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FF|희망이란 잠들지 않는 별을 향해

[JFF 온라인 일본영화제 상영작] ‘요노스케 이야기’ / A Story of Yonosuke

김준모 | 기사승인 2020/12/05

JFF|희망이란 잠들지 않는 별을 향해

[JFF 온라인 일본영화제 상영작] ‘요노스케 이야기’ / A Story of Yonosuke

김준모 | 입력 : 2020/12/05 [22:27]

 

▲ '요노스케 이야기' 포스터  © 제인앤유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요시다 슈이치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요노스케 이야기는 한 남자의 대학시절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그가 대학시절 만났던 사람들이 성인이 된 후 그를 추억하는 내용과 함께 한 가지 사건에 중점을 둔다. 우리에게는 한국인 유학생 이수현씨의 희생으로 잘 알려진 신오쿠보역 사건이다. 이 사건 당시 일본인을 구하기 위해 전철 철로로 뛰어든 이수현씨를 우리는 물론 일본에서도 모두 기억하고 있지만, 당시 함께 뛰어들었던 카메라맨 세키네 시로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작품은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본 세키네 시로의 학창시절은 이렇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보여준다. 작품 속 그의 이름은 요노스케다. 나가사키 출신의 요노스케는 대학에 합격해 도쿄로 오게 된다. 순박하면서 허술한 면모를 지닌 요노스케는 입학식 날 잇페이를 만난다. 얼떨결에 함께 삼바 동아리에 가입하며 우정을 쌓아간다. 요노스케는 편한 친구다. 그는 자신을 꾸미거나 숨기지 않는다.

 

▲ '요노스케 이야기' 스틸컷  © 제인앤유

 

자신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요노스케는 타인을 대할 때도 진솔하게 대한다. 상대와의 거리를 재거나 편견을 지니지 않는 이 순수한 청년은 친구 유스케가 남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도 스스럼없이 대한다. 그의 이런 면모는 부잣집 아가씨 쇼코의 마음도 빼앗는다. 해맑은 쇼코는 자신과는 다른 삶을 살아온 요노스케에게 운명적인 이끌림을 느낀다. 처음에는 호기심에서 시작된 관계는 따뜻한 요노스케의 마음에 연인으로 발전한다.

 

이 작품은 다소 시간이 오래 걸리는 구성을 택한다. 요노스케의 대학시절을 보여주다 그때 만난 이들이 약 15년의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요노스케를 추억하는 모습을 교차로 진행한다. 이 진행을 통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건 잃어버린 아름다운 시절이다. 신오쿠보역 사건이 2001년 발생했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요노스케의 대학시절은 일본의 버블 경제 시절이다. 일본은 90년대 이전까지 경제 호황기를 이뤘다.

 

이 시기 일본을 잘 보여주는 인물이 요노스케다. 요노스케에게는 앞날에 대한 고민도, 금전적인 문제도 없다. 타인이 겪고 있는 고민과 문제는 요노스케를 만나는 순간 솜사탕처럼 달콤하게 녹는다. 잇페이와 유스케가 잊고 있던 요노스케를 기억하면서 웃음을 보이는 점은 그 시절에 대한 추억과 가깝다. 이들은 요노스케와 즐겁고 고마운 추억이 있음에도 그를 찾으려 하지 않는다. 그 시절은 다시 오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 '요노스케 이야기' 스틸컷  © 제인앤유

 

다소 무거운 이 소재는 순수하고 다정한 요노스케와 수줍음을 지닌 웃음 많은 쇼코의 귀여운 로맨스를 통해 부드럽게 표현된다. 두 사람의 설레는 감정은 첫사랑을 할 때의 떨림을 간직한 순간들로 미소를 자아낸다. 학부시절을 떠올리게 만들며 그 시절 우리들이 그곳에 있었다는 아련함을 떠올리게 만든다.

 

작가 요시다 슈이치는 자신의 소설 중 슬픔을 대표하는 작품이 악인이라면 희망을 대표하는 작품은 요노스케 이야기라고 말한 바 있다. 버블 경제와 첫사랑 등 지나간 순간을 이야기하는 작품에 희망이란 잘못된 단어선택처럼 느껴질지 모른다. 희망의 힌트는 영화의 구성이다. 요노스케와 인연을 맺은 이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이유는 요노스케에 있다. 요노스케가 그들에게 보여준 믿음은 한 사람이라도 나를 사랑하고 이해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 '요노스케 이야기' 스틸컷  © 제인앤유

 

희망은 과거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한 번 사랑과 믿음을 받은 사람은 그 감정을 기억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는다. 희망은 잠들지 않는 별과 같다. 어느 날 하늘 위에 갑자기 떠오르는 게 아닌, 항상 그 자리에 머무르며 나침반의 역할을 해준다. 요노스케는 한 순간도 자신의 삶 위에서 방향을 잃은 적 없다. 때문에 다른 사람을 위한 별이 되어줄 수 있었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요노스케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누군가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사람, 시간이 지나 기억했을 때 즐거운 추억 밖에 없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게 우리가 말하는 진정한 우정이자 사랑일 것이다. 이 영화는 그런 미덕을 보여주며 우리 모두가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수 있음을 말한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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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0.12.05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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