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함과 낭만을 품고 돌아온 타고난 이야기꾼

[프리뷰] '레이니 데이 인 뉴욕' / 5월 6일 개봉 예정

김준모 | 기사승인 2020/04/30

청량함과 낭만을 품고 돌아온 타고난 이야기꾼

[프리뷰] '레이니 데이 인 뉴욕' / 5월 6일 개봉 예정

김준모 | 입력 : 2020/04/30 [10:34]

▲ '레이니 데이 인 뉴욕' 티저 포스터     ©그린나래미디어(주)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우디 앨런은 말 그대로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대부분의 영화를 자신이 태어난 뉴욕을 배경으로 한 그의 작품세계는 쉴 틈 없는 수다와 귀여운 해프닝, 공감 가는 캐릭터의 모습으로 큰 사랑을 받아왔다. 그를 둘러싼 논란으로 뒤늦게 개봉하게 된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은 80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이야기를 하고 싶은 감독의 상상력과 청량함 넘치는 젊은 배우들의 조합이 돋보이는 영화다.

 

작품은 세 명의 대세 배우를 통해 현대에 다시 태어난 허세에 빠진 ‘개츠비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위대한 개츠비’ 역시 뉴욕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작품 속 주인공 개츠비의 이름은 이 소설을 떠올리게 만든다. 요즘 대세 배우 티모시 샬라메가 연기하는 개츠비는 재즈를 사랑하는 로맨틱한 뉴요커지만 허세 가득한 어머니와 대학에서 가르치는 지식에 대해 반항기가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도박에 능하다는 점에서 인생을 건 모험을 즐길 줄 알고 지식인과 부유층의 허세를 싫어하지만 자신이 그 기준을 충족시킬 만한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알기에 열등감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한 마디로 꿈은 있으나 올라갈 자신이 없기에 스스로 아웃사이더라 칭하는, 그러면서 완벽한 아웃사이더는 되지 못하는 인물이 현대의 개츠비다. 개츠비의 여자친구 애슐리는 전국에 지점이 있는 은행장의 딸이자 영화에 푹 빠진 영화광이다.

 

  ▲ '레이니 데이 인 뉴욕' 스틸컷     ©그린나래미디어(주)

 

미인 대회 출신에 학교 신문사에서 일하는 애슐리는 미모와 지식, 여기에 뛰어난 공감능력을 지니고 있다. 세련된 외형과 달리 그녀의 성격은 19~20세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 등장할 법한 세상 물정 모르는 아가씨에 가깝다. 자신이 우러러 보는 이들과 조금이라도 가까워지면 그들의 불순한 의도를 생각하기 보다는 그 매력에 한 없이 빨려들어 가는 철없는 캐릭터 말이다. 언뜻 보면 ‘언 애듀케이션’의 캐리 멀리건이 떠오르기도 한다.

 

두 사람은 애슐리가 그녀가 존경하는 영화감독 롤란 폴라드의 인터뷰를 따내면서 맨해튼을 향한다. 개츠비는 애슐리와 점심을 함께하고 저녁에 어머니가 여는 셀럽들을 초대하는 허세 가득한 파티에 애슐리를 데려가 초대하기로 계획을 세운다. 헌데 애슐리에게 롤란이 필요 이상의 관심을 보이고 그녀에게 자신의 신작을 보여주기로 결정하면서 계획은 꼬이게 된다. 홀로 맨해튼을 돌아다니던 개츠비는 옛 친구의 학교 영화 촬영을 도와주기로 결정한다.

 

  ▲ '레이니 데이 인 뉴욕' 스틸컷     ©그린나래미디어(주)

 

그곳에서 개츠비는 옛 연인의 동생인 챈을 만난다. 간만에 만나게 된 챈은 외모는 숙녀로 변했지만 성격은 여전히 시니컬하다. 평범한 촬영인 줄 알았던 개츠비는 챈과 기습적으로 키스를 하게 되고 마음이 흔들린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처럼 맨해튼에 홀로 남은 울적한 뉴요커는 챈과 함께 박물관 데이트를 즐긴다. 한편 애슐리는 얼떨결에 영화 촬영장까지 가게 되고 그곳에서 매력적인 인기 스타 프란시스코 베가와 만나게 된다.

 

작품은 ‘위대한’ 개츠비가 되고 싶지만 미완에 머무는 현대의 개츠비의 상실과 성장을 통해 재미를 준다. 개츠비에게는 학업도 사랑도 너무나 힘겹게 다가온다. 자신만의 신념을 위해 다른 대학에 진학한 거처럼 말하지만 실제는 능력이 부족한 그는 애슐리마저 자신이 아닌 셀럽들의 세계에 푹 빠져들자 상실을 겪는다. 하지만 삶이란 게 어디 누군가의 기대를 맞추면서 살아가는 것인가.

 

점점 자신에게 맞는 삶이 무엇인지, 그가 좋아하는 재즈 음악이 흐르는 작품 속 분위기처럼 뉴욕에서 스스로의 색을 찾아가는 개츠비의 모습은 유쾌함을 준다. 이 유쾌함의 이유는 첫 번째로 우디 앨런의 유머러스한 대사를 들 수 있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함께 한 순간도 유머를 잃지 않는 영화 속 대사는 쉴 틈 없는 즐거움을 안겨준다. 연인 사이의 묘한 관계와 삶을 바라보는 우디 앨런의 다양한 시각은 여전한 매력을 보여준다.

 

  ▲ '레이니 데이 인 뉴욕' 스틸컷     ©그린나래미디어(주)

 

여기에 세 배우의 청량감은 익숙한 수다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귀여운 허세꾼 개츠비 역의 티모시 샬라메와 철없는 부잣집 아가씨를 연기한 엘르 패닝의 발랄함은 물론 통통 튀는 셀레나 고메즈의 모습은 바라보는 것만으로 캐릭터들의 매력에 푹 빠지게 만든다. 더군다나 영화의 공간이 뉴욕이라는 점은 낭만에 푹 빠져들게 만드는 힘을 보여준다. 비 오는 뉴욕에서 젊은 남녀들이 벌이는 해프닝만큼 매력적인 이야기가 또 있을까 싶다.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은 여러 매력이 공존하는 영화다. 뉴욕 배경에 유머러스한 수다는 우디 앨런 영화의 클래식한 매력을 보여주고 세 명의 주인공이 펼치는 썸과 사랑, 해프닝은 청량하면서도 달달한 낭만을 보여준다. 뉴욕과 젊음, 재즈와 웃음, 사랑과 낭만 등 마음을 사로잡을 다양한 요소들을 꽉 채워 넣은 이 작품은 논란과는 별개로 타고난 이야기꾼의 진가를 다시 한 번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한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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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0.04.30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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