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FF|1인가구 시대에 건네는 위로의 가치

[JFF 온라인 일본영화제 상영작] ‘서랍속의 아이들’ / Drawer Hobs

김준모 | 기사승인 2020/12/07

JFF|1인가구 시대에 건네는 위로의 가치

[JFF 온라인 일본영화제 상영작] ‘서랍속의 아이들’ / Drawer Hobs

김준모 | 입력 : 2020/12/07 [09:40]

 

▲ '서랍속의 아이들' 스틸컷  © 프로덕션 I.G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JFF 온라인 일본영화제가 선보이는 프로덕션 I.G 단편집의 두 번째 작품 서랍속의 아이들은 참 일본다운 애니메이션이란 생각이 드는 작품이다.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매력에 여운을 남기는 결말은 물론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뿌리에 관한 이야기가 시선을 끈다. 우리나라 우렁각시 이야기를 떠올리게 만드는 기묘한 설정을 바탕으로 1인가구가 유행하는 현대에 잊지 말아야 할 뿌리의 가치를 말한다.

 

노에루는 대도시의 작은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는 텔레마케터다. 그녀의 삶은 어딘가 모르게 단조롭고 무료해 보인다. 어느 날 어머니가 할머니 대부터 쓴 물건이라며 서랍장을 하나 보내준다. 그 서랍장이 집에 오면서 노에루의 삶은 변한다. 서랍장 안에는 여섯 명의 아이들이 들어있다. 이 아이들은 선조 대부터 서랍장 안에서 살며 여성들을 도왔다. 일종의 선생님이자 보호자 역할을 해준 것이다.

 

이때부터 노에루의 집은 활기를 띄게 된다. 함께 장을 보고, 식사를 하고, 요리를 하는 그 평범해 보이는 시간이 집안의 공기를 따뜻하게 만든다. 이런 노에루의 변화는 직장에서도 나타난다. 예전보다 활기를 되찾고 화사해진 그녀는 칭찬을 듣는다. 이 서랍장과 그 안의 아이들은 노에루의 가문이 지닌 뿌리를 말한다. 과거 인류는 대가족의 형태를 취했다. 많게는 4대가 한 집에서 지냈다.

 

알게 모르게 부모가 해오던 가업을 자연스럽게 이어받았으며 가문의 얼굴에 먹칠을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자리 잡았다. 단단한 나무의 일부가 되어 뿌리를 잊지 않을 수 있는 환경이었다. 반면 현대는 자식이란 열매가 단단해지면 나무를 떠난다. 높이 매달려 있다 땅에 떨어진 열매는 혼자가 되었다는 사실에 우울함을 지닌다. 이 감정이 현대인이 느끼는 소외감과 외로움이다.

 

서랍장의 아이들은 이런 노에루의 외로움을 달래주면서 그녀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 성장은 요리와 화장을 가르치는 거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녀가 매일 지나치던 사진관 앞에는 어린 시절 노에루와 할머니가 찍은 사진이 있다. 자신이 일하던 이곳이 과거 할머니와 함께 지냈던 장소임을 알게 된 노에루는 비록 몸은 떨어져 있어도 마음은 가족과 함께 있음을 알게 된다.

 

일본은 뿌리를 중요히 여긴다. 몇 대째 가업을 이으며 그 기술에 자부심을 느끼고 선대에 민폐를 끼치지 않고자 노력한다. 정치인 역시 대를 잇는 국가가 일본이다. 이런 일본의 정신은 이 작품의 기둥이 된다. 이런 측면이 보는 관객에 따라 거부감을 느끼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 다만 현대사회에서 모두가 겪고 있는 인간소외 현상에 대해 정신적인 부분을 강조하며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캐릭터의 활용이다. 여섯 명의 아이들은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데 단편이다 보니 이를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 그러다 보니 몇몇 캐릭터는 먹보, 반항아 등으로 단순하게 소비가 된다. 에피소드를 통해 각자가 지닌 매력을 뿜어낼 수 있는 시리즈로 기획된다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캐릭터의 매력과 잘 잡힌 구성을 생각할 때 단편 하나로 끝내는 게 아쉬운 애니메이션이다.

 

참고로 이번 JFF 온라인 일본영화제에서는 앞서 국내에 개봉한 '피그테일: 피그테일과 거미 소녀 그리고 레슬링'의 세 단편을 순차로 상영할 예정이다. 세 단편 모두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며 무엇보다 '피그테일'은 깊은 여운을 남기는 작품인 만큼 관심이 있는 분은 시간표를 확인해 놓치지 말길 바란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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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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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0.12.07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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