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의 기다림을 담은 비와 우리의 이야기

[프리뷰] '비와 당신의 이야기' / 4월 28일 개봉

김준모 | 기사승인 2021/04/26

그 시절의 기다림을 담은 비와 우리의 이야기

[프리뷰] '비와 당신의 이야기' / 4월 28일 개봉

김준모 | 입력 : 2021/04/26 [10:07]

▲ '비와 당신의 이야기' 스틸컷  © 소니픽쳐스엔터테인먼트코리아(주) , (주)키다리이엔티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따뜻함과 설렘이다. 봄이 되면 무언가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감성에 젖어든다. 마치 기적과도 같은 일이 겨울이란 오랜 기다림 끝에 펼쳐질 것만 같다. 현대 청춘의 고민을 아날로그 감성으로 담아낸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부활의 노래처럼 깊은 울림을 선사하는 영화다. 이 작품이 아날로그 감성의 시대로 삼은 건 2000년대다. 2000년대는 현대 청춘의 고민과 맞닿아 있으면서 아날로그의 정취를 풍긴다.

 

2000년대의 청춘은 현대의 청춘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다. 삼수생 영호는 꿈도 목표도 없다. 다시 우울한 재수생활을 시작한 그는 어느 날 갑자기 추억 속 그리운 얼굴을 떠올린다. 초등학교 시절 자신의 마음을 훔치고 바로 전학 간 소연이란 학생.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 영호는 소연에게 무작정 편지를 보낸다. 이 편지는 망망대해 같은 현재를 보내는 영호가 희망을 얻기 위해 쏜 신호탄과 같다.

 

손편지는 스마트폰과 SNS가 등장하기 이전에 많이 사용됐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스마트폰을 통해 편하게 이메일을 확인할 수 없었다. 손편지에는 기다림과 설렘이 있다. 손편지를 기다리는 시간의 기다림, 그 기다림에 피어나는 설렘. 이 영화가 기다림에 관한 이야기인 표면적인 이유는 이 손편지에 있다. 이면적인 이유는 청춘이다. 청춘의 시절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영호의 편지를 받게 되는 소희 역시 기다림의 시간에 있다.

 

▲ '비와 당신의 이야기' 스틸컷  © 소니픽쳐스엔터테인먼트코리아(주) , (주)키다리이엔티

 

영호의 청춘이 대학에 가기 위한 공부의 연속이라면, 소희의 청춘은 무엇을 해야 좋을지 알 수 없는 어둠의 연속이다. 소희는 어머니를 도와 책방에서 일을 하지만 막상 자신은 무엇을 좋아하고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 영호의 편지를 받은 소희는 몸이 아픈 언니, 소연을 대신해 편지를 보낸다. 이 편지는 영호와 소희 모두에게 희망이 된다. 두 사람은 서로의 편지를 기다리며 설렘의 시간을 보낸다.

 

최근 청춘을 뜻하는 계절은 봄이 아니라 여름이다. 무더운 여름처럼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더위가 지속된다는 의미다. 다포세대라는 말처럼 연애, 꿈, 결혼 등 많은 것을 포기하고 취업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한다. 청춘을 아름다운 순간이 아닌 고통스러운 시간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낭만과 행복이 담긴 봄을 기다리는 건 청춘에게 사치처럼 느껴진다. 때문에 영화는 봄을 기다리는 시간을 기적이라 말한다.

 

▲ '비와 당신의 이야기' 스틸컷  © 소니픽쳐스엔터테인먼트코리아(주) , (주)키다리이엔티

 

소희는 편지를 빛에 비춰 보면 볼 수 있도록 거꾸로 적어 보낸다. 영호는 소희의 주문에 따라 하늘에 대고 편지를 읽으며 행복을 느낀다. 고개를 숙여 문제만 풀던 영호에게 하늘을 보며 세상을 향한 꿈을 품을 수 있도록 소희가 배려한 것이다. 이런 소희를 소연이라 생각하고 희망을 품어오던 영호는 연락과 만나는 걸 금지한 소희의 규칙을 깨고 12월 31일 만나고 싶다는 편지를 보낸다.

 

자신을 언니라 생각하는 영호에게 나갈 수 없지만, 동시에 언니에게 영호를 보여주고 싶은 소희는 한 가지 조건을 건다. 그날 비가 오면 만나자는 약속. 영호는 자신의 무더위를 식혀줄 소나기를 기다리고, 소희는 꿈이 없는 척박한 마음에 내릴 단비를 기다린다. 이 기다림의 시간이 기적이 되는 순간은 두 주인공뿐만 아니라 관객도 기다리는 간절함을 지닌다. 때문에 이 영화가 주는 분위기는 설렘이란 따뜻함을 지닌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남녀노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감성무비다. 손편지가 주는 기다림과 설렘은 아날로그의 향수를, 영호와 소희가 겪는 현실적인 고민은 청춘을 향한 위로와 힐링을 전한다. 가로본능 핸드폰, 2002 월드컵, 헌책방, 빨간 우체통 등 2000년대에 남은 아날로그의 자취를 통해 기다림이 기적이 되는 순간을 선사하는 이 영화는 가족 또는 연인과 함께 봄과 같은 따뜻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선택이 될 것이다.

 

한줄평 : 그 시절의 기다림을 담은 비와 우리의 이야기

평점 : ★★★

 

▲ '비와 당신의 이야기' 포스터  © 소니픽쳐스엔터테인먼트코리아(주) , (주)키다리이엔티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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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1.04.2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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