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뒤 또 다른 성장을 기대하다

'미드 90' 속 이유 있는 반항

곽주현 | 기사승인 2020/04/13

성장 뒤 또 다른 성장을 기대하다

'미드 90' 속 이유 있는 반항

곽주현 | 입력 : 2020/04/13 [14:30]

▲ 영화 <미드 90> 포스터  © 오드 AUD, 씨나몬(주)홈초이스

 

[씨네리와인드|곽주현 리뷰어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을 증명하듯 뉴트로가 열풍인 요즘, 레트로풍의 OST와 영상미로 사람들의 관심을 받은 영화가 있다. 90년대 LA를 배경으로 한 배우 조나 힐의 감독 데뷔작 '미드 90'(2018)이다. 이는 20회 전주국제영화제의 시네마페스트 섹션에 초청되어 국내에서 아시아 최초로 상영된 바 있다. ‘반항하는 청소년이라는 소재는 국내 영화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깃거리들이다. 하지만 그 맥락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었던 것이 아니며, 90년대의 LA라는 과거를 배경으로 한 16mm 필름으로 촬영된 4:3 비율의 영화로, 이제껏 보지 못했던 것들을 경험하게 한다.

 

 

가족이라는 틀 안에서

 

아직 어려 보이는 작은 체구의 스티비(서니 설직)는 형인 이안(루카스 헤지스)의 모든 것이 부럽다. 몰래 형의 방에 들어갔다가 들켜서 두들겨 맞기도 하지만, 그래도 형처럼 되고 싶은 스티비는 궁금한 것이 많다. 모든 것이 시시하게 느껴지던 그때, 스케이트보드 가게 앞에서 그 누구보다 쿨해 보이는 사람들과 마주한다. 스티비는 그들의 일행이 되고 싶어진다.

 

▲ 영화 <미드 90> 스틸컷.  © 오드 AUD, 씨나몬(주)홈초이스

 

땡볕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면서 뭔가 어색한 모습으로 어느새 레이(-켈 스미스), 존나네(올란 프레나트), 4학년(라이더 맥로플린) 그리고 루벤(지오 갈리시아)의 일행이 되어가고 있는 스티비는 그들의 인정을 받기 위해 스케이트를 타고 무모한 행동들을 일삼는다. 담배, 범죄 등 온갖 일탈은 소위 노는 애들의 전형적인 것들이다. 하지만 소속감이라는 것이 생긴 스티비는 더 이상 부러울 것도, 두려워할 것도 없었다. 더군다나 자신의 형보다 더 멋진 그리고 센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은 형에 대한 승리나 마찬가지였다.

 

빠르게 변해가는 모습은 드디어 엄마 데브니(캐서린 워터스턴)의 눈에 들어가게 된다. 당연하게도 엄마는 스티비가 레이 일행과 어울리는 것을 반대하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변해버린 스티비는 이전의 시시한 삶으로 돌아가는 것이 너무나 싫고, 그것을 반대하는 엄마도 싫다. 중간에 형 이안이 스티비에게 자신이 스티비만큼 어렸을 때의 엄마와 지금의 엄마는 다르다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엄마 또한 흔들리며 방황하던 시절이 있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 영화 <미드 90> 스틸컷.  © 오드 AUD, 씨나몬(주)홈초이스

 

 

"살다 보면자기 인생이 최악으로 보여하지만 남들의 인생이 어떤지 보면 네 인생과 바꾸기 싫어질걸"

 

일행 중 가장 스케이트를 잘 타는 레이는 다른 사람들과 비슷해 보이지만 사뭇 다르게도 느껴진다. 노는 무리 애들은 다 똑같다는 편견 같은 것을 깬다. 노는 무리에 속해 있고, 특별할 것 없어 보이지만 그에게 스케이트가 주는 의미는 달랐다. 영화에서 그는 이제 막 일탈이 즐거워진 스티비와 비교하면 일탈 과정에서 벗어나는 단계 속에 있었고 가장 성숙했다.

 

레이는 자신을 어린아이처럼 취급하는 엄마와 현실이 싫은 스티비에게 그렇게 부러워 보였던 존나네, 4학년, 루벤 그리고 자신이 얼마나 불행한 삶을 살고 있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일탈에도 사연이 있었다. 결국에는 지나갈 사춘기처럼 불행에서 벗어나고 싶은 그들의 발악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들의 이유 있는 반항은 결핍에서 일어난 반작용 같은 것들이었다.

 

▲ 영화 <미드 90> 스틸컷.  © 오드 AUD, 씨나몬(주)홈초이스

 

 

"너처럼 세게 부딪히는 놈은 태어나서 처음 봐. 그럴 필요 없어."

 

뻣뻣하게 그들을 따라잡고자 까치발 들었던 스티비와 일행들의 이야기는 이전에는 생각해보지 않았던 불량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연 없는 사람은 없다. 게다가 성장하고자 하는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는 당연한 본능임에 틀림이 없다. 단순한 성장 영화를 넘어서는 <미드 90>에서는 성장 뒤에 펼쳐질 또 다른 성장을 기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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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주현
씨네리와인드 객원취재부 기자단 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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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0.04.1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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