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숙한 인생 속에서 유쾌함을 찾아가는 우리에게

Review|'인턴'(The Intern, 2015)

남진희 | 기사승인 2021/08/17

미숙한 인생 속에서 유쾌함을 찾아가는 우리에게

Review|'인턴'(The Intern, 2015)

남진희 | 입력 : 2021/08/17 [10:46]

▲ 영화 '인턴' 스틸컷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씨네리와인드|남진희 리뷰어] 인터넷 의류 쇼핑몰 어바웃 더 핏을 창업하여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30CEO 줄스. 그녀는 매분 매초가 아깝다며 사무실에서도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워커홀릭직장인이다. 직원들이 진행한 프로젝트에 꼼꼼히 아이디어를 내기도 하고, 고객들의 불만에 직접 응대하기도 하는 줄스의 태도는 수평적이고 분위기 좋은 회사를 만드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그에 응답하듯이 회사 직원들은 개방적이고 유쾌한 업무환경 속에서 훌륭한 업무 성과를 거두고 있고 동료들 간의 사이도 친밀하다. 말 그대로 이상적인 회사의 모습을 띄는 줄스의 회사. 그곳에 어느 날 시니어 인턴인 70세 벤이 등장한다.

 

▲ 영화 '인턴' 스틸컷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벤은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어 여유로운 삶을 보내고 있지만, 아직 마음속에는 다 태우지 못한 불꽃이 남아있는 사람다. 그는 자신의 2번째 인생을 위한 새로운 직장을 찾고 있었고, 마침 그의 눈에 띈 것은 시니어 인턴을 뽑고 있는 줄스의 회사였다. 벤에게 새로운 직장을 갖는 것은 큰 도전이었다. 그러나 그는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전자 기계를 잘 다루지 못하는 벤이지만, 인턴 지원을 위해 자기소개 영상을 찍어 유튜브에 올리고 직장 동료들에게 물어 노트북을 다루면서 일에 차근차근 적응해나가는 그의 모습은 웬만한 직장인들보다도 일에 대한 열정과 진중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벤의 모습을 몰랐던 줄스는 시니어 인턴 프로그램이 시간 낭비라고 생각해 자신의 부서로 배정된 그를 꺼려한다. 그러나 벤은 오랜 직장생활을 통해 쌓은 경험과 센스로 회사 동료들을 다정하게 챙겨주고 사소한 잡일거리들을 해 놓으며 동료들의 애정을 듬뿍 받는다. 그리고 벤은 아직 인생의 청춘기를 보내고 있는 자신의 동료들에게 훌륭한 인생의 멘토가 되어준다. 일에 푹 빠져 살다가 자신의 인생을 놓치고 있는 줄스도 자연스럽게 그의 다정함에 이끌릴 수밖에 없었다.

 

아마 벤과 같은 동료는 어바웃 더 핏에서뿐만 아니라 실제 우리가 경험하게 될 수많은 회사에서도 쉽게 찾아보지 못할 것이다. 70세의 직장 동료는 보이는 것만으로는 이상적인 회사에 큰 파도를 불러일으킬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할 수 없었던 역할을 벤이 조화롭게 채워주며 어바웃 더 핏은 오히려 큰 파도가 와도 밟고 일어설 수 있는 회사가 되었다.

 

▲ 영화 '인턴' 스틸컷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영화는 잔잔하게 흘러가는 이야기 속에서 줄스와 벤의 관계, 더 나아가 벤과 회사 동료들과의 관계가 어떻게 회사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가게 되었는지 보여 준다. 어색하고 불편한 동료였던 직원들은, 이제 서로의 멘토와 멘티가 되어주며 그들의 인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전달하게 되었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시니어 인턴으로서 벤은 큰 업무적인 성과를 거두지는 않았어도 그보다도 더 큰 성과를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다.

 

벤은 누구보다도 지혜로운 사람이다. 그는 자신이 노인이라는 이유로 다른 사람을 무시하거나 쉬운 일만을 도맡아 하려는 비겁한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새로운 도전을 유쾌하게 받아들였으며 다른 이들이 직장에서나 삶에 있어서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도 도와주었다.

 

누구나 자신이 은퇴하고 난 뒤의 노후를 상상해보고는 한다. 자신의 2번째 인생이나 다름없는 노후 생활은 인생의 그래프에 있어 정말 중요한 부분이다. 모두가 전부 다른 삶의 모습을 꿈꾸지만 우리는 결국 인생의 황혼을 어떻게 잘 마무리할지 고민한다. 아마 그런 우리에게 벤은 훌륭한 멘토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현명하게 유지할 수 있는 연륜, 그리고 영원히 식지 않은 도전정신은 미래뿐만 아니라 현재의 우리도 벤을 통해 본받을 수 있는 점일 것이다.

 

▲ 영화 '인턴' 스틸컷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이 영화의 장르는 코미디임에도 다른 일반적인 코미디 영화처럼 배꼽을 잡고 깔깔 웃을 수 있는 장면들은 많이 없다. 그럼에도 영화는 불쾌하지 않은 유쾌함 속에서 독자들에게 깊이 있는 주제를 잘 전달해 나간다. 영화 속에서 벤, 그리고 줄스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는 직장생활, 그리고 인생에서 호탕한 성공을 마주하기도 하지만 자신의 두려운 딜레마를 마주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타오르는 열정을 가진 줄스와 깊이 있는 지혜를 가진 벤처럼 우리에게는 각자 가지고 있는 훌륭한 능력이 있다.

 

자신의 능력을 믿는 용기는 우리를 그 누구보다도 뛰어난 사람으로 만든다. 그리고 우리 곁에는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동료가, 친구가, 가족이 있다. 영화 인턴은 관객들전부에게 줄스와 벤을 포함한 어바웃 더 핏의 모든 직원들처럼 인생의 미숙함 속에서도 유쾌한 삶을 살 수 있으리라는 깊은 여운을 남기며 크레딧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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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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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1.08.1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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