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정체성을 찾아 떠나는 진중한 여행

[프리뷰] '나의 인생여행' / 12월 10일 개봉 예정

김준모 | 기사승인 2020/12/08

다양한 정체성을 찾아 떠나는 진중한 여행

[프리뷰] '나의 인생여행' / 12월 10일 개봉 예정

김준모 | 입력 : 2020/12/08 [13:37]

 

▲ '나의 인생여행' 포스터  © (주)라이크콘텐츠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나의 인생여행은 제목 그대로인 영화다. 여행이 보여주는 아름다운 풍경과 유희의 매력을 기대한 관객이라면 실망할 것이고, 여행을 통해 자신의 뿌리를 알아가는 진중한 과정에 매료된 관객은 만족을 느낄 것이다. 홍카우 감독은 자신이 어린 시절 살던 베트남에 30년 만에 방문했고 그때의 느낌을 영화에 담았다. 다만 이 과정에서 현재 할리우드의 트렌드를 따라가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작품의 방향성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정체성의 문제다. 어린 시절 영국으로 이민을 갔던 키트는 30년 만에 고국인 베트남으로 돌아온다. 그곳에서 옛 친구 리를 만나 여행을 시작한다. 베트남에서 가장 발달한 호치민부터 어머니의 고향인 하노이로 떠나는 여정을 통해 자신이 살아온 조국에서 정체성에 대해 알게 된다. 정체성은 흙을 찾는 문제다. 인간이란 뿌리는 정체성을 찾아야 깊게 땅에 자리를 잡을 수 있다.

 

이민자가 겪는 문제는 흙에 깊게 뿌리를 내릴 수 없다는 점이다. 언어와 문화에서 차이를 느끼는 1세대와 가정 내에서의 문화와 사회에서의 문화 차이에서 간극을 느끼는 2세대, 외형적인 부분에서 차이를 느끼는 3세대 등 주변과 내가 다르다고 생각하기에 단단하게 땅에 자리를 잡을 수 없다. 홍카우 감독이 보여주고자 했던 이런 정체성의 문제는 키트 역의 헨리 골딩을 통해 완성된다.

 

▲ '나의 인생여행' 스틸컷  © (주)라이크콘텐츠

 

헨리 골딩은 말레이시아인 어머니와 영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다. 8살 때 영국으로 이주한 그는 말레이시아에서도, 영국에서도 정체성 때문에 고민했음을 고백한다. 이 작품은 헨리 골딩에게도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과 같다. 30년 동안 떨어져 있던 조국은 낯설지만 익숙한 공간이다. 리를 통해 이곳에서의 추억과 자신이 몰랐던 일들을 알아가며 키트는 정체성을 회복해 간다.

 

두 번째는 PC주의다. 요즘 할리우드 영화의 화두는 월남전이다. ‘Da 5 블러드’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등의 작품이 월남전을 소재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다. 월남전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를 거둔 미국 아버지 세대의 무모한 전쟁이었다는 평을 받는다. 미국이 개입할 이유가 없었고, 사상 때문에 수많은 젊은이를 전장으로 보냈다. 미국 내 반대 목소리에 대해 강한 탄압을 가하기도 했다.

 

키트가 바라본 베트남은 아픔 위에 지어진 국가다. 그의 아버지는 사상 때문에 잡혀갔고, 홀로 남은 어머니는 형제들을 지키며 주변 사람들을 돕기 위해 노력했다. 리 역시 키트의 어머니 덕에 사람답게 살 수 있었다. 이 아픔은 30년의 시간 동안 누그러진다. 베트남 사람들은 외국인에게 반감을 보이지 않는다. 외국문화에 흡수되었기 때문이다. 연꽃차가 부모 세대의 기호식품으로 남은 거처럼 베트남 전쟁은 윗세대에서 끝난 거처럼 보인다.

 

▲ '나의 인생여행' 스틸컷  © (주)라이크콘텐츠

 

대신 이때의 아픔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음을, 그들이 정체성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동양인인 키트와 흑인인 루이스가 동성애를 나눈다는 설정은 과한 PC주의처럼 느껴져 약간의 아쉬움을 남긴다. 다양성을 표현하는 코드로는 나쁘지 않지만 서구의 시선으로 베트남을 바라보면서 거기에 자신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넣는다는 점은 결국 또 다른 문화점령에 머무르기 때문이다.

 

나의 인생여행은 말 그대로 인생을 찾아가는 여행이다. 키트가 자신의 다양한 정체성을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나 자신을 알아가는 모습을 담아낸다. 영국에서 자란 키트가 서양인의 시점에서 동양인 조국을 바라본다는 점은 흥미를 주지만, 이 과정에서 기존 영어권 국가의 PC주의 양념이 첨가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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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0.12.08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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