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 리치보다는 제이슨 스타뎀에 가까운, 이들의 새로운 합작품

가이 리치와 그의 페르소나, 제이슨 스타뎀이 16년 만에 돌아왔다

이성현 | 기사승인 2021/06/07

가이 리치보다는 제이슨 스타뎀에 가까운, 이들의 새로운 합작품

가이 리치와 그의 페르소나, 제이슨 스타뎀이 16년 만에 돌아왔다

이성현 | 입력 : 2021/06/07 [16:18]

[씨네리와인드|이성현 리뷰어] 영화감독 중 그 이름을 대면 함께 생각나는 배우가 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로버트 드 니로 배우,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과 사무엘 L. 잭슨 배우,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배우가 그것이다. 이러한 감독과 배우와의 관계를 페르소나라고 흔히 칭한다. 영화계에서 페르소나 하면 빠질 수 없는 인물이 가이 리치 감독과 제이슨 스타뎀 배우다. 소위 말해 더러운영국식 입담과 다채로운  편집, 때깔 좋은 액션으로 대표되는 가이 리치 감독과 이를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살려내는 제이슨 스타뎀은 서로의 데뷔작 <,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1998)로 성공을 거둔다. 이후 <스내치>(2000), <리볼버>(2005)까지 함께한다. 그들이 16년 만에 <캐시트럭>(2021)으로 돌아왔다.

 

이들은 모두 얼마 전까지 부침을 겪고 있었다. 가이 리치는 <셜록 홈즈> 시리즈 이후 <맨 프롬 엉클>(2015), <킹 아서: 제왕의 검>(2017)이 비평적, 상업적으로 모두 실패를 거둔다. <알라딘>(2019)은 상업적으로는 대성공을 거두지만 그의 색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는 평을 들어왔다. 다행히 작년 개봉한 <젠틀맨>(2020)은 특유의 영국 뒷골목 스타일에 여러 인물이 얽매여 있는 시나리오가 돌아왔다는 평을 들으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제이슨 스타뎀도 마찬가지다. 최근 필모그래피 중 <스파이>(2015)를 제외하면 특색 없는 액션물만 찍는 배우라는 비판을 꾸준히 받아왔다.

 

▲ 하향세를 걷던 가이 리치에게 숨을 불어넣어준 작품. <젠틀맨>(2020) 스틸컷.  © 미라맥스

 

<캐시트럭>(2021)은 감독과 주연 배우 모두에게 재기의 기회를 마련해줄 수 있는 작품이다. 최근 양쪽의 필모그래피보다 좋다는 인상이 든다. 감독의 이 전작 <젠틀맨>이 시나리오에 집중했다면, 이번 작품은 액션에 공을 들였다. 공을 들인 만큼 결과물이 도출되었다고 생각한다. 정말 너무 좋다. 특히 러닝타임 마지막 30분 창고 내에서의 총격전은 숨이 안 쉬어질 정도다. 모든 액션 신의 스케일이 크지 않은데 감독의 연출이 박진감을 배가한다. 아무래도 총을 사용하다 보니 쏠 때의 사운드가 중요한데, 관객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짜릿하게 다가온다. 위의 설명대로 액션의 대부분이 총을 사용한다. 아니, 거의 100%. 주먹과 칼을 이용한 액션에 강했던 이전과는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비단 액션이 아니더라도 전체적으로 가이 리치의 스타일과 동떨어져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오히려 제이슨 스타뎀의 스타일에 훨씬 가깝다. 영화의 빛깔부터 편집, 사운드까지 굉장히 묵직해졌다. 감독의 특징인 속도감 있는 편집이 드물다. 하나의 테이크를 길게 가져간다. 1~2분이 넘어가는 롱테이크도 흔하게 등장한다. 이전과 비교해 정제된 느낌이 든다. 그래도 중간중간 그의 감각이 느껴지는 짧은 컷들이 삽입된다.

 

▲ 액션이 정말... 엄청나다. <캐시트럭>(2021) 스틸컷  © 미라맥스

 

시나리오도 많이 평범해졌다이게 가이 리치가 맞나 싶을 정도다스토리 전개와 플롯뿐만이 아닌 대사들도 그렇다그의 초기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제이슨 스타뎀의 욕을 첨가한 찰진 대사들이 사라졌다아예 그의 대사량이 많지 않다과묵한 수준이다.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나 <스내치>를 기대하고 관람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그나마 일반적인 액션물과 비교했을 때 한 사건을 여러 관점에서 천차만별하게 접근한다는 점이 다르다영화는 현금수송차 한 대가 강도를 당하는 사건에서부터 시작하는데이를 현금수송 경비원의 관점민간인 피해자의 관점강도들의 관점에서 각각 연출한다세 개의 시퀀스가 깔끔하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2008)의 데이지(케이트 블란쳇)가 사고를 당하는 장면이 생각나기도 한다결말도 마음에 드는 편은 아니었다분명히 더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었을 텐데 러닝타임을 늘이기 싫어서 얼렁뚱땅 결론 지은 느낌이다.

 

▲ 오랜만에 작품으로 만난 두 사람.  © 자료사진

 

<캐시트럭>은 사운드의 장점이 부각된다. 무조건 극장에 가서 봐야 하는 작품이다. 극장이 아닌 곳에서 관람한다면 감상의 차이가 매우 클 것이다. 분명 군데군데 단점은 있지만 확실한 장점이 존재하기에 가치 있다. 기존 감독의 색은 빠졌지만, 장점은 확실히 드러나고 그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배우가 역할을 잘 해냈다. <젠틀맨>에 이어서 조금씩 부활의 신호탄을 이어가는 가이 리치다. 이 둘은 차기작에서도 감독과 주연으로 만난다고 하는데, 다음 작품에서의 모습이 더욱 기대되게 만드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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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현
씨네리와인드 객원취재부 기자단 5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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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1.06.0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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