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FF|열혈을 가득 품은 코미디의 등장

[JFF 온라인 일본영화제 상영작] ‘마에다 건설 판타지 영업부’ / Project Dreams - How to Build Mazinger Z's Hangar

김준모 | 기사승인 2020/12/06

JFF|열혈을 가득 품은 코미디의 등장

[JFF 온라인 일본영화제 상영작] ‘마에다 건설 판타지 영업부’ / Project Dreams - How to Build Mazinger Z's Hangar

김준모 | 입력 : 2020/12/06 [20:57]

▲ '마에다 건설 판타지 영업부' 포스터  © Bandai Namco Arts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면 열혈물로 일컬어지는 장르가 있다. 애니메이션 제작사 가이낙스가 천원돌파 그렌라간으로 정점을 찍은 이 시리즈의 특징은 등장인물 전원이 뚜렷한 목표의식으로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한다. ‘마에다 건설 판타지 영업부는 이런 열혈물의 에너지를 가득 품은 코미디 영화다. 토목 건축 회사인 마에다의 홍보팀은 팀장 아사가와에 의해 터무니없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다.

 

그 프로젝트는 추억의 로봇 애니메이션 마징가Z의 격납고를 설계하는 것이다. 하수처리장이 갈라지면서 등장하는 마징가Z의 모습은 현대의 건설기술로는 불가능한 거처럼 여겨진다. 아사가와는 회사의 홍보 일환으로 이 격납고의 설계도를 작성해 온라인으로 광고할 생각을 한다. 이 무모한 계획을 아무도 승인해 주지 않을 것이란 홍보팀의 예상과 달리 상부에서는 판타지 영업부라는 이름으로 승인이 떨어진다.

 

홍보팀의 젊은 사원 도이는 회사 일에 크게 관심이 없다. 앞에 나서는 건 대학시절로 끝, 사회인이 되었으니 시키는 일만 하면 그만이라 생각한다. 그런 도이에게 아사가와의 열정은 부담이 된다. 이런 팀장의 계획에 반기를 들 줄 알았던 팀원들은 하나 둘 열정을 지닌다. 치카타는 자신이 좋아했던 마징가Z의 격납고를 설계한다는 생각에, 과거 토목팀에서 열정을 바쳤던 베쇼는 에이스라는 말에 다시 불타오른다.

 

도이와 함께 이 프로젝트에 관심이 없어 보였던 에모토는 현장에서 만난 전문가의 순수한 열정에 반해 적극적으로 변한다. 이런 변화의 물결 속에서 회의적인 모습을 보이던 도이는 기술팀 팀장에게 붙잡히면서 처음으로 회사에 대해 알게 된다. 회사가 만드는 댐에 대해 공부하고 직접 현장을 향하면서 도이 역시 점점 열혈을 지니게 된다. 이들의 목표는 단 하나. 세상을 구할 마징가Z의 격납고 설계도를 완성하는 것이다.

 

▲ '마에다 건설 판타지 영업부' 스틸컷  © Bandai Namco Arts

 

이 작품이 보여주는 열혈은 무모해만 보인다. 애니메이션의 상상이 만들어낸 구조물을 설계한다. 돈을 들여 만들 것도 아닌데 인력을 소모한다. 어찌 생각하면 쓸모없는 일에 열과 성을 다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헌데 인류의 발전은 이 말도 안 되는 상상에서 비롯됐다. 수많은 사람들이 살 수 있는 아파트와 엄청난 양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 댐은 가능성에 대해 연구하고 노력한 이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아사가와는 마에다 건설이 만들어 낸 많은 댐들을 언급하며 도전정신에 대해 말한다. 현대의 도시화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도전정신에서 비롯됐다. 성공적인 역사를 써낸 마에다 건설의 현재는 원가절감이나 생각하며 기존 본인들의 위대한 건축물의 가치에 다가서지 못하고 있다. 획기적인 도전에 나서기 보다는 가치가 떨어지는 건축물을 만들며 돈을 버는 데에만 열중하고 있는 것이다.

 

아사가와의 도전은 팀원들을 비롯해 회사 사람들에게 잊었던 열혈을 일깨운다.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은 항상 기운이 넘치고 열정을 지닌다. 두 눈은 언제나 악과 맞서 싸우기 위해 불타오른다. 현실에 이런 열혈을 지닌 주인공이 없다면 인류는 위험이 닥쳤을 때 이겨낼 수 없다. 작품은 이런 열혈의 기운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가며 속도감 있는 전개를 선보인다. 위기-극복-위기의 구조를 선보이며 만화와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열혈 애니메이션의 관점에서 보자면 흥미롭다. 에너지 넘치는 인물들이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모습은 가슴을 뛰게 만든다. 다만 이 열혈에 관심이나 감흥이 덜하다면 아쉬움을 느낄 것이다. 일본 코미디 특유의 허황된 전개와 웃음 포인트를 잡기 힘든 전개, 현실과 환상 사이에서 혼란을 주는 결말부가 몰입을 방해할 것이다. 여기에 열혈보단 현실에 익숙한 현대인에게 영화의 메시지가 과하다 느껴질 여지도 있다.

 

마에다 건설 판타지 영업부는 마징가Z란 주연이 아닌 격납고란 조연을 설계라는 이야기를 다룬다. 건설에 있어 주인공은 건축가이지만, 이 건축가와 함께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없이는 꿈을 현실로 옮길 수 없다. 우리는 주인공이 아니라면 조용한 조연으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연이 별이 될 수 없다는 건 편견이다. 열혈의 정신으로 살아간다면 주연보다 빛나는 조연이 될 수 있음을 이 작품은 보여준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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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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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0.12.06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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