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디즈니' 실사화가 짊어진 것들, 스크린서 드러난 장단점

영화 '라이온 킹' / 7월 17일 개봉

김준모 | 기사입력 2019/07/22 [10:56]

'역시 디즈니' 실사화가 짊어진 것들, 스크린서 드러난 장단점

영화 '라이온 킹' / 7월 17일 개봉

김준모 | 입력 : 2019/07/22 [10:56]

▲ <라이온 킹> 포스터.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2016년 디즈니는 자신들의 클래식 애니메이션 <정글북>을 실사화하며 호평을 받았다. 특히 사실적인 그래픽을 통해 애니메이션 속 공간인 정글을 완벽하게 구현해낸 건 물론 다양한 동물 캐릭터를 사실적으로 묘사해내며 원작의 세계관을 흥미롭게 실사화하는 데 성공하였다.

 

그리고 2019년 디즈니는 또 한 편의 모험적인 클래식 애니메이션의 실사화에 도전하였다. 모든 등장인물이 동물인 <라이온 킹>은 광활한 대자연이라는 공간과 동물 캐릭터 하나하나에 생명력을 부여해야 하는 높은 수준의 임무를 부여받았다.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한 편인 <햄릿>에서 모티프를 가져온 <라이온 킹>은 아프리카 대초원을 배경으로 어린 사자 심바가 프라이드 랜드의 왕인 아버지 무파사를 잃고 방황하나 결국 시련과 위기를 이겨내고 동물의 왕에 올라서는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삼촌인 스카의 음모로 아버지를 잃고 프라이드 랜드에서도 쫓겨난 심바의 이야기는 무거운 분위기를 가져오지만 따로 시리즈 무비가 나올 만큼 높은 인기를 얻은 미어캣 티몬과 혹멧돼지 품바 콤비의 코믹함과 뮤지컬의 요소가 밝고 경쾌한 분위기를 연출해낸다. 

   

동물 캐릭터를 위화감 없이 잘 표현해낸 <라이온 킹>  

 

▲ <라이온 킹> 스틸컷.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라이온 킹>의 실사화는 크게 세 가지 미션을 부여받았다고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동물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자칫 잔인하거나 무거워질 수 있는 이야기의 분위기를 밝고 경쾌하게 조정해내는 것, 두 번째는 애니메이션 속 귀여운 동물 캐릭터들을 위화감 없이 실사화로 표현해내는 것, 세 번째는 동물 캐릭터의 표정과 행동을 통해 작품이 지닌 드라마적 감성을 뽑아내는 것이다. 

  

첫 번째 미션의 경우 코미디와 스릴러의 완급조절이 빛났다. 심바의 목숨을 노리는 스카와 하이에나 군단이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어드벤처물이 주는 스릴감을 강화시키며 긴장감을 준다. 특히 어린 심바와 날라가 하이에나 무리가 사는 숲속으로 갔다 추격을 당하는 장면이나 스카의 함정에 빠져 물소 무리가 질주하는 길 한가운데에 내몰린 심바의 위기는 이런 장점을 잘 보여주는 장면들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긴장감을 풀어주는 코미디의 힘은 티몬과 품바 두 캐릭터에서 비롯된다. 심바가 아버지를 잃은 후 극도로 가라앉은 분위기에서 등장하는 두 캐릭터는 작품의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려 주는 건 물론 적절한 완급조절의 역할을 해내며 뮤지컬 요소가 포함된 경쾌한 작품의 분위기를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해낸다. 실사화 표현에 있어서 무엇보다 칭찬해주고 싶은 지점은 단연 배경이다. 

 

▲ <라이온 킹>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정글북>은 물론 <알라딘> <미녀와 야수> 등 자신들의 클래식 애니메이션 속 공간을 환상적인 기술력으로 스크린에 수놓은 디즈니의 위력은 이번 작품에서도 큰 힘을 발휘한다. 특히 도입부 후계자 심바의 탄생을 축하해주기 위해 모여드는 동물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은 아프리카의 대초원이 지닌 위용과 경이로움을 느끼게 만든다. 캐릭터 표현 역시 인상적이다. 귀여운 아기 사자 심바는 물론 미어캣 티몬 등 다양한 동물 캐릭터는 시선을 끈다. 

  

하지만 성인 심바를 비롯해 무파사, 스카, 품바 등의 캐릭터의 경우 실사화에 있어 약간의 아쉬움을 남겼다. 각자의 뚜렷한 캐릭터성이 떨어지는 건 물론 스카의 경우 악역임에도 무게감이 부족하여 <알라딘>에서 아쉬움으로 지목된 악역 자파처럼 애니메이션이 실사화가 될 시에 악역이 주는 매력의 반감을 다시 한 번 보여주었다. 여기에 품바의 경우 혹멧돼지라는 점에서 애니메이션 속 귀여운 매력을 실사화에서 보여주기 힘들 것이란 예측이 적중하였다. 

   

오직 동물들만으로 감정 표현하기, 어려운 일이었을까 

 

▲ <라이온 킹>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이런 캐릭터의 아쉬움은 감정묘사에서도 드러난다. 이미 할리우드에서 <킹콩> 등의 작품을 통해 동물 캐릭터도 섬세하게 얼굴 근육을 묘사해 감정을 드러낼 수 있음을 보여준 바 있다. 다만 오직 동물들만이 등장하기에 그들 사이의 감정적인 교감을 더욱 강하게 드러내야만 하는 임무를 부여받은 <라이온 킹>은 이전 할리우드 작품들보다 더 어려운 과제를 짊어지게 되었다. 감상에 방해가 되거나 이입을 망칠 만큼 감성 표현이 부족하진 않았다. 

  

하지만 깊은 몰입감이나 드라마적인 감동을 선사할 만큼 깊이를 갖추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앞서 실사화 작품들이 드라마적인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감성에 깊이를 더했고 이런 시도들이 클래식 애니메이션이 주는 감동 만큼의 깊이를 주었다. <라이온 킹>은 재미의 측면에서는 기대치를 충족시킬 만큼 만족을 주지만 드라마적인 측면에서 오는 감동의 깊이에 있어서는 약간의 아쉬움을 남긴다. 

  

그럼에도 <라이온 킹>은 '역시 디즈니'라는 생각이 들 만큼 기술력을 통한 표현과 원작의 이야기를 실사화에 안성맞춤으로 정착시키는 노하우를 보여준다. 비록 원작이 지닌 장엄함과 감동은 완벽하게 담아내지 못했지만 아기자기한 재미와 어드벤처의 속도감, 코미디와 뮤지컬, 스릴러의 요소를 적절하게 조절해내며 팬들의 기대치를 배신하지 않는 작품으로 탄생했다.

 

[씨네리와인드 김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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