얕지만 명료한 질문을 던지는 폴 버호벤 감독

[프리뷰] '베네데타' / 12월 01일 개봉 예정
장점과 단점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그의 신작 「베네데타」

이성현 | 기사승인 2021/11/25

얕지만 명료한 질문을 던지는 폴 버호벤 감독

[프리뷰] '베네데타' / 12월 01일 개봉 예정
장점과 단점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그의 신작 「베네데타」

이성현 | 입력 : 2021/11/25 [12:15]

[씨네리와인드|이성현 리뷰어폴 버호벤 감독은 유럽과 할리우드를 오가며 수십 년간 자신의 역량을 뽐낸다. 「할로우 맨」(2000)의 실패 이후 다시 유럽으로 돌아가 활동 중인 그의 장르적 특징은 크게 2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로보캅>(1987), <토탈 리콜>(1990) 같은 사이버펑크 영화, 두 번째는 외설적이고 참혹한 초고수위의 작품이다. 두 특징이 결합하여 탄생한 작품이 바로 걸작 <스타쉽 트루퍼스>(1997)이다. 다가올 121일 개봉을 앞둔 <베네데타>(2021)는 후자의 특징을 가진다. 올해 칸 영화제에서 상영 당시에 포스터와 작품을 두고 종교계의 거센 비판이 있었다. 10월 개최한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야외 상영을 감행하는 등 큰 화제성을 몰고 있는 작품이다.

 

▲ 논란의 그 포스터. 서양에서는 공식 포스터로 계속 사용한다고 한다. <베네데타>(2021) 포스터.  © 팝엔터테인먼트

 

단점부터 말하자면 일단 메시지가 깊지 않다. <베네데타>는 예수와 비슷하지만 뒤틀린 행보를 보이는 베네데타(비르지니 에피라 분)를 통해 그녀의 고난과 더불어 종교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런데 표면적이기만 하다. 주인공의 내적 갈등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정치 스릴러, 퀴어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와 섞이며 주제 자체에 집중하지 못하는 느낌이다. 내면에서 예수와의 대화는 작품에 녹아들지 못한 채 붕 뜨는 모습이다. 너무 많은 걸 보여 주려다 보니 생기는 당연한 수순이다. 연출이 도움을 주어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다. 변주를 짜임새 있게 풀어내지 못했다.

 

베드신도 이에 한 몫을 거들었다. 수위가 엄청나게 세다. 나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폴 버호벤 감독은 변태적인 연출로는 아직까지도 한 손가락에 꼽힐 정도라는 인상을 받았다. 성적 심리를 자극하는 데는 도가 텄다. 오로지 성적 수위만 따졌을 때 <원초적 본능>에 비할 수준이다. 다시 생각해보면 이걸 야외 상영하기로 한 부산국제영화제의 결정이 놀랍기도, 대단하기도 하다. 다른 건 몰라도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필요 없다. 직접 관람하시라. 그게 이해가 빠를 거다.

 

▲ 기어코 폴 버호벤 감독이 또 저지르고야 말았다. <원초적 본능>(1992) 스틸컷.  © 소니 픽처스 코리아

 

반대로 좋은 평을 주고 싶은 점은 스토리이다. 상술한 대로 <베네데타>는 뒤틀린 예수의 행보를 보여준다. 초반부터 베네데타는 성욕이 강하고, 순수하지는 않은 인물로 묘사된다. 그걸 극대화하는 게 바르톨로메아(다프네 파타키아 분)와의 베드신이다. 성관계 장면은 연출의 깊이 부재라는 단점을 만들지만, 인물에 대한 이질감을 조성한다는 긍정적인 측면을 가진다. 중반부에는 그녀에게 오히려 신성성을 부여한다. 이질감과 신성성이 합쳐지고 종교 집단 내에서의 정치극이 추가되며, 관객들이 갖는 불편함은 배가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후반부의 장면들이 투입된다.

 

마지막 장면을 통해 소기의 목적을 이루고 작품의 감흥은 완전히 뒤집힌다. 그녀는 예전과 같은 영광을 다시는 누릴 수 없게 됐지만, 백성들의 선망을 평생 받으며 풍족한 내면을 쌓았을 것이다. 이와 함께 종교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끌어낸다. 성직자에게는 내가 진정 목적 없는 순수한 믿음을 가지고 신을 믿는지, 일반인에게는 사건의 단면만 보고 종교의 선악을 결정할 수 있는지의 질문이 떠오른다. 궁극적으로 감독은 종교라는 창조물 안의 허례허식을 비판한다. 믿음은 누구에게나 허락된 것이고, 교리라는 채찍을 가지고 누구도 해할 수 없음을 설파한다.

 

▲교리라는 채찍으로 인간의 존엄성을 찍어 누를 수 있는가? <베네데타>(2021) 스틸컷.  ©팝엔터테인먼트

 

정리하자면 마이너스 요소에는 과도한 장르 변주와 이를 효과적으로 설명하지 못한 연출, 베드신이다. 플러스 요소에는 스토리 전개 방식, 베네데타라는 인물에 대한 설정, 그리고 또 베드신이다. 이 말인즉슨, 베드신으로 인해 많은 호불호가 갈릴 것을 의미한다. 되도록 혼자 감상하기를 바란다. 그 누구와 함께 관람하더라도 관람 후 서로 민망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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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현
씨네리와인드 객원취재부 기자단 5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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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1.11.25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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