 로라와 함께 할리우드를 향한 그녀는 그곳에서 배우 에바를 만난다. 로라는 에바가 영화에 대한 연출을 노리고 접근하는 만큼 조심하라고 이르지만, 에바의 매력에 빠진 사바나는 벗어나지 못한다.

 

국내에서 큰 열풍을 이끌었던 에세이 죽고싶지만 떡볶이는 먹고싶어는 우리 마음속에 이중적인 생각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일이 죽을 만큼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지만, 맛있는 떡볶이를 사먹을 돈은 벌고 싶다. 이 심리는 유명해지고는 싶지만 이에 대한 부담감은 짊어지고 싶지 않다는 의미다. MBC 예능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배우 류승수가 말했던 유명해져서 부담을 받고 싶지는 않은데 돈은 유명인만큼 벌고 싶다는 말과 같다.

 

▲ '제이티 르로이' 스틸컷  © (주)영화사 빅

 

이런 이중적인 욕망은 로라가 사바나에게 제이티를 연기하게 만드는 심리다. 로라는 불행했던 과거를 대중 앞에 선보이고 싶지 않다. 그녀는 자신의 모습이 대중이 원하는 이미지가 아니라 생각한다. 소설을 향한 대중의 관심이 떠나갈 수 있다는 두려움은 사바나를 제이티로 만든다. 중성적인 이미지에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금발머리는 로라가 원하는 이미지 그 자체다. 사바나가 이를 수락한 건 그녀에게도 관종의 기운이 있기 때문이다.

 

사바나는 꿈이 확실히 정해지지 않은 청춘이다. 아직 진로를 정하는 단계인 그녀에게 제이티 르로이는 달콤한 사과와 같다. 감당하기 힘든 그 왕관을 쓰고자 결정했던 표면적인 이유는 돈이지만 그 이면에는 허울뿐인 유명세에 대한 욕심이 있다. 그 유명세가 백설공주를 영원한 잠에 빠뜨린 독사과와 같다는 것도 모르고 스포트라이트를 위해 무대 위에 오른다. 사바나의 솔직한 언행과 매력적인 분위기는 대중을 사로잡지만, 이내 상처로 다가온다.

 

에바의 관심이 멀어지면서 사바나는 자신감을 잃는다. 그녀의 주변에는 누구나 손에 넣고 싶은 영광의 순간이 가득하다. 베스트셀러 작가, 할리우드, 칸영화제 등등. 허나 이 모든 게 자신이 아닌 타인의 것이며, 이 가면이 언젠가 벗겨질 것을 알기에 고통을 느낀다. 애정을 표하는 에바만은 진정으로 자신을 안아줄 것이라 여겼으나 산전수전 다 겪은 인생선배 로라의 조언을 무시한 대가를 톡톡히 받는다.

 

▲ '제이티 르로이' 스틸컷  © (주)영화사 빅

 

작품은 사바나와 로라의 모습을 통해 관종이란 허상에서 벗어나 자신을 보여줄 줄 아는 용기를 갖추라 말한다. 제이티 르로이는 사바나의 모습이 아니지만, 동시의 로라의 모습도 아니다. 로라는 대중이 좋아할 만한 캐릭터를 만들어냈고, 그 옷을 입을 자신이 없기에 사바나에게 입혔다. 누구도 될 수 없는 허상의 인물은 대중의 입맛에 맞추려다 결국 공허와 후회에 빠지는 관종의 실상을 보여주며 그 벽에 갇혀있지 말고 나오라는 메시지를 준다.

 

제이티 르로이는 메시지에 있어서는 강렬한 작품이다. 허나 이를 표현하는 방식에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사바나, 로라, 에바의 캐릭터가 모두 개성이 강하다 보니 각자의 매력을 모두 보여주고 싶어서 말을 많이 한다. 말이 많은데 속도가 빠르다 보니 산만하다. 연출이 산만해지다 보니 집중력이 부족해지고, 난잡함 속에 메시지만 명확하게 떠오르는 아쉬움을 보여준다. 이와 별개로 특유의 분위기를 바탕으로 매력적인 캐릭터를 소화해낸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연기는 인상적이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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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1.01.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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