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FF 현장|'피스' 감독이 말하는 산책과도 같은 다큐멘터리 촬영 과정

[JFF 온라인 일본영화제 현장] '피스' 소다 카즈히로 감독 인터뷰

김준모 | 기사승인 2020/12/09

JFF 현장|'피스' 감독이 말하는 산책과도 같은 다큐멘터리 촬영 과정

[JFF 온라인 일본영화제 현장] '피스' 소다 카즈히로 감독 인터뷰

김준모 | 입력 : 2020/12/09 [09:13]

▲ 소다 카즈히로 감독  © JFF 인터뷰 캡처본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재팬 필름 페스티벌(이하 JFF)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온라인 개최를 선택한 이번 영화제에서 매일 새로운 일본영화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상영작 감독들의 인터뷰 영상을 함께 게재하며 영화제의 묘미라 할 수 있는 감독의 이야기로 작품에 대해서 들을 수 있는 특별한 순간을 마련했다.

 

‘The Japan Times’에서 활동 중인 평론가 마크 쉴링이 진행을 맡은 JFF의 토크쇼, 플러스 투데이 인터뷰의 세 번째 주인공은 소다 카즈히로 감독이다. 독특한 다큐멘터리 제작 스타일로 주목받은 그는 이번 영화제에서 2010년작 피스를 선보인다.

 

일본 출생의 그는 1993년부터 미국에서 활동하던 중 학생 시절 제작한 단편 극영화 기절로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2007년 첫 장편 다큐멘터리 선거로 주목받은 그는 이 영화를 시작으로 일본에서 작품 활동을 펼친다. ‘멘탈’ ‘피스’ ‘연극 1&2’ ‘항구 마을등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 오던 그는 올해 선보인 정신: 제로로 제70회 베를린영화제 에큐메니칼 심사위원상:포럼을 수상했다.

 

작품마다 일관된 특징을 보이는 소다 카즈히로 감독은 아쉬운 순간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다큐멘터리는 그때 자신의 기록이기도 하다. 아쉬움이 남아 되돌아가서 바꾸고 싶다는 생각은 한 적 없다. 관찰 다큐멘터리라는 게 눈앞에 일어나는 일을 모두 성실하게 기록해서 작품을 만드는 방식이라 그 당시 저의 한계나 미숙함이 드러나도 그냥 받아들인다.”며 유머러스한 답변을 했다.

 

오카야마 지역에서 계속 작업을 이어가는 점에 대해 아주 일본적인 개념일 수 있는데 인연이 크다. 나도 아내도 오카야마 출신이다. 장모님이 장애를 겪고 있는 분들을 지원하는 재택 봉사 일을 하시는데 그 일에 흥미가 생겨 정신: 제로를 만들게 됐다. 장모님 고향인 오카야마 우시마도에 머물 때는 그곳에서 만난 어부들과 굴 공장을 찍었다. 오카야마라는 도시에 대한 흥미와 매력이 이유겠지만, 더 큰 요인은 인간관계에서 생긴 호기심이 자연스럽게 확장되면서 영화가 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인물들의 속마음을 잘 이끌어 내는 인터뷰 기술에 대해 의도적으로 인터뷰를 하지 않는다. 그저 카메라를 계속 돌릴 뿐이다. ‘피스에서는 하시모토 씨가 우리에게 앉으라고 하더니 귤을 주시더라. 그러면서 대화를 하게 됐다. 우리 존재를 숨기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지고 영화의 장면이 되기도 한다.”며 본인만의 인터뷰 기술을 알려줬다.

 

일본 다큐멘터리 감독들이 완곡하게 돌려 질문을 하는 반면 돌직구처럼 직설적인 인터뷰 방식에 대해 아무래도 미국에서 살던 영향이 큰 거 같다. ‘피스를 찍을 때가 2009년이었는데, 그전까지 16년을 미국에서 살았다. 아마 일본에서 계속 살았다면 같은 질문을 해도 완곡하게 돌려서 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답했다.

