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작은 영원하다_블레이드 러너 ①

선구자는 후세가 알아보는 법, 『블레이드 러너』

김미정 | 기사승인 2021/09/30

걸작은 영원하다_블레이드 러너 ①

선구자는 후세가 알아보는 법, 『블레이드 러너』

김미정 | 입력 : 2021/09/30 [10:10]

[씨네리와인드|김미정 리뷰어] 시작에 앞서 이번 글은 2편으로 나누어 준비해보았다. 쓰면 쓸수록 글의 분량은 늘어가지만, 하고 싶은 말은 끝나질 않으니 명작은 명작인가 보다. 읽어 주시는 분들도 편히 읽으실 수 있도록 중반부에서 나눠보았으니, 아무쪼록 다음 편도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다.

 

<블레이드 러너>는 영화 장르적 특성, 시각적 효과, 음악 그리고 영화의 주제 즉 영화가 던지는 질문 등 강점이 다양한 작품이다. 하지만 1982년 영화 개봉 당시, 흥행 참패와 함께 냉담한 반응과 악평이 난무했었다. 그때의 대중들은 난해한 이야기와 밋밋한 연출,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의 전개 부재 등의 이유로 등을 돌렸었다.

 

하지만 선구자의 진면목은 후세가 알아보는 법. 시간이 지날수록 <블레이드 러너>에 대한 평가는 바뀌어 갔고, 현재에는 어느 사이트에 들어가 살펴보든 높은 평점을 유지하고 있으며걸작이라는 평을 받는 위치에까지 올라가게 되었다. 앞서 얘기한, 이 작품의 장점들이 빛을 발하게 된 것이다.

 

▲ <블레이드 러너> 공식 포스터     ©㈜해리슨앤컴퍼니

 

영화는 2019년 황폐화된 지구의 도시 L.A를 배경으로, 인간을 대신해 우주식민지에 나가 있던[1]레플리칸트(Replicant)’ 중 6명이 로이라는 인물을 기점으로 자신들의 한정된 수명을 늘리기 위해 지구에 잠입하고, 그들을 잡기 위해 경찰이 은퇴한 블레이드 러너(인조인간인지 아닌지를 판명하고, 잡아서 폐기하는 임무 수행하는 현상금 사냥꾼)데커드를 불러들이면서 시작되는 레플리칸트들과 블레이드 러너 간의 추격, 액션 드라마이다.

 

사실 이야기의 소재는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너무 익숙하고, 초반부의 전개속도는 빠르지 않아서 지금도 도중에 소위 말하는 하차를 하는 사람도 드물지 않다. 영화 스토리 전반에는 흔히 볼 수 있는 클리셰가 가득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왜 지금에 이르러 걸작이라는 평을 받는지는 우선, 이 영화가 시각적 효과를 통해 보여준 장르적 특성을 생각해봐야한다. 영화의 배경은 2019년의 L. A이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쨍쨍한 햇빛과 맑은 날씨의 L.A가 아닌, 사막화로 황폐화된 지구의 희뿌연 스모그와 산성비가 내리는 어둡고 습한 도시의 모습을 보여준다. 희뿌옇고 축축한 도시의 전경 속 어지러운 네온사인들, 높고도 기괴한 형상의 빌딩들과 그 사이를 날아다니는 비행차량들.

 

▲ <블레이드 러너> 공식 스틸컷  © ㈜해리슨앤컴퍼니

 

영화 속 시티 스피크라고 불리는 여러 언어들이 섞인 알아듣지 못할 새 언어체계들과 여러 인종들. 도시 곳곳에 보이는 동양의 언어들과 특히 가장 시선을 끄는 전광판 속 게이샤 여인 등이 감독이 말한 근사하게 망가진 미래’, 디스토피아를 훌륭히 구현해냈다. 이런 시각적 효과들은 하나의 클리셰가 되어 [2]사이버펑크(Cyberpunk)장르물의 고전이자 원조로 자리잡았다. 이는 이후 등장하는 여러 SF장르의 영화들은 물론이고, 애니메이션, 게임 등에도 영향을 줬다. <블레이드 러너>의 영향을 받은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로보캅>, <공각기동대> 등이 있다.

 

▲ <블레이드 러너> 공식 스틸컷  © ㈜해리슨앤컴퍼니

 

시각적 효과와 더불어 이 영화를 사이버펑크, 디스토피아 장르의 정수이자 걸작으로 만든 요소로 음악을 꼽을 수 있다. <블레이드 러너>의 음악을 담당했던 반젤리스는 신시사이저 소리를 주로 이용해 신비롭고도 몽환적인 분위기의 배경음악들을 만들어냈고, 그 중 가장 유명한 사운드트랙인 ‘End Titles’는 지금까지도 여러 매체에서 사용되고 있다.

 

해당 영화의 시각효과와 음악으로 사람들에게 한 장르에 대한 이미지를 연상시키게 만든다는 것만으로도 훌륭히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할 수 있지만, 난 이 영화를 걸작의 반열에 올려놓은 큰 이유는 영화가 품고 있는 질문 , 주제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이 점에 대해서는 다음 편 글에서 다루려고 한다. 해당 작품에서 내가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했던 부분이기 때문에, 조급하지 않게 천천히 생각을 풀고 소개해드리고 싶다.



[1]Replicant(복제)에서 파생된 단어. 해당 작중에서는 타이렐 사()’에 의해 제조된 복제인간으로, 인간과 유사하거나 보다 월등한 지능 및 신체적 능력을 갖고 있지만, 인간이 하기 힘든 일을 대신하는 인류의 노예처럼 쓰인다. ‘비인간(Skin job)’이나 진화된 로봇등의 비속어로 낮잡아 불리기도 한다.

[2]A genre of science fiction set in a lawless subculture of an oppressive society dominated by computer technology. (=컴퓨터 기술에 의해 지배당하는 억압적인 사회의 무법적인 서브컬처를 기반으로 하는 SF의 한 장르.), “Cyberpunk”, Oxford English and Spanish Dictionary, 21-09-28, https://www.lexico.com/definition/cyberpu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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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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