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아닌 우리의 삶을 들여다보다

NHK TV Series,「절반 푸르다(半分、青い, 2018)」

정다은 | 기사승인 2022/01/13

누군가가 아닌 우리의 삶을 들여다보다

NHK TV Series,「절반 푸르다(半分、青い, 2018)」

정다은 | 입력 : 2022/01/13 [12:00]

 

▲ 드라마 '절반, 푸르다' 스틸컷.     ©일본 NHK

 

[씨네리와인드|정다은 리뷰어사람들은 각자 살아가는 방식이 모두 다를 것이다. 각자마다 지향하는 바가 다를 것이고 삶의 방향에 있어 가치관 또한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 이런 점에서 보면, 우리는 모두 비슷한 삶을 살고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여기, 우리와 비슷하게 자신의 삶을 그려 나가는 '스즈메'가 있다.

 

▲ 드라마 '절반, 푸르다' 스틸컷.     ©일본 NHK

 

2018년 일본에서 방영한 <절반, 푸르다>는 26주 동안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아침에 방영한 156부작 드라마이다. 엄청나게 많은 회차만큼이나 드라마의 내용도 굉장히 방대하다. 주인공 '스즈메'가 태어나는 날부터 10대, 20대를 거쳐 40대까지 그녀의 삶을 함께 나아간다. 10대 때는 자신의 불확실한 진로에 대해 고민을 하기도 하며, 20대가 되어서는 정답을 알 수 없는 불안정한 사랑에 힘들어하기도 한다. 이렇게 스즈메가 살아가면서 겪는 고민들은 시청자들도 한번쯤은 생각해 봤을 만한 내용기에 시청자들로 하여금 공감을 쉽게 이끌어 낸다. 내가 만약 스즈메의 상황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되었을지 생각하다 보면 어느덧 마지막 회가 다가온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주인공은 무슨 일이든 이겨내내는 판타지가 아닌 다큐멘터리라는 점이 이 드라마의 관점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실패의 쓴맛을 보고 절망에 빠진 사람에게 흔히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이다." 라는 말을 건네고는 한다. 비록 우리의 삶에는 성공만이 존재하지 않지만, 이 말에서 유추해 볼 수 있듯이 실패는 성공으로 나아가기 위해 성장할 기회가 되기도 한다. 20대의 스즈메는 유명한 만화가의 조수로 일하게 된다. 전문적인 만화 작업을 처음으로 배운 스즈메는 초반에는 어리숙하지만 점차 만화에 대한 열정으로 이를 이겨내고 나중에는 자신의 작품을 그리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만화의 소재는 고갈이 되고 자신이 노력한 것에 비해 성과가 좋지 않아 슬럼프를 겪다 그만 펜을 놓고 만다. 이 시기가 어쩌면 20대의 스즈메에게 가장 중요한 시절이라고 생각한다. 그녀가 실패했다고 하기보다 최선을 다해 만화가로서 자신의 이야기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 드라마 '절반, 푸르다' 스틸컷.     ©일본 NHK

 

우리는 살면서 예상치 못한 죽음을 마주하기도 하고 이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죽음을 경험하기도 한다. 전자이든 후자이든 영원한 이별은 누구에게나 익숙해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그게 친한 친구이거나 가족이라면 더더욱 슬픔에서 빠져나오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스즈메에게도 몇 번 이와 같은 경험이 있다. 그 중에서도 친구 유코의 죽음은 드라마를 보던 나도 쉽게 헤어나오기 어려운 일이었다. 갑작스러운 재난으로 연락 두절이 된 채로 며칠이 지나다 결국 사망 소식이 들려왔다. 소식이 들려올 때까지 계속 생각한 '설마' 라는 단어가 너무 잔혹하게 느껴졌다. 소식을 기다리며 흘러가는 시간 동안 스스로 희망 고문을 시키는 것이 아닌지 생각하게 되었다. 유코와의 추억을 떠올리는 스즈메의 모습이 행복해 보이면서도 더는 전과 같은 시간을 보낼 수 없다는 생각이 마음 한구석을 텅 비게 만들었다.

 

앞서 말한 내용은 정말 이 드라마의 새 발의 피 정도만 되는 이야기이다. 이 외에도 평생을 함께한 소꿉친구들과의 이야기, 만화가를 그만 둔 이후의 이야기, 특히나 가장 특별한 친구 '리츠'와의 이야기들은 스즈메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특정된 주인공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담은 듯한 이 드라마를 올해의 시작으로 이야기하고 싶었다. 위로나 응원을 주거나 받으며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 「절반, 푸르다」를 추천하며 이만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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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은
씨네리와인드 미디어본부 객원취재팀 기자단 6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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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2.01.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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