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예술과는 거리가 먼 대극장 뮤지컬

뮤지컬 진입 장벽을 높게 만드는 티켓 가격

조혜민 | 기사승인 2022/02/18

'대중' 예술과는 거리가 먼 대극장 뮤지컬

뮤지컬 진입 장벽을 높게 만드는 티켓 가격

조혜민 | 입력 : 2022/02/18 [11:42]

▲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 OD COMPANY

 

[씨네리와인드|조혜민 리뷰어필자는 자타공인 '뮤덕'(뮤지컬 덕후)이다. 아무리 바빠도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공연을 보고, 때에 따라서는 한 공연을 배우에 따라 여러 번 관극하는 일명 '회전문'도 돈다. 그럴 때마다 친구들은 내게 "되게 비싼 취미 가졌다"는 식으로 말한다. 대중들이 봤을 때 뮤지컬은 비싼 취미다. 그도 그럴 것이 필자 역시 가격 부담이 심해져 최근 들어 예전에 비해 뮤지컬을 못 본다. 쥐도 새도 모르게 대극장 뮤지컬 가격은 조금씩 올라, VIP석 14만원 시대가 지나고 15만원 시대에 정착했다. 그에 반해 할인율은 점점 떨어진다. 나날이 치솟는 티켓 가격은 뮤지컬로의 진입 장벽을 높게 만든다. 입문다는 줄어들고, 뮤덕 역시 빠져나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면봉석'도 VIP석인가요? 비합리적인 가격 색칠놀이

 

한동안 VIP석 가격이 14만원으로 동결됐다가 1-2년 사이 15만원으로 올린 건데 그게 그렇게 문제가 되냐고? 표면적으로만 보면 물가 상승으로 인한 합리적 가격 인상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가격은 한참 전부터 꾸준히 올라왔다.

 

대극장 뮤지컬 좌석 등급은 대개 VIP석, R석, S석, A석 등으로 나뉜다. 공연 제작사는 좌석에서의 시야를 기준으로 좌석 등급을 구분힌다. VIP석 14-15만원이라는 표면적인 가격만 그대로지 좌석 등급 별 비중이 바뀌었다. 명시적인 가격을 올리면 관객들의 반발이 커지기에 다른 방법을 택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S, A석은 줄고 비싼 VIP. R석의 비중은 점점 늘어났다. 과거에는 1층 중앙에만 VIP석이 분포되어 있고, 주변에는 R석과 일부 S석이 있었다. 헌데 지금은 1층 전체가 VIP석과 R석인데다가 1층 거의 맷 뒷열까지 VIP석이 차지하고 심지어는 2층 앞열까지도 VIP석이다.

 

VIP석의 의미는 퇴색된지 오래다. 희소성이 있기에 VIP인 것을, VIP석 비율이 40%에 이르는 지금은 희소성이라고는 없다. 공연장은 영화관과 달리 좌석 간 체감 시야 차이가 크다. 좌석이 멀어지면 배우들의 표정은 당연하거니와, 배우들이 '면봉'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 VIP석 가격이 15만원인 게 문제가 아니다. 좌석 간 가격차별화가 합리적으로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야가 다른 사람이 모두 15만원을 내야 하는 것이 문제다. 배우들의 표정도 제대로 안 보이는데, 같은 돈을 내야 하니 불만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지사다.

 

티켓 가격 상승의 근본 원인은? 기승전 스타캐스팅

 

VIP석과 R석을 점점 늘리면서까지 제작사가 돈을 벌어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스타캐스팅에 있다. 뮤지컬계에서 이름을 날린 일명 '티켓파워'가 강한 배우들의 개런티는 예전에 비해 20배 이상 상승했다. 배우 개런티가 높아지면 돈을 충당하기 위해 티켓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티켓 가격이 비싸지는 만큼 관객들은 유명한 배우의 보장된 공연을 보고 싶어하므로 신인 배우보다 스타 배우를 찾는다. 결국 또 스타 배우의 개런티는 올라갈 것이다. 돌고 도는 문제다. 

 

스타캐스팅과 티켓 가격 사이의 연결고리를 끊음으로써 합리적 가격 책정에 이를 수 있다. 스타캐스팅은 임시방편일 뿐이다. 언젠가는 신인들이 그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신인 발굴이다. 지금의 더블캐스팅·트리플캐스팅 구조에서 배우들의 티켓파워가 명확히 차이난다. 어떤 배우는 1초만에 매진되는가 하면 어떤 배우는 공연 당일까지도 빈자리가 많다. 신인 배우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회차의 표를 할인해서 판매하는 방법이 있다. 가격이 내려간 만큼 티켓 판매율도 높아져 좌석을 채울 수 있으니 그만큼 제작비를 충당할 수 있다. 좋아하는 배우가 나와서 뮤지컬을 관극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작품이 좋기에 보는 관람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제작사는 스타캐스팅을 향한 집착에서 벗어나 질 좋은 작품을 위해 노력하고, 관람객은 열린 시각으로 다양한 배우의 뮤지컬을 관극하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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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민
씨네리와인드 미디어본부 객원취재팀 기자단 6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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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2.02.18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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