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시대, 공연 예술의 위기 ③ : 그럼에도 현장에서

이정연 | 기사승인 2021/10/20

팬데믹 시대, 공연 예술의 위기 ③ : 그럼에도 현장에서

이정연 | 입력 : 2021/10/20 [15:11]

[씨네리와인드|이정연 리뷰어] 정부는 위드 코로나를 선언했다. 장기화된 팬데믹 상황으로 코로나 19와 공존해야함을 선택한 것이다. 공연 예술 분야를 포함, 이제는 침체된 사회의 전반적인 분야가 다시 상승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 아직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완전한 확신은 할 수 없다. ‘위드 코로나를 선언한 것은, 코로나 19의 완전한 종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선택한 차선책이기 때문이다. 여전히 우리는 마스크를 쓰고, 체온을 측정하고, 서로 거리를 두며 살아야 한다. 공연 예술도, 이제 코로나 속에서 공존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앞서 1편에서 지적했듯이, 그 공존의 방안이 더 이상 실황녹화‘LIVE 송출에 그쳐서는 안 된다. 이는 공연 예술의 본질을 잃어버리는 것이며, 공연 예술을 쇠퇴시키는 지름길이나 다름없다.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코로나와 공존하면서 공연 예술의 본질인 현장성을 살리는 것이다. 이번 오피니언에서는 국립극단의 공연 코오피와 최면약을 통해 앞으로 공연 예술계에서 지향해야 할 위드 코로나는 어떤 모습을 가질지 미리 예측해보자.

 

▲ 국립극단 제공

 

 

연극 코오피와 최면약은 작가 '이상'의 '날개'를 연극으로 표현한 작품이다그런데 이 공연 말이다, 공연 장소가 이상하다. 공연을 보러 가기 위해 안내된 장소가 극장이 아니라 서울로 7017’이었다. 더 놀라운 것은 를 제외한 다른 관객이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이다. 오직 혼자서, 공연 전에 미리 준비해오라고 안내 받은 이어폰과 스마트폰으로 오디오를 들으며 서울로 7017’을 걷는 것이 바로 연극의 시작이다

 

이어폰에서는 이상의 독백이 흘러나온다. ‘이상1930년대를 이야기하고 있으나, 관객인 2021년인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 그 오디오와 시각의 충돌에서, 이상이 날개에서 표현한 분열을 보는 것이 아닌 느끼는이머시브’(immersive) 공연이다. 오디오뿐만 아니라, 군데군데 놓여있는 VR을 통하여 뒤집혀 있는 풍경과, 가상의 상황을 보면서 또 다시 관객은 분열을 느끼게 된다. 서울로 7017에서 시작된 이 공연은,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 극장에 혼자 들어가 또 다시 VR을 쓰고 공연을 보며 마무리 된다. 30분에 딱 한 명씩 출발하여 나 홀로관람해야하는, 지금 이 팬데믹 시대에 매우 적합한 공연일지도 모른다. 단 한 명과의 접촉도 없이, 오직 혼자서 서울로를 걷는 이 공연은, 관람 가능한 관객이 딱 168명이었으며 전석 매진되었다.

 

▲ 국립극단 제공

 

본 작품은 서현석 작가가 연출하였다. 서현석 작가는 이번 공연뿐만 아니라 퍼포먼스 <헤테로토피아>부터 연극 <천사-유보된 제목>까지, 이미 단 한 명의 관객이 관람하는 공연을 여러 번 보여 왔다. 국립극단 또한,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비일상이 일상이 된 코로나 시대에 최적의 관람 방식이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또한 <코오피와 최면약>에서는, 요즘 공연 연출의 트렌드인 VR과 오디오 등의 기술을 이용하여 최대한 현장성을 살렸으며, 공연 장소 또한 비대면이 아닌 서울로 7017와 극장을 활용했다는 점에서 공연 예술의 본질을 지향했음을 알 수 있다.

 

연극 <코오피와 최면약>를 통해 위드 코로나를 대비하고자 하는 공연 예술의 형태가 관객이 1이어야 함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국립극단에서도 ‘1인 관객형태의 본 공연이 코로나 시대에 최적의 관람형태임을 강조하였으며 이머시브 공연형태로 기존에 볼 수 없는 신선한 연극을 펼친 것처럼,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방향은 공연의 영상화가 아닌, 색다른 공연 예술의 형태로 이 코로나 시대라는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위드 코로나가 선언된 만큼, 이제는 더욱더 단순 실황 LIVE나 녹화 송출을 형태를 탈피하고 코로나와 공존할 수 있는 공연을 만들어야 한다. 그럴수록 공연 예술은 발전할 것이며 훗날 이 상황을 극복하고 되돌아봤을 때, 팬데믹 상황이라는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되어 공연 예술을 발전시켰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팬데믹 시대, 공연 예술의 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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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연
씨네리와인드 미디어본부 객원취재팀 기자단 6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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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1.10.20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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