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저티드' 카드리 크뢰우사르 - 사막의 황량함 속, 열기를 발굴해낸 시선

BIFF에서 만난 사람|'디저티드' 감독 카드리 크뢰우사르

이하늘 | 기사승인 2021/10/17

'디저티드' 카드리 크뢰우사르 - 사막의 황량함 속, 열기를 발굴해낸 시선

BIFF에서 만난 사람|'디저티드' 감독 카드리 크뢰우사르

이하늘 | 입력 : 2021/10/17 [13:43]

[씨네리와인드|이하늘 객원기자] 납치범과의 러브스토리. 단순히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고립 속에서 열망을 이끌어내는 작품인  「디저티드」 속 사막의 시퀀스들은 가히 아름다움을 넘어 경이로운 수준이다. 마치 데이비드 린 감독의 <아라비아의 로렌스>(1967)을 떠올리듯. 중동 사막을 배경으로 사진작가인 잉그리드와 납치범 알리는 각자에게 위로가 되어준다. 그렇게 감싸 안은 포옹은 아슬아슬하면서 사막의 모래처럼 곧 흘러내릴 듯 조마조마하다. 이 중심의 프레임 너머의 사막을 바라본 카드리 크뢰우사르 감독의 시선은 절묘하면서도 섬세하다. 양가적인 감정 선의 디테일한 표현방식은 아름다운 사막 시퀀스와 사운드의 철저한 설계로 이어지고 감정은 가중된다. 전작인 <마그누스>(2007)로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상을 수상하며 세계에게 새로운 시선을 건넨 그녀는 이번에도 <디저티드>를 통해 부산국제영화제에 놀라운 시선을 새겼다. 지난 10일,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그녀를 만났다. 그녀는 인터뷰를 마친 후, 영화의 현장 스틸컷을 제공해주었다. 

 

▲ 카드리 크뢰우사르 감독  ©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디저티드>의 영화 상영과 GV(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되었다. 지난 번(2007년) <마그누스>로 부산을 방문하고 이번에 다시 부산을 방문하게 되어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서 상황이 많이 다르다. 저번에 부산을 방문했을 때 즐거웠다. 관객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마음이 따뜻해지는 경험, 눈물을 흘리는 경험 등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것들이 허락 되지 않아서 몹시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들과의 GV를 통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사막의 중심부에 놓여진 인간들의 양가적인 감정과 시선에 대해 중심적으로 풀어내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이 이야기를 시작한 계기가 있다면.

 

= 영화를 시작하게 된 계기라고 하면, 두 가지로 정리해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첫 번째는 사막이고, 두 번째는 잉그리드라는 영화 속 주인공이 나와 닮았다. 사막은 환상을 가지고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된다. 25살, 처음으로 이집트 시나이 사막에 방문했다. 내면의 나를 끌어내려고 하는 마음을 느꼈다. 사막에 대한 로맨틱한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일지 모르지만 나를 벗어던지는 듯한 비슷한 광경과 광대함을 느꼈다. 두 번째로는 잉그리드는 또 다른 나다. 캐릭터의 상황과 거의 비슷한 상황에 놓여 질 뻔 했다. 무척이나 위험한 상황이었는데, 다행히 상황을 모면했다. 나의 연장선상에 있는 캐릭터라고도 할 수 있다. 그렇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잉그리드가 납치를 당하는 장면이 흥미로웠다. 총구를 들이미는 긴장감이 오가는 상황 속 특히 납치범인 알리의 성격이 부각되었다. 섬세하면서도 신중한 캐릭터로 느껴졌다. 알리라는 캐릭터를 구상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요소가 있는가.

 

= 어떤 면에서 굉장히 까다로운 씬이었다. 그가 등장하면서 어떤 일이 앞으로 펼쳐질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잉그리드의 입장에서도 상황파악이 안되는 장면이라서 그렇다. 무섭지만 알리는 참 좋은 사람이다. 양가적인 캐릭터기도 하다. 잉그리드가 잠이 안온다고 하자 수면제도 건네준다. 잉그리드와 알리의 관계 속에서 사막의 외롭고 무서운 관계가 발전하게 되는 이유도 이런 알리의 캐릭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구멍을 통해서 잉그리드가 사막의 밖을 내다본다. 그 장치가 잉그리드가 초반부 사람들을 인터뷰하던 모습과 대비되는 본질로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마치 내부의 시선으로 보는 듯한. 구멍을 통해 보는 장면에 특히 힘을 쓴 것 같다. 그 시선이 변화되어 가는 과정을 관객들이 놓치지 않고 보길 바란 건가.

