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FF|6개의 시선으로 바라본 지구 그리고 인간

[서울환경영화제 개막작] '우리는 누구인가' / Who We Were

김준모 | 기사승인 2021/06/06

SEFF|6개의 시선으로 바라본 지구 그리고 인간

[서울환경영화제 개막작] '우리는 누구인가' / Who We Were

김준모 | 입력 : 2021/06/06 [11:50]

 

▲ '우리는 누구인가' 스틸컷  © 서울환경영화제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서울환경영화제의 환경은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자연 그 이상의 의미를 담는다. 환경은 우리가 살아가는 주변 그 전부를 의미한다. 도시나 사회의 변화 역시 환경에 포함되는 범주다. 동시에 환경에는 우리 인간 역시 속해있다. 올해 개막작으로 선정된 마크 바우더 감독의 다큐멘터리 우리는 누구인가는 이제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지구의 지배자인 인류의 정체성에 대해 진중한 물음을 던지며 인간의 미래를 바라보는 작품이다.

 

다큐멘터리는 여섯 명의 지식인과 과학자들을 통해 현 인류가 만들어 온 환경을 조명한다.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걸어온 길을 바라봐야 한다. 인류는 농경사회에 접어들면서 자연에서 가장 강한 종으로 성장했고, 산업혁명 이후 완벽한 지구의 지배자가 되었다. 동시에 지구를 병들게 만드는 암과 같은 존재가 되었는데, 이는 역설적으로 인류가 인류로 인해 위기에 처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이 상황을 진단해 줄 여섯 명의 전문가 중 시작은 우주비행사 알렉산더 거스트다. 직접 우주정거장에서 촬영한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은 경이로움을 안긴다. 우주는 지구를 비롯한 만물이 탄생한 공간이다. 우주 안에서 지구는 아주 작은 일부에 불과하며, 이보다 작은 인간은 거대한 자연과 우주와 비교할 때 하찮은 존재처럼 느껴진다. 문제는 이런 인간이 지구를 망가뜨리고 있다는 점이다.

 

▲ '우리는 누구인가' 스틸컷  © 서울환경영화제

 

브라질의 열대우림이 사라지고 있는 모습은 우주에서 바라볼 때 더 강한 인상을 준다. 방금 전까지 푸른색이었던 지점이 황색으로 변해가며 연기가 피어나는 모습에 거스트는 아쉬움을 표한다. 그의 눈에 지구는 거대한 구름과 대륙 그리고 바다로 이뤄져 있다. 국경이란 선은 우주에서 볼 수 없다. 하나인 지구를 바라보는 그는 왜 인류가 다툼과 갈등으로 환경이 파괴되어 가는 걸 방치하고 있는지에 대해 아쉬움을 표한다.

 

우주만큼 경이로운 인상을 주는 공간이 바다다. 바다는 우주 못지않게 인류에게 미지로 남아있는 공간이다. 심해를 연구하는 해양학자 실비아 얼은 이 신비로운 바다를 지구의 심장에 비유한다. 바다는 해류에 의해 끊임없이 움직이며, 수많은 생명들을 품고 있다. 이 심장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인류는 반대로 바다에게 많은 걸 얻어내려 한다. 수많은 바다 생명을 소비하며 해양쓰레기를 방치하기에 이른다.

 

인류가 우주에서 온 거처럼, 바다 역시 인류와 연결되어 있다. 아기가 엄마의 뱃속에 있을 때 그 모체 안은 양수로 채워져 있다. , 인류가 태어난 공간은 물속인 것이다. 우리가 물속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것은 이런 자궁회귀본능에 있기도 하다. 지구의 표면적의 70%를 차지하고 전체 물의 90%를 차지하는 이 중요하면서도 미지에 가까운 공간을 우리는 너무 쉽게 오염시키고 파괴해 나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환경오염의 문제를 인류는 과거와 미래에서 해답을 찾으려 한다. 먼저 과거는 종교에 있다. 수도승인 마티유 리카르드는 현대의 환경문제를 불교를 통해 이겨내려 한다. 불교를 비롯한 동양의 종교들은 생태주의를 내세운다. 생태주의는 인간을 환경의 위로 보는 서양의 시각과 달리 인간 역시 자연의 일부로 바라본다. 이런 시각은 환경을 보호할 대상이 아닌 함께 살아가야 하는 존재로 인식하게 만든다.

