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어둠의 전쟁 속 인간 에디슨의 색다른 면모, '커런트 워'

[프리뷰] 영화 '커런터 워' / 8월 22일 개봉 예정

김준모 | 기사입력 2019/08/22 [17:40]

빛과 어둠의 전쟁 속 인간 에디슨의 색다른 면모, '커런트 워'

[프리뷰] 영화 '커런터 워' / 8월 22일 개봉 예정

김준모 | 입력 : 2019/08/22 [17:40]

▲ <커런트 워> 포스터.     © (주)이수C&E



밤을 낮처럼 오랜 시간 밝힐 수 있는 전구의 등장은 획기적인 발명 그 자체였다. 이 전구의 상용화에는 재미있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숨겨져 있다. 전 세계 전기 공급의 표준을 확립하기 위해 두 개의 회사가 치열하게 다툼을 벌인 사실이 말이다. <커런트 워>는 세기의 천재 에디슨의 색다른 면모와 전류 전쟁의 이면에 숨겨진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에디슨의 이미지는 그의 명언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으로 이루어진다"라는 말에서 찾을 수 있다. 특허수가 1000종을 넘을 만큼 많은 발명을 하였고 특히 백열전구를 개선·발전시키고 그 생산법을 발명한 것은 인류의 역사를 바꾼 사건이었다. 작품의 도입부에서 에디슨이 사람들을 모아놓고 수십 개의 전구에 불을 밝히는 장면은 과학의 어두운 영역을 밝혀낸 찬란한 성과를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 <커런트 워> 스틸컷.     © (주)이수C&E



노력의 천재 에디슨에게는 두 가지 큰 특징이 있다. 첫 번째는 고집처럼 느껴지는 신념이다. 최고의 발명가인 그는 무기를 만들어 달라는 정부의 제안을 거절한다. 경제적으로 엄청난 이득을 얻을 수 있지만 사람을 해치는 무기는 절대 만들 수 없다는 신념으로 부탁을 거절한다. 그의 이런 신념은 전구에 불을 밝히는 전류 문제에서도 나타난다. 당시 에디슨의 전류 공급 방식은 직류였다. 이 방식은 많은 발전기의 수를 요구하였기에 이 방식을 교류로 바꾸자는 제안이 나오게 된다. 하지만 에디슨은 교류 방식을 택할 경우 감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를 거절한다. 

  

두 번째는 쇼맨십이다. 에디슨의 신념은 자신을 향한 믿음에서 온다. 하지만 때론 이 믿음이 너무 강한 나머지 교만처럼 보일 때가 있다. 그의 이런 교만처럼 보이는 면모는 쇼맨십과 연결된다. 에디슨은 언론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줄 알고 자신의 이름을 딴 회사는 물론 물건에도 자신의 이름을 집어넣는다. 그의 이런 교만과 쇼맨십은 당시 최고의 사업가였던 웨스팅하우스와 충돌을 겪게 된다. 

  

에디슨과의 협업을 통해 사업을 번창시킬 생각을 가졌던 웨스팅하우스는 그가 자신과의 만남을 거절하자 자체적으로 전류 공급에 나서게 된다. 교묘하게 에디슨이 낸 전구 특허를 피해간 그는 직류가 아닌 교류 방식으로 전류 사업에 뛰어들게 된다. 웨스팅하우스는 에디슨과 상반된 인물이다. 그는 자신에 대한 믿음보다는 주변 사람들에게 신뢰를 보여주며 뛰어난 쇼맨십보다는 묵묵하게 할 일을 하는 사업가 스타일이다.  

▲ <커런트 워> 스틸컷.     © (주)이수C&E



영화는 이 두 사람의 상반된 성향과 선택을 보여주는 세 가지 장면을 통해 흥미로운 드라마를 선사한다. 첫 번째는 가족이다. 에디슨에게 가족은 세상 누구보다 사랑하는 존재지만 자신을 향한 강한 믿음과 신념은 꼭 본인이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을 불러온다. 아내가 병에 걸리자 에디슨은 아무리 몸이 불편해져도 이에 맞는 발명품을 만들어 낼 것이라며 혼자서 모든 걸 감당하려는 태도를 보여준다. 그의 이런 태도는 동료들의 도움보다 혼자서 거대한 전류 전쟁에 뛰어드는 외롭고 힘겨운 모습을 연출한다. 

  

반면 웨스팅하우스는 아내에게 의존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의 곁에는 항상 아내가 있고 어떠한 고난과 역경의 순간에도 아내는 굳건한 자세로 그의 곁을 지킨다. 이런 아내의 존재는 웨스팅하우스가 숱한 과절과 역경에도 무너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유가 된다. 두 번째는 전기의자이다. 에디슨은 웨스팅하우스와의 전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사형에 쓸 전기의자에 대해 조언을 요하는 제안을 받아들인다. 

