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FF|아픔과 슬픔을 품은 제주의 블루

[서울환경영화제 상영작] '작년에 봤던 새' / The Bird We Saw Once

김준모 | 기사승인 2021/06/03

SEFF|아픔과 슬픔을 품은 제주의 블루

[서울환경영화제 상영작] '작년에 봤던 새' / The Bird We Saw Once

김준모 | 입력 : 2021/06/03 [10:00]

 

▲ '작년에 왔던 새' 스틸컷  © 서울환경영화제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제주도 하면 떠오르는 건 로망이다. 제주의 푸른 바다와 이국적인 풍경은 제주도의 푸른밤이라는 노래처럼 제주도로 떠나고 싶은 낭만을 자아낸다.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은 이런 로망과 낭만을 담아낸다. 그 장르가 어찌되었건 제주라는 공간에는 희망이 담긴다. '작년에 봤던 새'는 다른 질감으로 제주를 바라본다. 우중충한 제주의 날씨를 담아내며 상실과 이별을 준비 중인 두 주인공의 마음을 여운이 남는 우울한 감성으로 담아낸다.

 

선재와 양수는 제주도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어느 날 카페가 위치한 지역에 제주 제2공항 건설이 확정되면서 양수는 카페를 내놓게 된다. 임신을 한 양수는 내륙 지방으로 가기로 하고, 직원인 선재는 새 직장을 구하고자 한다. 허나 청각장애가 있는 선재를 받아줄 곳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영화는 제주 제2공항이란 사회적 문제를 다루지만 초점을 맞추는 건 선택에 관한 개인의 문제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수많은 사람들이 평범한 일상을 잃어버렸다. 몇몇 사람들은 원치 않게 자신이 계획했던 일을 모두 포기해야 하는 상황과 마주해야 했다. 외부적인 상황이 인생을 바꾸고 선택을 좌우한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같은 특별한 상황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다. 우리는 당장의 내일도 오늘과 같을 것이라는 낙관 속에 살 수 없다. 때문에 이 영화의 색채는 우울하다. 마치 카페라는 보금자리를 잃어버린 두 주인공처럼 말이다.

 

영화는 학교와 새를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한다. 폐교가 된 학교에서 함께 창밖을 바라보는 선재와 양수의 모습은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과거의 기억을, 항상 그 자리에 있다는 작년에 봤던 새인 철새는 어쩌면 희망이 담길지 모르는 미래를 보여준다. 양수의 임신사실 역시 미래와 연결된다. 다만 이 희망을 뚜렷하게 보여주지 않음으로 여운을 강하게 가져온다. 아련함의 정서를 자아낼 줄 아는 힘을 지니고 있다.

 

꽃이 피는 순간이 아름다운 건, 지는 순간이 있기 때문이다. 인생에 있어 가장 찬란한 순간인 화양연화가 있는 건 그 순간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우리는 삶에서 얼마나 많은 부분을 우리가 선택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그러지 못하기 때문에 슬픔이 있고 후회가 있으며 아련하게 과거를 회상하는 게 아닐까. 낙원의 섬이라 불리는 제주에도 과거의 아픔과 현재의 슬픔이 묻어 있으니 말이다.

 

◆ 상영일자 ◆ 

 

2021/06/06 17:00 메가박스 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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