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에드가 라이트의 신작, 용두사미의 끝을 보여주다

[프리뷰] '라스트 나잇 인 소호' / 12월 01일 개봉 예정

이성현 | 기사승인 2021/11/26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에드가 라이트의 신작, 용두사미의 끝을 보여주다

[프리뷰] '라스트 나잇 인 소호' / 12월 01일 개봉 예정

이성현 | 입력 : 2021/11/26 [11:30]

[씨네리와인드|이성현 객원기자12월부터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밀렸던 기대작들이 속속들이 개봉 예정이다. 블록버스터부터 예술영화까지 다양하다.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 <매트릭스: 리저렉션>,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모두 다음 달에 개봉한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어나더 라운드>, <드라이브 마이 카>, <돈 룩 업>, <티탄> 등 메이저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과 명감독들의 신작들도 쏟아진다. <라스트 나잇 인 소호>는 그중에서도 내게 제일 기대작이었다. 개인적으로 에드가 라이트 감독을 선호하는 편이다. <뜨거운 녀석들>(2007)<스콧 필그림 vs 더 월드>(2010) 은 선호를 넘어서 애정한다. 코미디로 유명한 그가 공포물이라니.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대를 충족시킬 뻔했다. 제목을 보면 알겠지만, 후반부에 공든 탑이 전부 무너진다. 나쁘지는 않지만, 감독의 필모그래피 중에서는 제일 별로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연출은 말할 것도 없다. 예고편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때깔이 곱다. 예전 지알로 느낌의 색채에 감독 특유의 리듬감이 더해져 새로운 감상을 만들어낸다. 계속 말하지만 색채 대비가 강렬하다. 특히 포스터에도 강조된 빨간색과 파란색 네온사인이 작품의 배경인 런던을 한없이 수놓는다. 촬영감독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 정정훈 촬영감독이 맡았다고 한다. 원색을 사용한 것을 제외하면 이전에 박찬욱 감독과 함께 하던 시절이 떠오른다. 가령 <올드보이>(2003) 혹은 <박쥐>(2009)처럼 말이다.

 

▲ 영화의 빛깔이 대충 이런 느낌이다. <박쥐>(2009) 스틸컷.  © CJ 엔터테인먼트

 

배우들의 마스크를 잘 살린 연출도 호평받을 만하다. 주역 3, 토마신 맥켄지와 안야 테일러 조이, 맷 스미스는 객관적으로 봤을 때 모두 정석적인 미남, 미녀의 얼굴을 소유하지는 않았다. 이들의 개성이 영화 내에서 극대화되어 나타난다. 감독이 이걸 노렸는지 배우들을 살린 컷들이 중간중간 여러 번 삽입되는 모습이다.

 

▲ 드라마에서만 보던 맷 스미스의 인상이 꽤 강렬하다. <라스트 나잇 인 소호>(2021) 스틸컷  © UPI 코리아

 

제일 칭찬하고 싶은 점은 사운드다. 에드가 라이트가 누구인가. 웨스 앤더슨, 마틴 스콜세지, 쿠엔틴 타란티노 등과 함께 사운드트랙을 가장 잘 쓰는 영화감독이다. 사운드트랙은 여전하다. 엘리(토마신 맥켄지)가 주로 듣는 60년대풍의 노래가 기억에 남는다. 사운드트랙 뿐만 아니라 효과음의 처리도 굉장히 좋았다. 깔끔하게 작품에 녹아들기도 하지만 신경을 긁는 느낌이 임팩트가 강했는데, 극 중 엘리의 심리 상태가 생생하게 느껴진다.

 

▲ 에드가 라이트 감독은 예전부터 사운드트랙을 잘 선정하기로 유명했다. <새벽의 황당한 저주>(2004) 스틸컷.  © UPI 코리아

 

중반부까지는 상술한 장점들이 시너지를 이루면서 나쁘지 않게 흘러간다. <베이비 드라이버>(2017)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작품이 나오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후반부 스토리가 말 그대로 다 말아먹는다. 한숨이 나왔다. 용두사미의 전형이다. 기승까지는 괜찮은데 전에서 갑자기 뚝 떨어진다. 그나마 쌓아 올리던 탑을 불도저로 밀어버린 다음에 <The End>라고 하는 듯하다. 예상하기 힘들지도 않다. ‘에이 설마 저건가?’ 정확하게 다 맞을 거다. 게다가 에드가 라이트는 원래 각본을 재치 있게 잘 쓰기로 유명하기 때문에 배신감이 배가 된다. 할 말이 없는 수준이다.

 

딱히 무섭지도 않았다. 점프 스퀘어가 몇 장면 있기는 한데 공포물을 잘 못 보는 관객이라면 때때로 놀랄 수도 있다. 그래도 극장에서 볼 이유는 충분한 작품이다. 비주얼 좋고, 때깔 곱다. 사운드는 VOD로 감상하는 것과 차이가 클 정도로 극장에 구현이 잘 되어 있다. 리듬감도 잃지 않는다. 물론 중반부까지. 리뷰를 쓰는 도중에도 화가 날 지경이다. 기대를 그렇게 많이 했는데도 말이다. 다음에는 각본에 신경을 좀 쓰기를 바라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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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현
씨네리와인드 객원취재부 기자단 5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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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1.11.2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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