  

이는 생명에 해를 끼치는 발명품은 만들지 않겠다는 에디슨의 신념과는 상반된 선택이다. 하지만 에디슨은 이 전기의자의 전류를 교류로 설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교류가 위험하다는 언론 플레이를 통해 웨스팅하우스를 무너뜨리고자 한다. 본인이 택한 직류에 대한 자부심과 에디슨이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자부심은 언론을 교묘히 이용할 줄 아는 화려한 쇼맨십으로 표현된다. 그가 세계적인 발명가로 이름을 알릴 수 있었던 이유는 수많은 발명품과 함께 자신을 포장하고 알릴 수 있는 쇼맨십이 있었기 때문이다. 

▲ <커런트 워> 스틸컷.     © (주)이수C&E



웨스팅하우스는 이런 에디슨의 쇼맨십에 오직 정공법으로 대응한다. 그는 교류가 가진 두 가지 장점만을 전면에 내세운다. 더 싼 가격으로 더 넓은 지역에 빛을 공급할 수 있다는 일관된 자세를 버리지 않는다. 그에게는 에디슨처럼 발명가의 신념과 열망보다는 사업가의 수완과 이익이 우선이다. 이런 두 사람의 대결은 이 작품의 히든카드이자 에디슨에 비견되는 또 한 명의 천재인 테슬라를 통해 흥미를 더한다. 

  

세 번째는 테슬라를 대하는 두 사람의 태도이다. 이민자 가정 출신의 테슬라는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이지만 돈도 명성도 가진 게 없다. 에디슨은 그런 테슬라의 능력을 인정하지만 자신의 신념인 직류와 반대되는 그의 교류 아이디어에 반대 의견을 표한다. 에디슨은 자신의 신념과 명성을 우선으로 두기에 테슬라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반면 웨스팅하우스는 오직 테슬라의 가능성만 보고 그를 선택한다. 

  

이는 웨스팅하우스의 사업가적 면모에서 비롯되었다 볼 수 있다. 에디슨은 테슬라가 자신의 이름을 딴 에디슨 제너럴 일렉트릭 컴퍼니에 어울리는 인재가 되길 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회사의 방향성을 따라야 된다고 생각한다. 반면 웨스팅하우스는 테슬라를 이 전류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히든카드라 생각한다. 에디슨이 자신에 집중하여 주변을 보지 못할 때 웨스팅하우스는 테슬라라는 인재가 지닌 천재성을 발견한 것이다. 

  

이런 테슬라라 반대편에 선 인물이 에디슨의 비서인 인설이다. 후에 회사의 부사장까지 올라가게 되는 인설은 테슬라와 달리 에디슨의 뜻에 따라 충실히 업무를 수행했던 인물이다. 자신의 천재성을 몰라준다며 회사를 떠난 테슬라와 달리 인설은 에디슨의 밑에서 그의 철학을 꾸준히 공부하였고 결국 높은 위치에 올라서게 된다. 이런 인설의 존재는 에디슨이란 캐릭터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시킨다. 

▲ <커런트 워> 스틸컷.     © (주)이수C&E



이 인간적인 면모가 중요한 이유는 왜 에디슨이 어쩌면 쉽게 이길 수 있었던 전류 전쟁에서 고전해야 했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에디슨은 그의 말대로 99%의 노력을 기울였던 인간이다. 발명하는 게 좋아서, 세상에 없는 무언가를 선보이고자 하는 열망이 커서 혼신의 힘을 기울였지만 막상 그 연구의 혜택을 얻게 된 건 주변에 하이에나처럼 그를 주시하고 있던 사업가들이었다. 

  

에디슨은 가족을 사랑했고 자신의 발명을 계속 이어가게 해 줄 회사를 지키고 싶었다. 그래서 자신을 전면에 내세우는 쇼맨십을 그 방안으로 택했고 사업가들에 대한 염증으로 스스로의 신념을 만들고 마치 교만처럼 느껴질 만큼 이를 지켜냈다. 이런 에디슨의 면모는 이 치열한 전류 전쟁 속에서도 인간적인 매력을 선사하며 드라마가 주는 묘미를 살려낸다. 

  

<커런트 워>는 네 명의 인물이 지닌 신념과 열망이 부딪치면서 만들어 내는 불꽃이 마치 전류처럼 빛을 내는 영화이다. 수많은 발명품으로 인류의 발전을 이끈 19세기, 인간적인 고민과 다툼을 영화는 빛과 어둠이 교차된 촬영을 통해 담아낸다. <올드보이>, <아가씨> 등을 통해 박찬욱 감독의 미장센의 세계를 보여준 정정훈 촬영 감독은 에디슨을 비롯한 네 인물이 지닌 빛과 어둠을 각기 다른 명암으로 담아낸다. 

  

선댄스 영화제 대상 수상자인 알폰소 고메즈-레존 감독은 실존 인물의 역사를 담아냄에 있어 상업영화가 주는 갈등과 화려함을 선사함과 동시에 각각의 인물이 지닌 특성과 드라마를 심도 있게 연출해내며 전류 전쟁이 주는 재미를 이끌어 낸다. 베네딕트 컴버배치, 마이클 섀넌, 니콜라스 홀트, 톰 홀랜드 네 배우의 환상적인 앙상블과 나선형의 구조를 타고 흐르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시대의 천재들의 전쟁이 주는 쾌감을 선사한다.


[씨네리와인드 김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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