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지만

'인질'(2021), 필감성 감독

김수현 | 기사승인 2021/09/28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지만

'인질'(2021), 필감성 감독

김수현 | 입력 : 2021/09/28 [11:25]

[씨네리와인드|김수현 리뷰어] 최근 한국 영화가 점점 다시 살아나고 있다. 모가디슈, 싱크홀에 이어서 인질까지 괜찮다할 성적들을 내고 있다. 최근에는 '보이스', '기적'도 개봉을 했다. 이는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코로나로 인한 영화 산업의 침체로 인해 스크린으로 만날 수 있는 한국 영화들이 굉장히 줄었다. 하지만, 이 세 영화의 도약으로 인해 앞으로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는 영화들이 점점 더 많아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황정민, 류경수를 제외하고는 새로운 배우분들을 '이 영화'를 통해 만나볼 수 있었다. 악역의 주축을 맡은 김재범 배우님 또한 그러하였고 형사 역할을 맡았던 신현종 배우님, 백주희 배우님, 한규원 배우님 등 새로운 얼굴들이 이 영화 속에 모였다.

 

▲ '인질' 황정민.  © 씨네리와인드

 

‘인질’이라는 영화는 황정민이 황정민역으로 출연한다는 점이 꽤나 독특한 영화이다. 영화 속 상황은 가상의 설정이긴하지만, 연기하는 인물은 배우 황정민으로 나온다는 점이 꽤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 신선한 영화를 보고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끌날 때 까지 끝난게 아니라지만...’이다.

 

이 영화의 소재는 납치, 감금 그리고 탈출이다. 납치의 이유는 단순했다. 돈이 필요했고, 자신들 앞에 영화 배우 황정민이 나타났다. 그래서 납치했다. 사실, 나는 이러한 단순한 부분이 오히려 새롭게 다가왔다. 지금까지의 영화, 드라마 속 납치, 살인이 있을 때 어떠한 서사적 이유로 인해 벌어진 사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서인지 한시간 반이라는 짧은 런닝타임에도 이야기를 끝까지 이끌어갈 소재가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 '인질' 스틸컷.  © (주)NEW

 

중간중간 우리는 황정민의 지난 필모그래피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신세계의 대사를 따라 해 달라는 장면, 박성웅과 함께 영화를 찍었다는 설정, 황정민이 맡았던 역할을 이용한 단서까지 황정민의 팬이라면 반가워할 포인트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부분이 영화 속 킬링 포인트처럼 다가왔다. 황정민이 출연한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느낄 수 있는 킬링 포인트 말이다. 즉, 그의 작품 속의 그의 작품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이 이 영화가 황정민을 황정민 역으로 설정해서 얻어낼 수 있었던 큰 킬링 포인트가 아니었나 싶다. 

 

이 영화는 계속되는 클라이맥스를 가져간다. 고난 뒤에 또 다른 고난, 그 고난 뒤에 또 다른 고난을 선사하면서 사람들의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그래서인지 그 클라이맥스를 견디는 것이 버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필자는 후반부쯤 등장하는 신성리 노인(임형태)분의 역할에 아쉬움이 남았다. 산속에서 대피하던 황정민은 한 노인(임형태)의 집을 발견하게 되고, 전화를 쓸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하지만, 그 전화는 쓸 수 없던 전화였고, 황정민을 오해한 노인(임형태)은 경찰에 전화를 한다. 그전까지 산속을 뛰어다니는 액션을 꽤 길게 소화하였기 때문에, 이 노인(임형태)분으로 인해서 이 영화가 지금까지의 상황과 반전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나는 허무하게 염동훈(류경수)의 공격을 받아버린 노인(임형태), 들켜버린 황정민이 야속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리고 그다음 씬은 또다시 묶여있는 황정민을 보는 것이었다. 역시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었다’. 초반 황정민의 기자회견 장면 등 일상을 보여주는 장면을 제외하고는 최기완(김재범)의 아지트였던 그 창고 같은 곳이 계속해서 배경이 되었기 때문에 또다시 그 창고로 돌아온 황정민을 보며 ‘또야?’ 라는 생각은 어쩔 수 없이 들게되었다.

 

▲ '인질' 스틸컷.  © (주)NEW

 

하지만 이러한 클라이맥스의 연속이 이 영화의 매력이 되기도 한다. 클라이맥스가 진행되면서 서스펜스가 돋보이는 장면들이 있었고, 스릴러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긍정적인 이데올로기적 요소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또 이 영화는 시도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황정민의 황정민 역이라는 독특한 소재, 원톱 주연이긴 하지만, 비중있는 역할들 속 새로운 배우들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영화가 보여주는 시도들이 긍정적으로 다가왔다.

 

필자는 특히 마지막 장면이 좋았다. 시간이 꽤 흘렀지만 트라우마가 남아있는 황정민의 모습, 의식을 하는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이전에 찍어주지 않았던 사진을 찍어주는 모습 등 단순히 사건의 해결이 아니라 그 사건 이후 트라우마를 가지며 살아가고 있는 황정민의 모습으로 영화의 막을 내린 것이 좋았다. 그 지점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문제들 또한 말이다.

 

역시 끝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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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씨네리와인드 객원취재부 기자단 5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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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1.09.2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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