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FF|기막힌 구성 선보인 이 영화, 보고 나면 '럭키'가 얄미워지는 이유는?

[JFF 온라인 일본영화제 상영작] ‘열쇠도둑의 메소드’ / Key Of Life

김준모 | 기사승인 2020/12/04

JFF|기막힌 구성 선보인 이 영화, 보고 나면 '럭키'가 얄미워지는 이유는?

[JFF 온라인 일본영화제 상영작] ‘열쇠도둑의 메소드’ / Key Of Life

김준모 | 입력 : 2020/12/04 [16:26]

 

▲ '열쇠도둑의 메소드' 포스터  © 아시안위키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124일부터 1213일까지 매일 온라인을 통해 상영작을 공개할 예정인 JFF 온라인 일본영화제는 첫날 공개작으로 흥미로운 두 작품을 선택했다. 한 편은 일본을 대표하는 3대 거장 중 한 명인 오즈 야스지로의 오차즈케의 맛이고 다른 한 편은 우치다 켄지 감독의 열쇠도둑의 메소드. 국내에는 개봉하지 않은 2012년 작 열쇠도둑의 메소드2016년 개봉해 960만 관객을 기록한 유해진 주연의 코미디 영화 럭키의 원작이다.

 

작품은 세 명의 주인공을 통해 예기치 못한 전개를 선보인다. 각각의 인물들이 사건을 계기로 묘하게 얽히는 구성은 일본 장르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설정이다. 그래서 원작이 있을 것이란 생각을 품게 되는데, 우치다 켄지 감독의 오리지널 시나리오다. 시나리오는 세 명의 인물을 엮는 코드를 열쇠로 정한다. 그들 각자는 서로에게 답답한 마음의 문을 열어주는 열쇠로 작용한다. 다만 그 과정이 평범하지 않다.

 

▲ '열쇠도둑의 메소드' 스틸컷  © 아시안위키

 

개성 강한 캐릭터의 시작은 카나에다. 대형출판사의 편집장으로 일하는 카나에는 어느 날 결혼을 선언한다. 다만 남자는 없다. 몸이 안 좋은 아버지를 위해 결혼 날짜를 정해두고 남자를 찾을 계획인 것이다. 기준은 건강하고 열심히 사는 사람. 그 두 가지면 된다는 카나에 앞에 묘한 남자가 나타난다. 병원에서 만난 남자는 기억을 모두 잃어버렸다고 한다. 카나에는 이 남자에게 묘한 이끌림을 느낀다.

 

카나에의 열쇠가 되어줄 남자, 신이치로는 살인청부업자다. 임무를 완수하고 집에 돌아가던 그는 차가 막히자 피로라도 풀 겸 눈에 보이는 목욕탕으로 들어간다. 탕 안에 들어가려는 찰나, 바닥에 떨어진 비누를 밟고 크게 넘어진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기억은 없고, 자신이 사쿠라이 타케시란 이름을 지닌 남자라는 말을 듣는다. 자신의 집주소라며 향한 곳은 정돈이라고는 하나도 되어있지 않은 엉망진창인 원룸이다.

 

그곳에서 연기와 관련된 책들, 극단과 관련된 정보를 발견한 신이치로는 자신이 배우였다고 생각한다. 강한 인상 때문에 촬영장에서 바로 인정을 받는 신이치로. 그는 자신에게 접근하는 카나에를 과분한 여자라고 생각한다. 자신은 돈도 없고, 생활도 안정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방 안을 깨끗하게 치우고 하루 계획을 철저하게 세우는 신이치로의 모습은 카나에가 원하는 건강하고 열심히 사는 사람이다.

 

▲ '열쇠도둑의 메소드' 스틸컷  © 아시안위키

 

그렇다면 신이치로와 집을 바꾼 열쇠 도둑은 누구일까. 신이치로와 열쇠를 바꾼 남자 타케시는 자살을 시도하던 중 더위를 이기지 못해 목욕탕을 향한다. 실수로 비누를 흘린 그는 넘어진 신이치를 보고 충동적인 행동을 한다. 어차피 죽기로 결심한 인생, 하루라도 다른 사람으로 살아보기로 한 것이다. 신이치로와 목욕탕 캐비닛 열쇠를 바꿔치기한 타케시는 세련된 신이치의 집을 향한다. 그곳에서 발견한 돈으로 친구들에게 진 빚을 갚고 옷도 산다.

 

어차피 죽기로 했으니 미안하단 사과로 때우려던 그는 신이치로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자 조금 더 신이치로가 되어보기로 결정한다. 이 선택은 최악의 흐름을 따라간다. 신이치로의 사건 의뢰인이 그를 직접 만나러 오고 얼떨결에 살인을 저지르기로 계약을 한 것이다. 맞지 않는 열쇠를 택한 타케시는 자신의 힘으로 일을 해결하려 하지만 점점 더 꼬여만 간다. 세 사람은 각자가 처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로라는 열쇠가 필요하다.

 

이 작품을 보고 나면 럭키가 얄밉게 느껴진다. 딱 관객들이 좋아할 설정만 가져오고 애매한 부분은 제외했기 때문이다. 영화는 소설과 다르게 심리묘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없다. 그래서 심리보다는 장면을 통해 포인트를 준다. 이 영화의 구성이 일본 장르소설이 떠오르는 건 캐릭터의 강한 개성과 그들의 목적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엮여서다. 때문에 후반부로 갈수록 설정을 통한 묘사를 이어가려니 초반보다 극적인 매력이 떨어진다.

 

▲ '열쇠도둑의 메소드' 스틸컷  © 아시안위키

 

여기에 카나에가 주는 이질감은 극적인 몰입을 방해한다. 신이치로와 타케시의 캐릭터만으로 이야기는 구성이 잡혀 있는데, 여기에 카나에를 통해 로맨스의 감정을 넣으려다 보니 억지로 껴 맞춘 느낌이 강하다. 카나에가 지닌 고민 역시 관객의 공감을 사기 힘들다. 독특한 코미디 캐릭터의 느낌이 강하다 카나에가 후반부 감정의 핵심이 되는 순간 전개가 지루해진다. 통쾌함이나 유머, 쾌감 대신 택한 감정이 유효타를 날리지 못하는 것이다.

 

럭키는 이 점을 간파해 카나에의 캐릭터를 아예 지워버렸다. 그 부분을 신이치로가 연기생활을 하는 과정에 코믹함을 더해 재미를 주는 방안으로 택했고, 이는 우치다 켄지 감독의 아이디어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잘 짜인 시나리오를 그대로 가져오기 보다는 핵심만 딱 잡아와서 더 장르적인 쾌감을 더한 것이다. 얄밉게 느껴지지만 알맞은 선택이었고 장르에 있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만약 럭키를 보지 않은 관객이라면 이 영화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퍼즐처럼 절묘하게 들어맞는 이야기의 구성, 독특한 캐릭터들의 앙상블에 깊은 인상을 받을 것이다. 첫 공개작이란 측면에서 오락적인 측면을 강조한 점이 돋보인다. JFF 온라인 일본영화제는 홈페이지를 통해 매일 새로운 영화를 공개한다. 간단한 회원가입을 통해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며 공개작은 24시간 동안 관람이 가능하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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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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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0.12.0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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