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글자의 제목만으로 해피엔딩이기를 간절히 바랐다

[서평] 임이현 '수연아,'

한별 | 기사승인 2021/04/29

세 글자의 제목만으로 해피엔딩이기를 간절히 바랐다

[서평] 임이현 '수연아,'

한별 | 입력 : 2021/04/29 [09:55]

▲ 책 '수연아,' 표지 이미지.  © 스칼렛


[씨네리와인드|한별 저널리스트]

"넌 왜 연애를 안 해? 좋은 사람 소개해 준다고 그래도 마다하고" (수연)

"하루 종일 대표님한테 매달려 있는데 제가 연애할 시간이 어딨어요" (결)

"그러다 파파노인으로 늙어 죽을래?" (수연)

"네, 저는 이렇게 대표님 따가리나 하다 늙어 죽을 팔자인가 보죠." (결)

 

'수연아'라고 부르는 세 글자의 제목만으로 눈길을 끈다. 호기심이 생겼다. 수연이가 누구길래 제목에서부터 수연이를 부르는 것일까. 책의 표지나 제목만 봤을 때는 로맨스 이야기를 다룬 책 같다. 실제로 서점에서도 국내 로맨스물 칸에 꽂혀 있었으니 맞는 추측인 듯하다. 작가도 처음 들어보는 모르는 작가에, 국내 로맨스물은 거의 읽지 않는 필자가 어쩌다 보니 호기심에 이끌려 책을 읽게 됐다. 

 

항상 부르고 싶었던 그 이름, 한수연. 기억에 없는 사고로 인해 팔, 다리를 한쪽씩 잃어 의수와 의족을 끼워야만 하는 몸. 달고 사는 약 없이는 버티기 힘든 몸인데, 마음의 고통까지 안고 있다. 모든 것을 혼자 껴안고 이겨내려고 애쓰는 수연. 그런 수연을 보며 함께 아파하는 결. 

 

자신의 부모가 친부모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뒤부터 느끼는 불안감과 외로움. 거기에 진심으로 좋아했건만 자신의 장애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을 것 같다는 이유로 파혼을 선언한 약혼남. 어렸을 때부터 수연과 함께 자라온 결에게 수연은 참으로 지켜보기 안타까운 여자였다. 결의 본업은 수연의 비서이지만, 여러 일들을 군말 없이 수연과 함께 해 오며 회사를 키워왔다. 여섯 살이라는 나이 차이, 그리고 사장과 비서라는 관계로 인해 결은 오랜 시간 사랑을 감추어 왔다. 이렇게 수연에게 꼭 필요한 비서로서 옆에 계속 있는 것이라도 좋았기에. 항상 수연이 무언가를 주도하고 감내하며 리더로서의 외로움을 홀로 지켜왔다면, 결은 그 옆에서 단순한 비서 이상의 수연의 말동무로, 조언자로, 가족으로, 회사의 직원으로서 수연을 곁에서 보필해왔다. 

 

여섯 살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어른스러운 '고결', 그에 비해 고집도 세고 철도 없지만 한없이 힘들고 외로웠던 마음을 결에게 의지하며 서서히 마음을 열게 되는 '한수연'. 단순히 책은 로맨스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이들의 상처와 가족 이야기까지 건드리며 '완전한' 로맨스를 보여주지는 않으나, 그럼에도 결의 순수한 사랑이 꽤나 깊은 감정선을 담아낸다. 시적인 여러 문구들은 다소 오글거릴 수 있겠으나, 그럼에도 순수한 감정을 표현하는 데는 성공한 듯하다. 

"

파묻었던 얼굴을 들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되묻는 네가 예뻤다.

그저 예뻐서, 가는 길마다 꽃을 뿌려 꽃길을 걷게 해 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진흙탕 길이 있으면 그 진흙탕을 꽃으로 메워서라도 

하염없이 예쁜 꽃길로 너를 걷게 해 주고 싶었다. 

"

조마조마했다. 해피엔딩이어야 할 텐데, 슬프게 끝나버리면 정말 안 될 것 같은데. 수연이 상처를 보듬고 결의 마음을 받아들이기까지의 과정들이 다소 쉽게 풀어지는 듯한, 너무 착하게 전개되는 느낌도 분명 어느 정도는 있지만 그럼에도 꽤나 인상적으로 와 닿았다. 그리고 꽤나 깊게 기억에 남는다. 읽는 이에 따라 공감 여부는 다르겠지만, '수연'과 '결'이 꽤나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한별 저널리스트| hystar@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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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1.04.29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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