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성공률 연구소의 로봇 '조', 그녀도 사랑할 수 있을까

영화 '조' / 7월 11일 개봉

김준모 | 기사입력 2019/07/22 [17:00]

연애성공률 연구소의 로봇 '조', 그녀도 사랑할 수 있을까

영화 '조' / 7월 11일 개봉

김준모 | 입력 : 2019/07/22 [17:00]

▲ <조> 포스터.     © (주)팝엔터테인먼트



드레이크 도리머스 감독은 국내에서 유명한 감독은 아니지만 멜로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그의 영화를 봤을 만큼 멜로 장르에 특화된 감독이다. <우리가 사랑한 시간>과 <이퀄스>로 국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의 능력은 2011년 작 <라이크 크레이지>의 뒤늦은 개봉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그가 <뉴니스>에 이어 선보인 신작 <조>는 드레이크 도리머스의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기존 영화와는 다른 사랑, 그리고 관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조>는 <그녀>가 멜로영화계에 내던진 질문에 대한 연장선이라 할 수 있다. 인공지능과의 사랑을 통해 현대사회가 겪고 있는 관계와 진정한 사랑에 대해 질문을 던진 <그녀> 이후 인간과 같은 사고를 할 수 있는 인공지능과 인간의 관계, 다른 이에게 사랑을 줄 수 없지만 사랑은 받고 싶어 하는 인간 소외와 이에 대한 대안에 대한 질문이 영화계에도 들어오게 되었다. 드레이크 도리머스 감독은 자신의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이 질문에 대한 나름의 답을 던진다. 

  

커플들의 연애 성공률 예측하는 연구소

 

커플들의 연애 성공률을 예측해주는 연구소를 차린 콜은 이 연구소에서 두 가지 실험에 몰두한다. 첫 번째는 연애 성공률이다. 각자의 성향과 취향, 살아온 인생 등을 조사해 두 사람의 연애 성공률을 매칭해 준다. 이 작업을 하는 이유는 현대인의 특성에 있다. 깊은 만남보다는 가벼운 만남을, 결혼이라는 서로에게 양보와 인내를 보여야 하는 과정보다는 연애나 동거, 극단적인 경우는 연애 자체를 포기한다. 

 

▲ <조> 스틸컷.     © (주)팝엔터테인먼트

 

 

이는 만남이 주는 불확실성과 시간과 금전에 대한 부담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연구소는 두 사람이 이뤄질 확률을 매칭해서 서로에게 맞는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시킨다. 두 번째는 로봇 연구이다. 사람 사이의 감정에는 불확실성이 있다. 한껏 좋아하는 감정이 타오르다가도 그 감정이 한 번에 꺼질 수 있다는 점이 감정이 지닌 약점이다. 이에 연구소에서는 AI를 탑재한 로봇을 연구한다. 이 로봇은 불타오르는 사랑보다는 반려의 목적을 위해 만들어졌다. 

  

사랑의 종착역은 결혼이고 결혼은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약속이다. 높은 이혼율과 졸혼은 이 약속이 유효하지 않다는 증명이고, 이는 개인의 외로움과 소외를 가져오는 이유 중 하나다. 연구소의 로봇은 이런 인간이 죽을 때까지 함께해주는 존재이자 그의 취향에 맞춰 행동하고 대화를 나눠줄 대상이 된다. 이 연구소에서 일하는 조(레아 세이두)는 사랑의 감정이 생긴 상대 콜(이완 맥그리거)과 자신을 매칭해 보지만 연애 성공률 0%라는 절망적인 수치를 받아들이게 된다. 

  

이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조는 콜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고 충격적인 답을 듣게 된다. 사실 조는 연구소가 만든 로봇으로 인간 사회에서의 적응력을 보기 위해 그녀에게는 그 사실을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자신이 로봇이라는 것을 알게 된 조는 혼란에 빠진다. 그녀가 콜을 사랑하는 건 그녀의 기억처럼 설계된 사랑인지, 아니면 마음이 진정으로 바라는 사랑인지 말이다. 

  

이런 고민은 콜 역시 지니고 있다. 그는 사랑의 감정이 마음에 한 톨도 남아있지 않은 사람이다. 사랑의 뜨거움이 사라진 그는 연구소에서 만든 연애 감정을 일으키는 약이 아니면 감정을 끌어올릴 수 없다. 그는 조가 자신에게 느끼는 사랑뿐만 아니라 본인이 품는 감정에도 의문을 지니게 된다. 두 사람의 로맨스는 전작 <뉴니스>가 조명했던 현대사회의 사랑과 관계의 연장선이라 볼 수 있다. 

   

현대인들이 지닌 감정과 관계에 대한 두려움 담아낸 영화 

 

▲ <조> 스틸컷.     © (주)팝엔터테인먼트



<뉴니스>는 SNS를 통한 가벼운 만남을 선호하던 두 남녀가 서로에게 깊게 빠지지만 그 사랑에 두려움을 느끼고 서로를 멀리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또한 <뉴니스>는 관계가 지닌 두려움과 염증, 그리고 피로가 사랑에도 이어짐을 보여준다. 이는 <조> 역시 마찬가지다. 사랑에 대한 두려움은 노력과 인내보다는 확신을 원하고 확신 없는 관계에는 두려움을 느낀 채 도망치거나 숨어버린다. 이는 사랑을 받고 싶지만 줄 수 없는 현대인의 사랑의 갈증과 인간소외 현상을 보여준다. 

  

<그녀>가 인공지능을 통해 이런 사랑의 모습에 질문을 던진 것처럼 <조> 역시 이 질문과 함께 감독 나름의 답을 제시한다. 이와 함께 드레이크 도리머스 감독은 본인의 스타일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연출을 선보인다. 매 작품마다 서로의 사랑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설정한 편인데, 이번 작품 역시 인간과 로봇의 사랑, 서로가 이뤄질 확률이 0%라는 흥미로운 설정을 통해 사랑의 장애물을 보여준다. 

  

여기에 특유의 몽환적이면서 서정적인 화면 구성, 그리고 감정의 깊이를 더해주는 음악은 멜로영화가 지닌 질적인 감성을 강화시킨다. 드레이크 도리머스 감독은 사랑이 범죄가 되는 <이퀄스>에 이어 다시 한 번 흥미로운 설정으로 미래를 배경으로 한 로맨스 영화를 완성시켰다. 그는 작품 안에 현대인들이 지닌 감정과 관계에 대한 두려움을 담아내며 다시 한 번 깊은 여운을 남긴다.

 

[씨네리와인드 김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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