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A 'Sonny Boy' : 표류하는 모든 이들에게

TV 애니메이션 리뷰 「Sonny Boy」

이한희 | 기사승인 2021/10/07

TVA 'Sonny Boy' : 표류하는 모든 이들에게

TV 애니메이션 리뷰 「Sonny Boy」

이한희 | 입력 : 2021/10/07 [11:07]

[씨네리와인드|글 : 이한희]

 

▲ Sonny Boy 공식 비주얼  © (주)쇼치쿠

 

작품을 통한 소통

 

작가는 작품을 통해 자신의 세계관을 담아내고 작품을 감상하는 관객에게 여러 대화를 건네곤 한다. 작가가 작품에 메시지를 담아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때론 은유적인 시적 표현을 사용하기도 하고, 때론 여러 가지 상징물을 영상에 배치해 두기도 한다. 또한 서사를 통해서 가치관을 주장하기도 하고, 음악을 통해서 전달해 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작가의 기교가 관객에게 전달되기 위해서는 관객이 적극적으로 작품에 참여하고자 해야 한다. 작품을 통해 담아낸 세계관이 아무리 좋더라도 관객 입장에서 이를 고찰하지 않으면 소통은 단절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작가는 관객에게 작품을 고찰해 보고 싶게 만드는 모종의 방법을 또한 연구하게 된다.

 

그렇다면 난해함을 무기로 삼으면 어떨까?, 직접적이지 않고 은유적인 표현과 풀이가 필요한 서사는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지 않을까?, 오늘 리뷰 할 작품인 Sonny Boy는 바로 이런 난해함을 무기로 관객 스스로가 작품을 고찰하고 탐구하게 장치해둔 작품이다.

 

표류하는 학생들

 

Sonny Boy는 알 수 없는 이유로 표류라는 현상을 경험하는 중학생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이다. ‘표류는 현실과는 다른 세계를 떠돌게 되는 현상이다. 그곳은 물리법칙을 무시하는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즐비하고 현실과는 다른 시공간에 있는 세계이다.

 

Sonny Boy는 바로 이런 표류하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통해 작가의 조언을 전달하고자 하는 작품이다. ‘표류하는 학생들은 작품이 던지는 첫 번째 은유인 것이다일본에서 중학생은 고등학교 입시를 준비하는 진로 선택의 시기이다. 한국으로 이야기하자면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생이 바로 적절한 비유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무엇이 되고자 하는지. 그 모든 질문이 한꺼번에 던져지는 시기, 앞날은 알 수 없고 불안 속에 방황하는 시기이다이미 학생들은 표류라는 현상 이전에 표류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삶의 가치

 

이렇게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고민되는 시기에 우리는 무엇을 기준으로 가치판단을 해야 할까?, 어느 것이 중요하고, 어느 것이 더 본질에 가까우며, 우리는 어떤 삶을 살고자 해야 할까?, Sonny Boy는 이런 질문에 답을 내어주지는 못하지만 하나의 지침이 되고자 하는 작품이다.

 

주인공 나가라는 앞날에 대한 의욕을 잃은 학생이다. 부모님과 선생님은 나가라에게 무관심하며 나가라 본인 역시 삶에 비전이 없이 무기력한 태도로 살아간다그런 나가라는 표류를 경험하게 되면서 노조미와 만나고 점차 성장하게 된다노조미는 스스로 삶의 가치를 만들고자 노력하는 인물이다. 노조미는 작품 속에서 끊임없이 손을 뻗으며 저 앞에 밝은 빛을 쟁취하고자 하는 인물이다.

 

이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마치 니체의 철학과도 같다. 진정한 의미로 자신이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되고자 열망하는 것을 이야기한다. 그런 의지 자체가 본질적으로 가치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무기력한 나가라가 끝없는 자유의지를 열망하는 노조미(희망)를 만나고 그녀를 쫓으면서 성장하는 것이 굉장히 시적으로 느껴지는 것도 이런 이유이다.

