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은 결코 슬픈 말이 아니다

Review|'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You Are the Apple of My Eye, 2011)

정다은 | 기사승인 2021/10/12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은 결코 슬픈 말이 아니다

Review|'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You Are the Apple of My Eye, 2011)

정다은 | 입력 : 2021/10/12 [10:45]

▲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스틸컷.  © (주)이놀미디어

 

[씨네리와인드|정다은 리뷰어] 대만 로맨스 청춘 영화가 주는 특유의 분위기는 없던 첫사랑도 만들어 추억에 젖게 하고는 한다. 다들 학창시절로 돌아가 생각해보면, 그런 친구들이 꼭 한 명씩은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 있다. 일명 엄친아혹은 엄친딸이라고 불리는, 공부도 곧잘 하고 인간관계도 원만하며 외적인 모습도 호감인 친구 말이다. 주인공 커징텅의 첫사랑, 션자이가 바로 이런 아이이다. 첫사랑의 표본처럼 커징텅뿐만 아니라 커징텅의 친구들 쉬보춘, 아허, 차오궈성, 라오잉홍도 그녀를 좋아했다. 각자 션자이를 좋아하는 깊이는 달랐으나, 모두 자신의 방식으로 션자이의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하고는 하였다. 션자이의 친구 후자웨이까지 총 7명의 친구가 서로 학창시절의 한 페이지를 채워나간다.

 

▲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스틸컷.  © (주)이놀미디어

 

선생님의 지시로 매일 션자이에게 숙제 검사를 맡는 커징텅은 처음에는 대충하다가도 나중에는 오기가 생겨 밤새 영어공부를 한다. 이에 아침마다 잠자는 커징텅을 션자이는 파란 볼펜으로 오른쪽 어깨를 찔러 깨우고는 한다. 이를 반복하다 보니 커징텅의 하복에는 여러 볼펜 자국들이 둘만의 추억으로 남아있다. 하루는 서로의 소원을 들어주는 내기를 하게 되고, 내기에서 진 커징텅은 머리를 밀고 온다. 그리고 내기를 이겼음에도 머리를 묶고 온 션자이. 아마 이때부터 션자이의 마음이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날까지 그 누구도 션자이에게 고백하지 않는다. 아직 고백할 용기가 없거나 그 정도의 좋아함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커징텅은 데이트다운 만남을 가지기도 하고 매일 밤 통화를 하기도 하며 점점 가까워졌다.

 

단 한 번, 단 하나의 사건으로 둘 사이는 멀어진다. 션자이에게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던 커징텅과 그런 커징텅이 걱정되는 션자이. 서로를 배려하고자 제 생각만을 내세운 둘 사이에 꼬일 대로 꼬여버린 실타래는 결국 풀지 못하고 끊어졌다. 결국 커징텅과 션자이는 사랑의 결실을 보지 못했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확실히 해피엔딩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새드엔딩이라고 할 수 있는지 질문을 던져본다.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라는 말은 첫사랑과 잘될 일이 없다는 의미로 쓰이고는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좋은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은 아닐까. 션자이의 결혼식에 참석한 커징텅은 기쁜 얼굴로 식장을 걸어가는 그녀를 바라보며 식장을 나간다. 그리고 이런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써 내려가는 커징텅의 모습으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

 

▲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스틸컷.     ©(주)이놀미디어

 

이 영화는 감독이자 원작 소설의 작가인 구파도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그래서인지 다른 로맨스 영화와는 달리 철저하게 남자 주인공인 커징텅의 시선에서 영화가 전개된다. 이러한 점이 커징텅에게 더 감정 이입하게 했다고 생각한다. 구파도 감독은 영화가 허구 속 세상임에도 불구하고 그때의 결말을 바꾸지 않았다.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에서 결말을 바꾸게 된다면 그건 회한이 아니라 미련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에 의해 아파한다면 그 사람과 함께하는 모습을 진심으로 축복할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때 그 시절 열렬한 자신의 마음을 되돌아보고 싶은 사람에게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를 추천하며 이만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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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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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1.10.1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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