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처절한 자유를 부르짖다, 'The Voice' [BIFF]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 BIFF에 가다, BIFF World Premiere

손민현 | 기사입력 2019/10/11 [10:10]

개인의 처절한 자유를 부르짖다, 'The Voice' [BIFF]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 BIFF에 가다, BIFF World Premiere

손민현 | 입력 : 2019/10/11 [10:10]

개인의 처절한 자유를 부르짖다, 'The Voice' (보이스)

BIFF에 가다, BIFF World Premi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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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역사책에서나 봤을 법한 자그레브를 배경으로 펼쳐진 영화 ‘The Voice’는 믿음이라는 잔잔한 수면 위에 ‘모르겠어요.’라는 돌을 던진 소년을 담은 영화다. ‘보이스’는 내면의 소리 혹은 신의 목소리를 말한다. 극 중에서도 노래외 성경을 담은 소리가 많이 나오는데 이 영화는 그 소리에 반응하는 주인공 고란이 기독교 기숙학교에 입학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미션스쿨 안에서 고란은 기도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기도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가 종교를 부정하는 건 아니다. 그리고 그에 대해 주인공은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집단과의 대치 상황에서 고란은 “모르겠어요.”라고만 대답한다. 남들의 따가운 시선에도, 누군가 호기심에 혹은 동정심에 말을 걸어 올 때에도 그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집단에 숨은 사람들이 "왜 그러는 거야?"라고 수없이 말하는 것과는 다르게 그려진다. 그러다 극의 후반부에 “내가 남들에게 피해를 끼쳤나요?”라는 다소 뻔한 대답을 한번 할 뿐이다.

  

▲  ©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미션스쿨인 이곳에서 기도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곧 이방인이 되는 것을 뜻한다. 남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고란과는 다르게, 극에 나온 모든 인물들은 고란이 타인에게 피해를 준다고 생각한다. 극에 등장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의도적으로 주인공에게 “너 문제가 뭐야?”라고 묻는 건 이를 암시한다. 타인의 배척은 개인의 일탈을 일으킨다. 그렇게 그 이방인은 점점 더 낙인이 찍히고 그 개인과 집단은 절대 융화될 수 없다. 그렇게 고란은 신성모독을 하게 되고 집단과 완전히 단절된다.

 

개인과 자유는 21세기 우리 사회를 떠받치고 있는 신성불가침한 신념이다. 하지만 우리는 자유와 개인성을 외치면서도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걸 직접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예컨대 정적이 가득한 강의실에서 손들고 질문을 하는 것도, 사람들 대부분이 채식주의자가 아닌 사회에서 채식주의자라고 외치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안다. 사실상 개인과 자유는 우리가 어떤 집단에 속해 있을 때나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그 집단을 벗어나는 순간 그 개인성과 자유는 일탈이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처절하게 부르짖는 자유라는 씁쓸한 맛에 대해 한번 곱씹어 볼 만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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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V]

 

영화 상영이 끝난 후 감독과 관객의 대화가 이어졌다. 끝이 어딘가 아쉬워 궁금한 점이 많았다. 영화 전체에 대해 먼저 오그넨 스빌리치치(Ognjen SVILICIC) 감독이 먼저 입을 뗀다.

  

"이 영화는 종교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개인이 어려움을 극복해가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의 갈등을 담은 영화입니다."

 

Q. 혹시 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 감독 본인의 구체적인 계기가 있나요?

A. 그건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극 중에 나타난 것처럼 '다르다'가 '틀리다'가  되는 경험은 많았던 것 같습니다.

 

Q. 성경의 내용을 담았고 또 꽤 도발적인 장면을 실은 영화입니다. 걱정은 되지 않았나요?

A. 기독교의 교리를 전달하는 방식이 순응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 아이처럼 그 교리를 순진하게 받아들이죠. 영화에 나온 아이들도 종교를 실제로 믿는 다기보다는 순응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죠. 

 

▲  ©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Q. 한국에도 많은 미션 스쿨에 대해 영화와 관련지어 개인적인 생각을 말해주실 수 있나요?

A. 종교는 그저 메타포일 뿐, 집단과 개인 사이의 갈등을 다룬 영화입니다. 서로 다름에 대해 존중하는 방법을 관객들이 생각했으면 합니다.

 

Q. 등장인물들(특히 교장)의 노출 있는 의상이 눈에 밟히는데 이는 의도적인가요?

A. 모순으로 표현할 수 있겠네요. 화면에서 종교의 교리와 자유분방한 아이들의 모습이 대조되는 것처럼, 식사 전에는 꼭 기도를 하는 모습과 의상 간의 모순을 그리려 의도했습니다.

  


 

[씨네리와인드 손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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