 

▲ 소다 카즈히로 감독  © JFF 인터뷰 캡처본

 

피스에는 수많은 고양이가 등장한다. 고양이로 이야기를 만들게 된 이유에 대해 감독은 처음에는 15분 분량의 평화와 공존에 관한 영화를 만들어 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그때는 거절하려고 했다. 관찰 다큐멘터리에는 10가지 법칙이 있다. 조사나 협의를 하지 않고 닥치는 대로 찍고 대본도 쓰지 않는다. 일어나는 일을 그대로 찍기 때문에 테마를 정하지 않고 찍는 게 원칙이다. 그건 금기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느 날 카시와시 처갓집에 머무르고 있는데 장인어른이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는 모습을 보았다. 그 광경이 너무 아름다웠다. 평화로운 순간이었고 마침 아침 햇살이 비치면서 고귀한 장면처럼 보였다. 우연히 카메라가 있어서 그 모습을 찍기 시작했다. 자세히 보니 사이가 좋은 5마리 고양이 무리가 있었고, 약간 떨어진 곳에 무리에 끼지 못하는 고양이 하나가 있었다. 그 녀석이 갑자기 무리에 달려들어 먹이를 낚아채니 장인어른이 이 도둑고양이가!’라고 말하신 거다. 이 순간이 피스의 첫 장면이 됐다. 5마리가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고, 한 마리의 도둑고양이 때문에 무리의 평화가 깨지고 있다.”며 우연히 찍은 장면이 작품으로 이어졌음을 말했다.

 

계획하지 않은 이야기를 만드는 만큼 운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목표를 정하고 찍으려고 하면 오히려 행운이 따라줘야 한다. 목표한 잠연이 나오지 않으면 영화를 완성할 수 없다. 내 작업은 산책과 같다. 목적지가 있으면 도달하지 못할 경우 실패하고 길을 잃은 게 된다. 반면 산책은 어딜 가든 상관없다. 길을 가면서 찍으면 그게 영화가 된다. 그래서 성공이나 실패가 없다. ‘피스에서 하시모토 씨를 만난 건 엄청난 행운이지만 만나지 않았더라도 또 다른 영화가 탄생했을 것이다.”며 작업 방식을 설명했다.

 

고양이에 이어 노인이란 주제를 집중적으로 추구하는 이유에 대해 내 무의식 속에 어르신들에 대한 집착이 있나 보다. 인간의 삶과 죽음은 항상 관심사였다. 그래서 학부도 도쿄대 종교학과를 나왔다. 모든 생명체는 다 죽는데 왜 사는 것인가에 대해 항상 생각했고, 생과 사의 문제에 끌린다. ‘피스에서 하시모토 씨를 만났을 때 그랬고, ‘정신: 제로에서 야노 씨와 요시코 씨도 그랬다. 인간이 삶을 마감해가는 순간을 바라보면서 내가 삶과 죽음에 관심이 있구나 라는 걸 느꼈다.”고 답했다.

 

피스속 고양이를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내게 있어서는 고양이나 인간이나 전부 같은 생물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새, 거북이, 나무나 풀 모두 같은 시선으로 생물을 바라본다. 개인적으로 내가 어쩌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인간의 말을 하고, 인간과 교감을 맺기에 인간이 주체인 영화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독특한 시각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줬다.

 

마지막으로 고양이를 키우느냐는 질문에 고양이를 좋아하긴 하는데 알레르기가 있다. 같이 있으면 가려워서 견딜 수 없다.”는 답변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JFF 온라인 일본영화제는 홈페이지를 통해 매일 새로운 영화를 공개한다. 간단한 회원가입을 통해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며 공개작은 24시간 동안 관람이 가능하다. 소다 카즈히로 감독의 피스1211()에 홈페이지를 통해 관람할 수 있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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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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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0.12.09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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