 

교과서와 새

 

Sonny Boy는 이러한 가치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굉장히 은유적이고 난해한 표현과 상징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작품이다. 예를 들어 작중에 등장하는 교과서와 새에 대한 비유가 그중 하나이다.

 

주인공 나가라와 노조미는 학교 옥상에서 처음으로 만나게 된다. 이때 노조미는 교과서를 찢고 있다. 교과서는 학생들에게 정해진 레일이라는 강압이며 누군가가 정해준 인생의 해답을 상징한다. 그렇기에 노조미는 이런 교과서를 찢으면서 그런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반면 새라는 상징은 어디든지 원하는 곳을 향해서 날아가고자 한다면 거리낌 없이 날아갈 수 있는 자유로운 존재이다. 주인공 나가라는 새를 동경하지만 죽어가는 새를 보고도 그대로 방치하고 만다. 마치 자유로운 의지에서 눈을 돌린 체 스스로를 틀에 가두는 사람들을 비판하는 듯 느껴진다.

 

▲ Sonny Boy 스틸컷  © (주)쇼치쿠

 

삶을 대하는 태도

 

이렇듯 난해하고 해석주의적인 표현은 이 작품의 특징이자 무기이다. 서두에서 이야기했듯이 난해한 질문들을 스스로고찰하고 탐구하게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고 이 작품을 이해하는 첫 걸음이다. 작품이 스스로의 의지를 이야기하듯, 작품을 감상하는 우리도 스스로 답을 찾아내야 하는 것이다. 작품이 던져준 질문과 가치관들을 스스로가 고찰하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한 작품이다.

 

스스로 생각하는 작품은 작품을 통해서 도출해낸 나의 답이기 때문에 나에게 있어 지극히 개인적인 해답을 얻게 된다. 즉 내 삶의 적용할 수 있는 스스로의 답이 되는 것이다작품에 대한 조언이 그저 작가의 가치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답은 나를 조금이라도 능동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작중에서 노조미는 나가라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

 

 

너는 해바라기파야? 아니면 민들레파야?”

 

해바라기처럼 그저 가고 싶은 곳을 바라만 보는 것으로 멈출 것 인지, 아니면 민들레처럼 적극적으로 날아가서 그곳에 도달할 것인지 묻는 질문이다. 이렇게 Sonny Boy가 제안하는 삶의 가치는 능동적인 행동에 있다.

 

작중에서 노조미가 허공을 향해 뛰어가 큰 도약을 하는 장면이 있다. 주변이 모두 어두웠던 단색의 세계가 노조미가 도약한 후에 푸른 바다로 변하는 장면이다. 노조미의 도약은 앞길과 발밑도 알 수 없는 허공이더라도 도약함으로써 새로운 세상이 열릴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이야기한다그것이야말로 Sonny Boy가 모든 표류하는 이들에게 주는 작은 지침이 아닐까앞으로 나아가서 도약하고자 의지를 가지는 것만으로, 내 삶을 감싸는 세상이 조금은 변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치며

 

이렇게 이야기를 통해서 관객과 소통하고 조언을 전달하고자 하는 작품은 이제 흔치 않다작품을 통해서 조언을 전달하고, 관객의 삶에 작은 물결을 일으킬 수 있는 작품은 그 자체로 많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Sonny Boy 역시 다소 유흥적인 재미는 떨어지는 면이나, 지나치게 난해해서 많은 관객들에게 어필하기 어렵거나, 혹은 은유적인 표현과 메시지를 위해서 인물 서사가 어설프다는 각본적인 비판점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완전한 작품은 아니다.

 

다만 문학적으로 감동을 줄 수 있는 작품은 이야기했듯 그 자체로 가치 있고, 오래도록 잔향이 남는 작품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그런 작품은 누군가의 삶에 한줄기 지침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렇기에 나는 이 작품을 추천한다. 누군가에겐 지루한 이야기일지라도 누군가에겐 삶을 변화시킬 작품이 될지 모르는 일이니까.

 

총평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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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1.10.0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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