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갇힌 보니와 클라이드, 폭발력을 지닌 섹시한 도주극

[프리뷰] ‘인퍼머스’ / 11월 11일 개봉 예정

김준모 | 기사승인 2020/11/09

SNS에 갇힌 보니와 클라이드, 폭발력을 지닌 섹시한 도주극

[프리뷰] ‘인퍼머스’ / 11월 11일 개봉 예정

김준모 | 입력 : 2020/11/09 [09:30]

 

▲ '인퍼머스' 포스터  © (주)디스테이션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30년대 미국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은 범죄자 커플 보니와 클라이드는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를 비롯해 다양한 예술작품의 소재가 되었다. 이들은 범죄자였음에도 당시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대공황 시대에 희망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세상과 맞서는 영웅처럼 비춰졌기 때문이다. 인간의 마음에는 선과 악이 공존한다. 때로는 악을 자극하는 악행악명을 만들어 그 사람을 유명인으로 만든다.

 

인퍼머스SNS의 시대에 갇힌 보니와 클라이드를 보여주는 영화다. 식당 종업원인 보니가 클라이드를 만나 일탈과도 같은 범죄의 세계에 발을 들인 거처럼, 아리엘은 딘을 만나 SNS 스타로 발돋움한다. 아리엘이 사는 시골 마을은 따분하기 짝이 없는 곳이다. 이곳에서 열심히 자신을 가꾸며 SNS 활동을 하는 아리엘은 미래에 할리우드 스타가 되는 것이 꿈이지만 세상에는 멋지고 예쁜 사람이 너무 많다.

 

아리엘은 타인의 눈에 띌 수 있는 특별함을 원한다. 그녀가 딘에게 반한 이유는 그가 전과자라는 점 때문이다. 남들과 다르다는 건 긍정적인 점만 의미하지 않는다. 매스미디어의 소비 형태를 보면 논란이 되는 인물, 잔인한 사건, 자극적인 기사 등이 더 빠르고 광범위하게 소비된다. 아리엘이 딘을 따라 나서기로 결심한 건 그를 통해 스타가 될 것이라는 일종의 확신에서 비롯된다.

 

▲ '인퍼머스' 스틸컷  © (주)디스테이션

 

그래서 아리엘은 딘과 함께 저지르는 범죄를 인스타 라이브로 중계한다. 은밀하게 이뤄져야 할 범죄가 생중계된다는 설정보다 더 흥미로운 건 이에 열광하는 대중의 반응이다. 아리엘은 단숨에 SNS 스타를 일컫는 인플루언서가 된다. 심지어 더 자극적인 범죄를 종용하는 사람도 등장한다. 악명으로도 스타가 될 수 있다. 대신 그 악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계속 범죄를 저질러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한 갈등은 아리엘과 딘의 캐릭터성에서 나타난다.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를 비롯해 보니와 클라이드를 소재로 한 작품은 두 커플의 광기에 주목한다. 대표적으로 올리버 스톤 감독의 내추럴 본 킬러가 그렇다. 폭력과 살인을 일삼는 커플의 모습과 이에 열광하는 사람 또는 관객의 모습을 통해 쾌감을 자아낸다. 반면 아리엘과 딘은 다른 방향성을 지닌다. 아리엘은 스타가 되기 위해서는 불물 가리지 않는다.

 

SNS의 세계에 갇혀 그 세계에서 스타가 되는 걸 중시한다. 판타지에 빠져 현실을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딘 없이 혼자서 상점을 터는 무모한 용기를 보여주기도 한다. 반면 딘은 현실적이다. 많은 돈과 숨어 살 수 있는 장소만 신경 쓴다. 그에게는 범죄를 통해 충족하고자 하는 욕구나 허세가 없다. 때문에 딘은 아리엘을 이해하지 못한다. 싸움 뒤 사랑을 나누는 두 사람의 모습은 육체적인 강렬함을 보여주지만, 정신적으로는 동떨어진 면을 보인다.

 

▲ '인퍼머스' 스틸컷  © (주)디스테이션

 

이런 판타지와 현실을 오가는 범죄 로맨스는 SNS에 갇힌 보니와 클라이드의 모습을 강렬하게 표현한다. 동시에 현실적인 주제의식을 잃지 않는다. 왜 사람들은 범죄나 폭력 같은 어두운 모습에 열광하는 것일까. 아리엘과 딘은 한 여성을 인질로 잡는다. 그 여성은 아리엘의 팬으로 그녀의 SNS 구독자다. 딘은 왜 아리엘의 범죄에 열광하는지 진중하게 묻는다. 이에 여성은 암울한 현실을 이야기한다.

 

텔레마케터로 일하는 그녀는 이전에도 여러 일자리에서 해고당했고, 이번에도 직장이 사라지며 일자리를 잃게 된다. 흑인에 비대한 몸을 가진 그녀는 아리엘처럼 SNS를 통한 스타를 꿈꿀 수도 없다. 이런 절망 속에서 기존의 가치와 질서에 반하는 아리엘의 행동은 일종의 쾌감으로 다가온다. 30년대 대공황 때처럼 현실을 잊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사회의 어두운 이면은 환영받는다.

 

인퍼머스SNS를 소재로 한 작품 중 가장 강렬한 에너지를 내뿜는 영화다. SNS 소재의 영화가 실체 없는 허상이란 인기를 소재로 하지만, 이 인기에 바탕이 되는 범죄라는 실체를 가져오며 현실과 판타지의 적절한 배합을 선보인다. 섹시한 로맨스와 격렬한 도주극은 극적인 재미를 살리는 효과를 주며 오락적인 매력을 더한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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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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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0.11.0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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