 

종교는 인류가 과학의 발전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 전부터 다양한 문제를 해결했던 가르침과 연결되어 있다. 과학이 환경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갈수록 더 악화시키고 있다면 공동체의 삶을 가르쳐 온 종교를 통해 힌트를 얻고자 한다. 인간 중심의 세계관이 아닌 자연 속 일부의 존재로 인간을 바라본다면 지구란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함께 나아갈 것이란 생각에서다. 반대로 야니나 로는 일본 후쿠시마와 로봇 전문가들을 만나면서 암울한 미래를 바라본다.

 

일본의 후쿠시마 방사능 유출은 인재(人災)라 할 수 있다. 원자력 에너지의 편리함에 의존한 나머지 그 위험을 감수한 것이다. 갈수록 늘어나는 인구와 높은 생활수준을 위해 과도하게 에너지 개발에 힘을 주면서 원자력의 위험과 공존하게 됐다. 여기에 환경파괴로 인한 이상기후 현상은 자연재해로 연결된다. 야니나가 방문한 로봇공학 연구소는 인간과 똑같이 생긴 로봇을 만들며 미래의 인류는 사이보그의 형태가 될 것이라 말한다.

 

야니나는 이 주장에 반박하려 하지만, 과거 팔과 다리가 없는 사람이 인간취급을 못 받다가 의수와 의족의 등장으로 인간다운 생활을 한 거처럼, 유기체가 살 수 없는 세상이 된다면 인류는 생존을 위해 사이보그화를 택해야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동시에 인류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이를 이겨낼 수 있었던 건 과학기술 덕분이었다는 말은 그것이 정답이란 걸 알면서도 씁쓸함을 안긴다.

 

▲ '우리는 누구인가' 스틸컷  © 서울환경영화제

 

그렇다면 인류는 어쩔 수 없는 변화의 시간을 맞이해야 하는 것일까. 경제학자인 데니스 J.스노워와 철학자 펠윈 사르는 그 시간을 늦추고 지구와 인류의 공존을 위한 시간을 만들고자 분투한다. 데니스는 공존의 경제학을 말한다. 4세대 경제학자인 그는 앞서 2,3세대가 발견하지 못한 공존의 경제학에 대해 말한다. 지구 전체의 공존을 위한 자원의 배분을 이끌어 가는 경제학이 인류의 생존과 직결되어 있다는 점을 뒤늦게 알고 이를 설파하기 위해 노력한다.

 

펠윈 사르는 아프리카를 방문해 이들이 처한 상황의 심각성을 조명한다. 아프리카는 미국이나 중국 등의 국가들의 환경오염에 피해를 입고 있다. 이들이 환경오염에 끼친 영향은 극히 미비하나 기후변화 등의 문제는 전 세계가 겪는다. 문제는 선진국이 이에 대비할 자금력과 시설을 갖춘 반면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은 극심한 피해에 시달린다는 점이다. 결국 환경 문제는 전 세계가 함께 동참해야 해결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작품은 제목에 맞춰 일정한 방향성을 지니기에 다소 교훈을 주고자 하는 방향성으로 전개를 가져온다. 인물의 입을 빌려 정보가 아닌 생각을 전달하기에 비슷한 주장이 반복되며 다소 지루함을 주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와 별개로 인류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환경문제를 설명하며 6개의 시선으로 이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벌이는 시도는 그 실험성에 있어 꽤나 인상적이라 할 수 있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보도자료 및 제보|cinerewind@cinerewind.com

김준모
씨네리와인드 미디어본부 기획취재부
rlqpsfkxm@cinerewind.com

Read More

  • Posted 2021.06.06 [11:50]
  • 도배방지 이미지

우리는누구인가 관련기사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