 

= 대화를 하는데 있어서 대부분 카메라는 거의 잉그리드와 함께 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무사와 알리가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 잉그리드가 구멍의 내부에서 이들의 대화를 듣는 상황 속에서 그들의 대화만 집중적으로 보여준다. 잉그리드는 배제시키고. 카메라는 거의 잉그리드와 함께한다. 잉그리드가 갇혀있는 곳이 마치 꿈처럼 감정들을 표현하게 만들었는데, 홍수가 나는 것처럼 표현한 장면도 그렇다. 색깔이 빨간색으로 변경되는 장면들은 포토샵으로 표현한 것인데 사막의 신성한, 아름다운 피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와 다르게 다른 씬 들에서는 사막을 평온하게 보여주려고 했다.

 

사막 시퀀스들은 데이빗 린 감독의 <아라비아의 로렌스>(1967)를 연상시킨다. 사막이 가진 특수성, 낮과 밤의 시시각각 바뀌는 기온차가 잉그리드와 알리 두 사람의 모습과 동일시 되어 보였다. 영화의 주요 공간을 사막으로 설정한 이유가 궁금하다.

 

= 사막이라고 하는 것이 상징하는 것은 외로움과 갈망이다. 나 자신을 표현하는 잉그리드처럼 사막을 여행했던 경험이 영화의 공간을 설정하게 된 이유가 되었다. 영화의 배경은 사실 이집트지만 영화를 찍은 곳은 요르단이다. 이집트나 베두인 문제가 안전한 상황이 아니라서 요드단을 선택했다. 그러한 이유로 사막을 여행해본 좋은 경험들이 그렇게 설정한 이유가 되었다. 사막과 관련해서 요르단에서 한번 찍었으니 모로코에서도 찍고 싶다.

 

사운드 디자인이 철저하게 계산된 타이밍에 들어갔다. 잉그리드의 심장박동 소리가 회상이나 꿈 장면에 나온다. 하지만 엔딩은 미묘하게 심장박동이 시계초침소리로 변한다. 마치 사막에서 멈췄던 시간이 흐르는 느낌이다. 앞으로 잉그리드의 심장박동이 어떤 것에 반응하며 시간이 흐를지 궁금하다.

 

= 심장박동 소리를 말씀하셨는데, 현장에서 배우의 심장박동 소리를 자연스럽게 듣게 되었고 영화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작곡가 분께서 일부의 음악을 주셨는데 심장박동과 잘 맞춰진다는 생각이 들어서 사운드 디자인을 이렇게 하게 되었다. 사운드 디자인을 할 때는 미묘한 것들이 중요한 것 같다. 사막에서는 음악을 과도하게 사용할 수 없는데, 내가 요청했던 것은 최소한으로 미니멀하게 해달라고 부탁드렸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춤을 추는 장면에서 중요한 대조가 일어났던 것 같다. 사운드 디자인의 중요성을 알고 있고, 영화를 생각하면 시각적인 부분만 생각하길 마련인데 엄마 뱃속에 있을 때를 생각해보면 시각적으로 보는 게 더 나중인데 관객들이 그것을 간과하는 부분도 있다. 그래서 사운드 디자인이 무척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혹시 차기작은 어떤 작품인가

 

= 사막에 있어서의 두 번째 작품을 생각하고 있다. 혼자서 세계를 여행했던 여성의 이야기와 1939년 모스크바를 배경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생각중이다. 

 

영화를 보러 찾아온 한국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마그누스'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을 당시의 환상적이었던 한국 관객들이 기억난다. 올해는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해 조금 다르겠지만, 부산국제영화제는 올해도 여전히 빛난다고 생각난다. 부산국제영화제에 '디저티드'를 초대해 주어 감사하고, 관객분들이 이 영화를 좋아해주셨으면 좋겠다.

 

▲ <디저티드> 현장 스틸컷  © Kadri Kousaar 직접 제공

 

▲ <디저티드> 현장 스틸컷  © Kadri Kousaar 직접 제공

 

▲ <디저티드> 현장 스틸컷 왼쪽에서부터 알리역, 감독님, 잉그리드 역 © Kadri Kousaar  제공

 

위 사진은 Kadri Kousaar감독님께서 직접 제공해주신 현장 스틸 사진이다. 

INTERVIEW 이하늘

PHOTOGRAPH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카드리 크뢰우사르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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