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작은 영원하다_블레이드 러너 ②

선구자는 후세가 알아보는 법, 『블레이드 러너』

김미정 | 기사승인 2021/09/30

걸작은 영원하다_블레이드 러너 ②

선구자는 후세가 알아보는 법, 『블레이드 러너』

김미정 | 입력 : 2021/09/30 [11:00]

 

▲ <블레이드 러너> 공식 포스터  © ㈜해리슨앤컴퍼니

 

[씨네리와인드|김미정 리뷰어] 앞선 글에 이어 실패작이었던 <블레이드 러너>가 어떻게 지금 걸작이란 평을 받게 됐는지, 이번에는 영화의 주제에 대해 얘기해보자.

 

<블레이드 러너>는 디스토피아 세계 속 등장한 레플리칸트와 인간의 차이점과 공통점에 대해 관객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 속 본질은 인간다움’, ‘인간성이다.

 

연 인간다움이란 무엇일까?

 

영화 속 레플리칸트’ ‘인간보다 더 인간답게라는 모토를 달고 인간에 의해 제조된 존재들이다. 그들은 고통과 쾌락을 느낄 줄 알며, 감정을 가지고 있고, 사유(思惟)할 수 있다그렇다면 그들이 인간과 다른 점이 무엇일까?

 

극의 초반부에서 블레이드 러너인 주인공은 그들을 기억의 유무로 구분한다고 했다. 그들은 만들어진 존재이기에 철학적 질문이나 유년기 시절 혹은 부모의 존재에 대한 질문 등에 대해 혼란스러워한다는 것이다.

 

▲ <블레이드 러너> 공식 스틸컷 / 검사장치를 통해 레플리칸트를 판별하는 주인공 '데커드'  © ㈜해리슨앤컴퍼니

 

하지만 과연 그기억만으로 인간인지 아닌지를 구분할 수 있을까레플리칸트들이 인간처럼 유년기의 기억을 갖고 있지 않다 하더라도, 그들은 짧은 생을 살아가면서 겪는 일들을 기억할 수 있고, 느낄 수 있다. 한 발짝 나아가, 유년기의 가짜 기억을 심은 발전된 레플리칸트를 만들었다. 그렇다면 그들은 과연 어떻게 인간과 구분할 수 있을까아니, 애초에 진짜 인간이란 무엇일까?

 

각 개인들마다 수만 가지의 해석이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기로는 이 영화는 인간다움의 정의는 결국 중요치 않다 라는 걸 말하고 있다. 영화 속 레플리칸트들은 생명이 있고, 기억이 있으며 사유할 능력이 있고 무엇보다 그 자체를 사랑한다반면, 그들을 잡고, 만드는 진짜 인간들은 오만하게도 그저 살아갈 뿐이다. 태어나기를 인간으로 태어났으니, 삶에 대한 고찰과 사랑에 무디어지며 그저 존재한다. 인간과 다를 바 없는 복제인간이 감정을 갖고 있음을 알면서도 그것을 자신의 용도에 따라 이용하고 파괴해버리고 만다. 과연 누가 인간일까?

 

▲ <블레이드 러너> 공식 스틸컷/ 자신 생의 마지막에 블레이드 러너인 '데커드'를 살려준 레플리칸트 '로이'  © ㈜해리슨앤컴퍼니

 

게다가 인간다움이라는 건 입체적이기 그지없다. ‘데커드는 블레이드 러너로서 레플리칸트들을 일명 폐기처리하러 다니며, 인간성이 사라진 폭력적이고 잔인하고 차가운 모습들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그는 또다른 레플리칸트 여성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레플리칸트들도 잔인한 모습을 보이기는 마찬가지이다. 본인의 수명을 늘리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가차 없이 희생시키고 죽인다. 하지만 그것이 인간성이 없기 때문일까? 아니, 오히려 죽고 싶지 않다는 인간과 같은 욕망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살고 싶다는 열렬한 욕망에 따라 행동의 계기가 되고 움직이는 것이야 말로 인간다운 것 아닐까인간답다라는 것은 이렇게나 입체적이고도 선과 악이 뒤섞여 있다. 우리는 그 인간다움을 정의 내릴 수 없다.

 

▲ <블레이드 러너> 공식 스틸컷/ 수많은 일을 보고 기억하는 레플리칸트 '로이'의 눈  © ㈜해리슨앤컴퍼니

 

이런 주제에 대해서는 기술이 끝없이 발전하는 지금까지도 우리가 끝없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1982년의 영화가 바라본 미래의 모습과 현재는 사뭇 다르면서도 유사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더 앞으로의 미래가 근사하게 망가진 미래가 되지 않도록 계속해서 고민해 봐야한다.

 

시간이 지나도 녹슬지 않을 주제와 더불어 한 장르를 나타내는 클리셰의 뿌리가 된 시각효과와 음악을 갖고 있는 이 영화야 말로 시대를 앞서간 선구자이다. 이 선구자를 후세가 알아봤듯이, 앞으로의 역사는 <블레이드 러너>를 더욱 더 걸작으로 평가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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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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