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발장·셜록 홈즈·괴도 루팡의 모티브가 된 남자

[프리뷰] '비독: 파리의 황제' / 9월 17일 개봉 예정

김준모 | 기사승인 2020/09/14

장발장·셜록 홈즈·괴도 루팡의 모티브가 된 남자

[프리뷰] '비독: 파리의 황제' / 9월 17일 개봉 예정

김준모 | 입력 : 2020/09/14 [11:09]

▲ '비독: 파리의 황제' 포스터  © (주)영화특별시SMC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장발장, 셜록 홈즈, 괴도 루팡.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 세 명의 캐릭터가 한 남자의 삶을 모티브로 했다면 믿겨지겠는가? 놀랍게도 이는 사실이다. 프랑스의 괴도이자 탐정, 최초의 형사였던 비독의 삶을 담은 비독: 파리의 황제는 그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담아낸 영화다. 그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어쩌다 저 연관성 없는 세 캐릭터가 한 인물에게서 나오게 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작품은 비독이 투옥된 장면부터 시작된다. 시작은 빵을 절도한 죄였지만, 탈옥과 감방 내 범죄로 인해 비독은 프랑스 전역에서 유명한 범죄자로 등극한다. 지긋지긋한 수감생활에 지친 그는 죽음을 가장해 감방에서 탈출한다. 그리고 신분을 바꿔 장사꾼으로 생활한다. 하지만 비독과 함께 감방생활을 한 범죄자들은 그를 알아보고 범죄계획에 합류할 것을 종용한다. 이를 거절한 비독은 누명을 쓰고 파리의 치안총장(오늘날의 경찰청장) 앙리에게 잡혀온다.

 

다시 수감되어 교수형 위기에 처한 비독은 예기치 못한 제안을 한다. 앙리의 책장을 가득 채운 범죄자들의 기록을 다 기억하는 비독은 이들을 잡을 수 있게 도와주겠다고 말한다. 마침 훈장을 노리던 앙리는 공을 만들어주겠다는 비독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새 삶을 위해 범죄자 잡는 범죄자가 된 비독은 파리의 뒷골목을 주름잡는 메이야의 표적이 된다. 메이야는 감방에서 간수들 편에 서서 죄수들을 대결시켜 죽음으로 몰아간 악질이다.

 

▲ '비독: 파리의 황제' 스틸컷  © (주)영화특별시SMC

 

메이야는 비독을 해칠 계획을 세우지만 벵거에 의해 제지당한다. 벵거는 비독이 감옥에 갇혔을 때 탈옥을 도왔던 인물이다. 비독과 동료애를 과시하는 벵거는 그의 새 조력자가 될 것으로 보였으나 다른 목적을 품고 있다. 메이야 대신 범죄의 황제가 되길 꿈꾸는 벵거는 비독에게 협력을 제안한다. 자신과 자신의 일행은 잡아주지 말 것을 요청한 것이다. 새 삶을 꿈꾸는 비독은 그 제안을 거절한다.

 

한때 친구가 되고자 했던 벵거는 적으로 돌변한다. 그는 자신이 가진 힘을 모두 동원해 비독을 없애고자 한다. 동료들이 다치거나 죽는 모습을 보며 좌절을 느끼는 비독은 벵거와의 싸움을 준비한다. 거친 하드보일드의 스타일을 선보이는 영화는 감옥과 길거리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살인 장면을 통해 당시의 시대적 분위기를 보여준다. 이 시대적 배경은 어떻게 범죄자인 비독이 범죄 수사과 초대 과장직에 올라선 이유가 된다.

 

프랑스 혁명이 성공을 거두고 나폴레옹이 황제에 즉위하면서, 자유·평등·박애의 가치가 유럽 전역으로 퍼지는 걸 두려워 한 왕정국가들은 프랑스와 전쟁을 벌인다. 외부의 적과 싸우기도 바쁠 때에, 혁명 이후 신분제가 무너지고 제대로 된 기틀을 다지지 못한 프랑스의 내부는 부실했다. 시민들이 꿈꾸던 이상과 달리 현실은 그러지 못했다. 동시에 신분제에서 벗어난 이들은 기회를 잡았다. 군인 출신으로 황제가 된 나폴레옹이 대표적인 예다.

 

▲ '비독: 파리의 황제' 스틸컷  © (주)영화특별시SMC

 

비독은 범죄자의 심리는 범죄자가 잘 안다는 발상과 훈장을 노렸던 앙리에 의해 최초의 사립탐정이자 형사가 된다. 경찰은 아니지만 범인을 잡았다는 점에서 탐정이고, 경찰복이 아닌 일반 사복을 입고 수사를 벌였다는 점에서 형사의 개념을 도입했다. 남다른 아이디어와 범죄에 관해 해박한 지식을 보유하고 있던 비독은 어수선한 시대에 치안을 잡아줄 인물로 떠오르게 된다. 시대는 그를 범죄자로 만들었지만, 동시에 파리의 범죄자를 잡는 황제로 변모시켰다.

 

비독은 빵을 훔친 이유로 감옥에 수감되었다고 말한다. 이후 탈옥을 시도하다 형이 늘어났다는 점은 장발장을 연상시킨다. 장발장 역시 비독처럼 출소한 후 새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최초의 사립탐정이란 점은 셜록 홈즈와 연관된다. 작품에서는 범죄자의 심리를 이용해서 범인을 잡지만, 실제 비독은 심리와 함께 과학수사 방식을 도입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범죄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셜록 홈즈와 닮아있다.

 

▲ '비독: 파리의 황제' 스틸컷  © (주)영화특별시SMC

 

탈옥은 물론 절도에도 실력을 지닌 괴도였단 점은 괴도 루팡을 닮았다. 비독과 연인인 아넷의 만남은 절도에서 비롯된다. 거리에서 물건을 훔치는 아넷은 훔친 물건은 숨긴다. 그 물건을 비독이 다시 훔치면서 두 사람은 인연을 맺게 된다. 이런 비독의 삶은 이 세 캐릭터뿐만 아니라 발자크의 보드랭’, 알렉상드르 뒤마의 몽테크리스토 백작에도 영향을 미쳤다. 추리의 여왕 애거서 크리스티의 명탐정 에르퀼 푸아로의 캐릭터도 비독에 영향을 받은 거로 알려졌다.

 

비독: 파리의 황제는 비독의 삶이 가진 여러 챕터 중 격동의 프랑스와 닮은 거친 시기를 보여준다. 비독은 혼란 속에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발견한다. 비독이 경찰과 협력 후 감옥 안 죄수들을 상대로 그들의 비겁함을 꾸짖는 연설을 하는 장면이나 푸셰 장관과의 만남에서 시대의 변화를 이야기하는 장면은 비독의 강한 카리스마를 부각시키며 비극의 삶을 뒤집어 버린 에너지를 강렬하게 표출한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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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0.09.1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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